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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성질을 내버릴 수도, 당하고만 살 수도 없다

직장생활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 내 잘못이 아닌데 남한테 모함을 받을 때도 있고, 회사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못 받는 경우도 있고, 다른 팀과 감정이 상해서 사소한 일로 큰 싸움이 나기도 한다. 마음 같아서는 큰 소리로 성질도 부리고 하면 속 시원할 것 같은데, 회사 하루 이틀 다닐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맨날 당하고만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1 화난 상태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직장에서는 날것의 감정을 드러내는 쪽이 반드시 진다. 회사는 성인들이 돈을 받고 다니는 곳이다. 아이들이 돈을 내고 다니는 어린이집 같은 곳이 아니다. 하루만 지나도 창피할 짓은 아예 하지를 마라. 억울한 일을 당하면 방어기제와 분노로 인해 감정에 휩싸이기 쉽다. 이때 만약 쓸데없이 가시 돋친 말을 하게되면, 원래는 내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갑자기 새로운 잘못을 덤터기 쓰면서 상대의 잘못이 희석되어 버린다. 이메일로 억울한 일을 당해서 화가 났다면, 바로 분노의 답장을 쓰기 보다는 밖에 나가서 5분 정도 산책이라도 하고 오자. 대면이나 화상회의에서 누가 봐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경우, 일단은 뭐라 대꾸하지 말고 참아라. 너무 분노가 치민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잠시 후에 다시 얘기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떠라. 갑자기 사라지는게 어색할 수도 있지만 즉석에서 실수하는 것보다는 낫다. 감정이 가라앉고 머리가 비워지면, 스스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2 더 높은 차원의 문제로 승화시켜라. 어느 정도 진정하고 나면 이제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할 차례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해서 내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수준에서 반박을 하면 남들이 볼 때 유치하게 느껴지기 쉽다. 개인의 문제에서 회사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 시켜야 한다. 가령 옆 팀에 김 과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일을 자꾸 우리 팀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도 바쁜데 왜 자꾸 그러시죠?'라고 바로 들이받으면 어떻게 될까? 다른 팀들이 볼 때는 그냥 평범한 부서 이기주의 문제일 뿐이고 그 얄미운 김과장이나 당신이나 비슷한 수준의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이럴 때는 이슈를 한 번 더 끌어 올려서 '최근에 김 과장님께서 저희 팀 쪽으로 일을 몇 개 넘겨주셨는데요. 워낙 바쁘시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앞으로 저희 두 팀 간에 역할 분담이 흐려질 수 있어서 실무자들 간에 착오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다음 주 쯤에 업무분장에 대해서 간단하게 미팅 가능하실까요?' 라고 대응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식이다. 명확한 업무분장을 통한 직무 효율화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상대쪽에서도 뭐라 반박하기 쉽지 않다. 조직 내 긴장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빅 픽쳐를 보고 건설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은 위에서 봐도 딱 눈에 띈다. 누가 봐도 당신의 완승, 김 과장의 완패다.


#3 상대의 잘못을 포용해서 당신의 우군으로 만들어라.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일이 성추행, 직권남용, 횡령, 뇌물 등 범죄행위라면 당연히 당장 공식 채널을 통해 신고하고 응당 처벌을 받게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회사에서 기분이 상하는 일은 누가 말을 너무 직설적으로 했다든지, 뭔가를 오해하고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 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사람이 원래 나쁜 놈은 아닌데 오해나 실수로 인해 생긴 일인가? 가해자가 당신에게 앞으로도 중요한 사람인가?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이 둘 다 Yes라면, 오히려 그 사람이 지금 실수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당신에게 유리할 수 있다. 가해자가 애초부터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곧 본인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안 그래도 민망한 사람한테 가서 잘잘못을 다시 가리기 보다는, 그 빚진 마음을 레버리지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일전에 몸 담고 있던 곳에서 평소 잘 지내던 선배 한 명이 뭔가 오해를 단단히 하고는 나에게 악담을 퍼부은 적이 있다. 너무 황당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고 심장 박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감정을 절제한 뒤, 차분한 설명을 통해 그 분의 오해를 풀어드렸다. 민망했는지 며칠 간 말이 없다가 결국 오해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 이후로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수 년간 내 부탁을 거절한 적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직장에서는 날것의 감정을 드러내는 쪽이 반드시 지게 되어있다.


재미있는 일화가 또 하나 있다. 회사에서 특정 성과를 달성하면 받을 수 있는 수당이 있었다.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꽤 공을 들여 결국 정해진 성과를 달성했다. 당당하게 수당 신청을 했는데, 인사팀에서는 나도 잘 모르는 절차 상의 이유를 들어 수당 지급을 거절했다. 이메일로 재차 문의해 보았으나 인사팀 직원은 더 방어적이 되어서 꽤 완강하게 나왔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미팅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인사팀 프로세스에 대해서 잘 몰랐네요. 이번에 수당을 받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인사팀 절차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일이 우리 회사 다른 직원들에게도 생긴다면 요구된 성과를 내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의욕이 많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프로세스에서 이런 부분을 바꿔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슨 대단한 전략을 갖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내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은 물론, 인사팀에서는 임원 결재까지 받아서 예외적으로 수당을 지급해주었다. 누구에게나 억울한 일은 생기기 마련이다. 단순히 멘탈에 타격을 받고 끝낼 것인가, 아니면 이를 또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 성장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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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workadvice.biz/post/00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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