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제주국제여객터미널 매표소를 향해 전력 질주로 달렸다. 4개월 전 추자도 방문에 실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드디어 오늘 갈 수 있다는 설렘이 발걸음을 재촉해서였다.
“안O진입니다.”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당당히 말했다.
“완도 가시는 거 맞으세요?”
“저 추자도 가는데요.”
“터미널을 잘못 찾아오셨어요. 여기는 완도로 가는 국제여객터미널이고요. 추자도는 연안여객터미널로 가셔야 합니다.”
“네??”
순간 설렘으로 뛰던 가슴이 당황으로 뒤섞였다.
다행히 배 출발까지 한 시간의 여유가 있었고, 두 터미널 사이 거리는 1km 남짓이었다. 급히 카카오 택시를 불러 연안여객터미널로 이동했다. 기사님은 처음 오는 사람들은 이 두 터미널을 자주 헷갈린다고 했다. 그 때문에 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그 말을 듣고 나니, 아침에 여유 있게 숙소를 나선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터미널을 잘못 찾아간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드디어 추자도에 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면 충분했다.
추자도는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상추자에서 하추자로 가는 18-1코스, 하추자에서 상추자로 가는 18-2코스. 하루 만에 모두 걷기 어려워 1박이 필요한 길이다.
제주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 그 자체로 낯설고 설렜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제주올레 아카데미 ‘함께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숙소와 먹거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추자도를 27번이나 찾았다는 리더의 안내를 따라가며 혼자였다면 알지 못했을 길과 이야기를 만났다. 올레를 여러 번 완주한 사람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 퇴직을 앞두고 도보 여행을 시작한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됐다.
아직 완주를 코앞에 둔 걸음에 불과한 지금의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간들. 먼저 걸어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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