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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ug 07. 2022

쫓겨나보니 깨달은 내 집 마련의 중요성

부모님께서 대구에 계시는 조모님댁에 갔다. 할머니께서 컨디션이 안좋다고 하셨다. 코로나에 걸리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할아버지도 확진이 되셨다. 나이가 많으신데 코로나에 걸리셔서 걱정이다. 


급하게(?) 어머니께서 서울로 돌아오신다고 한다. 

서울부모님 집에서 강아지를 보고 있던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집에 남아서 같이 코로나와 싸울 것인가  

    잠시나마 대피할것인가  



장고 끝에 잠시나마 대피하기로 했다. 며칠 정도 대피해 있다가 부모님이 괜찮아지시면 들어갈 생각이다.

그런데 밖에 나오니 갈 데가 없었다. 말 그대로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었다. 


지방에 살 때는 숙소가 항상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동료들도 자취를 많이 했다. 그래서 필요하면 하룻밤 신세를 지면 됬다. 큰 문제가 안됬다. 


그런데 이제 대학생도 아니고, 친구들도 출근하는데 신세를 지는 것은 민폐다. 결혼한 친구 집에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에어비앤비를 켜서 방을 알아봤다. 1박에 기본 5만원이었다. 비쌌다. 일주일만 살아서 30만원이 넘는다. 밖에 나오니 식사도 모두 사먹어야 한다. 일주일 생활비가 40만원에 육박한다. 밖에 나오니 다 돈이다. 


집 없는 설움이라는 것이 이런것일까. 이런 기분 참 오랜만이다.



돌이켜보니 참 다양한 곳에서 살았다. 

침낭, 자취, 하숙, 기숙사, 고시원, 관사 등 20대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숙식을 해결했었다. 그 때는 그게 좋았다. 여러 곳 옮겨다녀도 괜찮았다. 오히려 재밌었다. '언제 이런 곳에서 자보겠나'라는 생각으로 웃어넘겼다. 


오히려 내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에 감사해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생각이 바뀐다. 30이 넘고 일정하게 머무를 수 있는 숙소가 없는 것은 비극이다. 


지금은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안되어 부모님 댁에서 얹혀살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취를 할 생각이다.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 부모님 댁이 얼마나 좋은지 새삼 깨닫게 된다. 아무래도 부모님 댁에서는 청소, 빨래, 식사 등을 나눠서 한다. 설거지 양은 많아도 자주 하지 않으니 힘들지 않다. 혼자 살게 되면 내가 다 해야된다. 피곤해도 내일 입을 옷이 없음녀 빨래를 해야된다. 훨씬 고되고, 돈도 많이 든다. 하지만, 부모님 댁에서 평생 얹혀살 수는 없지 않는가. 독립을 하긴 해야 한다. 




헤어지면 원래 곁에 있던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없어져보면 원래 누리고 있던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지금도 PC방에서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PC방에서 정리할 것 정리하고 헬스를 간다. 헬스를 마치고 오후와 저녁에는 카페에서 공부를 할 예정이다. 그래도 나와서도 놀지 않고 뭐라도 하려는 내 자신이 대견하다. 헬스도 매일 꾸준히 하는게 기특하다. 상으로 맛있는 점심을 허락한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떠나 정처없이 떠도는 삶이 되어버렸다. 며칠이라도 이렇게 떠돌면 집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을듯 하다. 


얼마나 대피 기간이 길어질지는 모르겠으나 부모님이 음성이면 좋겠다. 조부모님도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이번주에 가려했던 임장을 갈 생각이다. 

PC방에 온 이유도 임장 코스를 짜기 위해서다. 원래는 청주 하루, 충주 하루 나누어서 가려고 했으나 이왕 이렇게 된 김에 1박2일 코스로 짠다. 청주에서 자면 된다. 


어떻게 보면 노숙이요, 정처없이 떠도는 것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여행이다. 이왕이면 좋게 생각해본다. 여행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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