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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에이터 최원준 Dec 25. 2022

4. 선빵불패. 짠 한방에 무너졌다.

1차 워크숍 'Workshop'

1차 워크숍 Workshop

싸움에서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선빵불패’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몸싸움이 아니라 프로들의 격투기 UFC 등을 보면 선빵의 인복싱은 받아치는 아웃복싱에 당하기도 하니, 결과 뿐만이 아닌 질적 승리까지 이루기 위해선 더 많은 정보와 기술 연마가 필요할 것이다.


손자병법 3장에 나오는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라는 원전을 본 적이 있는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고,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움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이처럼 ‘지피지기’ 상태에서 CEO와의 회의와 컨설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후 HRBC로서 나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나를 알릴 필요가 있었다. HRD의 시작을 알리는 선빵말이다. 이를 위해 1차 교육 워크숍을 기획하고 나는 사회자가 되어 앞으로 나의 역할과 우리가 할 일들을 공유했다. 교육 워크샵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교육장에서 5 Hour 진행했으며, 당장 내가 직접 교육하는 것은 뒤로하고 강사를 초빙했는데, 이는 교육 간 직원들의 말과 모습들을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사회자의 역할을 수행한 까닭이다.


CEO도 함께 참여한 본 교육의 만족도는 4.7/5이었으며, 이와 같은 교육을 25년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더 자주 교육을 받아보길 희망한다는 메세지들을 받았다. 또한 평소 자신들이 알고 있는 회사의 모습과 달라 어색함도 느껴졌다고 한다. 이는 CEO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과도 상반된 결과들이다. 이런 결과를 보여줬음에도 난 CEO가 한편으로 직원들이 ‘그런 척’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점은 교육컨설팅을 하는 사람으로서 수치와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비판적 사고로 봐야 추후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진행하면서 교육장은 참 시끌벅적 했다. 교육 만족도 결과에서처럼 평소 봐왔던 F사의 모습과는 전혀달랐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HR-D를 담당하는 분들은 공감할 부분이 하나 있다. 교육이 끝나고 1주일 이내면 현장에 적용하지 못하고 본 모습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하루라도 교육 내용이 적용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충격적인 사건은 교육 종료 후 3시간도 되지 않아 발생했다.



'짠'. 

이들은 교육 후 해산하지 않았고 CEO는 연이어 저녁 회식을 강행, 술자리로 이어졌다. 이미 나는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을 예감했다. 술자리에서 CEO는 커뮤니케이션을 배웠으니 이제 그간 불만이었던 것들을 이 자리를 빌어 회포를 풀것을 제안했다. 5시간의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바로 이 자리에서 교육 적용이란 명목으로 잘못된 커뮤니케이션들이 오고가며 상호 간의 화를 불러일으켰고, 영업주의의 상무와 현장주의의 과장 간 큰 언성이 오고가는 모습을 보이며 회식이 종료됐다.


의무교육으로 진행되는 성희롱, 안전보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은 둘째 치고, 별도의 HRD 교육을 처음 진행해보는 중소기업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이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대기업에서도 교육-현장 간 적용이 되지 않고, 그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마치 스프레이형 방향제 같다. 3일 정도만이라도 교육 내용이 적용되는 모습을 보이면 3일 텀으로 교육을 이어가보기라도 할 텐데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선빵'이 이렇게 '짠' 한방에 무너질 줄이야.


Anyway, 

교육은 잘 됐다. 그 효과가 바로 무너진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계획한 것이 바로 이 점이었으니 말이다. 교육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수용능력 수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준으로 앞으로 플립러닝, 온보딩 등 F사에 맞춤화하여 HRD에 적용할 사항들과 개발 계획들이 머리에 쭉 그려진다. 

독자분들은 교육 또는 워크샵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과 결과들이 있으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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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숍이란 무엇인가?

기업을 기준으로 현장 및 사내에 필요한 논의를 하는 연수회를 의미한다. 대개 음주문화가 강한 한국 중소기업에서는 펜션 등을 잡고 임직원들이 모여 축구, 족구, 단체 행사 등을 진행하고 저녁엔 숙소에서 술과 고기 파티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50인 이하 중소기업들은 강사 초빙이나 교육 업체가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일반 친목성 모임 또는 회식과 더욱이 큰 차이가 없다.

보다 나은 워크샵이 진행되기 위해선 HRD 역할 담당이 있거나, 교육업체 및 강사를 섭외하여 현안에 대한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재미와 문제해결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친목 자체가 현안이 될 수 있지만, 그 외 실제 현안을 다룰 때에도 워크숍 과정에서 친목은 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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