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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 My Today Jun 24. 2020

일과 성공을 말하는 당신들에게 고함

몇 개의 성공 사례로 일반화할 수 없는 세상

오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고 간만의 외출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강의를 들었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는 것에 대한 시간이었는데

2030년의 내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본다면? 지난 10년간 과정도 결과도 만족스러운 일 경험이 몇 개나 되나? 같은 질문을 통해 커리어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직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익히 들아온 자기 계발의 내용이라 특별할 건 없었지만 거기서 발전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준비한 것이 저자의 한 끝 같았고, 꽤 유용한 질문들도 많았다. 이를테면 지금 회사를 나간다면 내 연봉에 해당하는 가치를 나는 벌 수 있는가. 이직처럼 다시 회사에 적을 두는 연봉 개념이 아닌 스스로의 밸류를 그 정도로 창출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그렇지 못한 나를 돌아보게 했다.


비 오는 날 꽉 막힌 퇴근길을 뚫고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용하지는 않은 시간이라서 적당히 집중하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하나의 질문에서 마음이 상하고 화가 났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가? 그것이 없다면 발전은 어렵다.

저자는 일주일에 최소 3시간은 자신과의 시건으로 미리 캘린더에 저장해 두고 그 외의 시간을 타인을 위해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건 핑계이고 누구나 그 정도 시간은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시간이 있어야 나를 돌아보고 거기서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였던 것 같다.


그런데 진짜 그러한가? 누구나 일주일에 몇 시간은 미리 나를 위해 예약하고 혼자만의 시간으로 쓸 수 있나? 어떻게 그렇게 누구나 몇 시간은 낼 수 있다고 저렇게 자신할 수 있지?


좋은 회사, 딩크족, 취향과 시간이 담보된 환경.

저자와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에게는 맞는 말이다. 그런 배경이 없다면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은 사치로 느껴지고 일주일에 몇 시간은 언제나 요원하다.


저자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그의 주변엔 그런 사람들이 있을 테고 그가 인터뷰하고 봐 온 성공 케이스들 또한 그런 혼자만의 시간을 분명히 강조했겠지.

문제는, 아니 기분이 상한 이유는, 그 누구나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것에 오히려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없이는 채울 수 없고 발전할 수 없다면 육아맘 워킹맘은 어디를 보고 걸어야 할까.

오늘 한 시간의 강의를 듣기 위해 나는 엄마의 시간을 우리 아기의 돌봄으로 대신 사용했다. 이렇듯 누군가에겐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게 타인의 시간을 대신해서 쓰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래 우리 워킹맘 말이다, 자기 발전을 포기하느냐? 어니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간이 없으니까 더 원한다. 체력도 시간도 고갈되는 일과 육아의 병행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기 원한다. 그게 멋진 직업인이 아닌 그저 뻔한 직장인일 뿐이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계속해서 해나가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공식처럼 멋진 이직과 창업이 아니라면 우리는 도태되고 낙오될 뿐인가?


나는 아직 모르겠다. 만약 내가 그 답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건 나의 답이 모든 이의 갓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에게 해당하는 성공 법칙이 없는 것처럼, 몇 개의 성공 사례가 모두를 대변할 수 없는 것처럼, 흔한 질문에 혼자서 발끈하게 되는 것처럼.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만난다. 내가 하는 고민, 나의 말, 사회에서 나의 위치와 노력들. 그 모든 걸 통해 아이는 세상을 받아들인다. 시간에 허덕이는 엄마로 그저 세상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치열하게 일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삶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

 비록 세상이 그런 엄마의 모습을 성공으로 부르지 않더라도 중요한 건 진짜 성공은 남이 말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거니까.


#엄마는_오늘도일한다

#너를사랑하는것도_소중한_내일

#누가뭐래도_이것이_내 삶

#내성공은_내가_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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