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떡 주면 본전일 뿐이다. 울기 전에 떡을 줘야 한다.
"좋은 아침! 지난주에 말했던 것 잘 진행되고 있나요?"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훅 들어오는 매니저의 질문. 아뿔싸 싶다.
목요일날 일을 받고 혼자 이런저런 구상은 해봤지만 아직 문서화는 안된 상태. 주말까지 일 고민하며 나의 워라밸을 희생할 수 없어 우선 생각을 접고 월요일 아침으로 미뤘는데 바로 재촉당할 줄이야.
왜 재촉할까? 매니저는 데드라인을 이미 정했더라도, 사실은 그보다 빨리 아웃풋을 보고 싶어한다. 팀원에게 목요일에 일을 주면서 금요일까지 해달라고 하면 너무 촉박할 것 같고, 월요일까지 해달라고 하면 주말에 일하라는 뜻으로 비쳐질까봐 떠오른 데드라인이 화요일 쯤일 것이다. 이런저런 배려 끝에 데드라인을 잡긴 했지만, 본인도 수요일이나 목요일 쯤에는 위에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팀원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화요일 오후까지 기다려서 아웃풋을 받았는데 내용이 엉망이라면 그때는 이미 늦다. 결국 매니저 입장에서는 그전에 일이 잘 되고 있는지 체크해보고 싶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예방할까? 울기 전에 떡을 줘야 한다. 우는 아이한테 떡 주면 그저 울음을 그칠 뿐 본전이다. 아직 스스로 배고픔을 인식하진 못하지만 곧 배고파질 그 상태에 떡을 딱 쥐어주어야 아이가 행복해한다. 이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아트의 영역이긴 하지만, 크게 두 번의 타이밍이 있다.
#1 매니저한테 일을 받은 직후 : 하루이틀 내에 꼭 초안을 공유하도록 하자. 직접 얘기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어제 말씀주신 것 바탕으로 뼈대만 한 번 잡아봤습니다. 혹시 매니저님 생각하신 방향과 맞는지 잠깐 봐주실 수 있나요?"
#2 데드라인 하루이틀 전 : 80-90% 완성된 버전을 공유해서 매니저가 마지막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하자.
"최종 드래프트 현재 버전으로 보내드립니다. 더 추가할 것이 있을까요?"
매니저는 일의 시작과 끝 부분에서 컨트롤을 확보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고, 그 사이에 본인이 신경쓰지 않고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팀원 입장에서도 매니저에게 재촉 당하는 일 없이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직장 내 자존감 향상과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몇 번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매니저는 당신에 대해서만큼은 딱히 걱정하지 않게 된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당신과 일하고 싶어할 것이다. 매니저의 불안을 잠재워 줄 수 있는 유능한 팀원은 그 조직의 보물이다. 흔치 않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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