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불만이 많은건 스스로의 부족함과 우매함 탓이기도 하다. 세상은 원래 그런것, 부조리한것, 합리적이지 않은것, 우연들의 연속인데 이상적이고 동화같고 예측가능할거라 순진하게 믿었던 바보같은 나의 탓이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먹구름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얀 솜털구름 빛나는 구름 새하얀 뭉게구름과 달리 거무칙칙 먹빛 먹구름이고 비오고 우박내리고 소나기퍼붓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먹구름이지만
먹구름은 어둠을 닮았고 밤에 어울리고 세상을 암흑으로 뒤덮는 마의 구름처럼 절망 두려움 불안함 세상이 무너지거나 떠내려갈것 같은 느낌 등을 주면서 온실속에서 자라며 가졌던 세상에 대한 장미빛 기대를 완전한 먹색으로 칠해버리고 드디어 인간을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먹구름같은 하루를 이해해가는 것이 좋다. 어느 시에서 말했듯, 어둠이 없으면 밝음도 있을수 없을테니. 세상과 주변 존재들의 눈부심, 화려하게 빛남을 위하여 누군가 그리고 그중에서도 나 하나정도는 매우 자주 오랜시간동안 먹구름빛 하루를 가지는 것도 좋은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