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익숙한 언어를 다시 묻기 시작했다

by 언어프로듀서


어릴 때부터 관습과 규칙, 도덕과 문화에 맞춰 살아왔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성장했고, 어느새 그 기준들은 몸에 밴 습관이 되었다. 익숙해진 삶은 편안했고, 그래서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책을 만나, 조금씩 다른 시도를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냈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삶이 급격히 바뀐 것도 아니었다. 다만 익숙함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중 하나가 내 삶을 설명해 오던 언어였다. 가족, 역할, 인정, 자유 같은 말들. 그동안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해 온 단어들이 과연 지금의 나를 정확히 설명하고 있는지 묻게 되었다.


사전 속 정의, 그러니까 세상이 만들어온 언어는 더 이상 내 삶을 온전히 설명해주지 않았다. 익숙한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지금의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언어로 하나씩 다시 정의해 보기로 했다.


놀랍게도 언어를 다시 묻는 과정에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을 더해야 할지보다 무엇을 내려놓아도 되는지가 보였고, 선택의 기준도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연재는 단어를 정확하게 해석하려는 글이 아니다. 정답을 제시하거나 삶을 바꾸는 방법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익숙한 언어에서 한 발 물러나, 내 삶을 다시 설명해 보려는 시도다.


매회 하나의 단어를 붙잡고 사전적 의미를 확인한 뒤, 나만의 언어로 다시 정의하며 그 단어가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를 기록하려 한다.


이 글을 읽으며, 당신도 익숙한 단어 앞에서잠시 멈춰 서보길 바란다. 그 단어가 정말 지금의 당신을 설명하고 있는지, 가볍게 질문을 건네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