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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 My Today Feb 28. 2023

60살이 바라보는 마흔 살

제일 좋은 나이야 정말이야

작년 말부터 일주일에 두 번 전화 영어를 하고 있다.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 나 스스로 생산성을 만들기 의한 프로젝트 중에 하나이고, 지금 4개월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해오고 있다.


회화는 물론 토익 따위의 어떤 영어 학원에도 좋은 기억이 없다. 지루하던지 어색하던지 둘 중에 하나였으니까.


그런데 이번 전화 영어는 다르다.

업체의 프로그램이나 교재가 특별한 건 전혀 아니다. 백 프로 지금 전화 영어 튜터인 니콜 덕분이다.


영어 회화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텐데, 단 하나의 커넥션도 없는 철저한 타인인 상대방과는 의외로 너무나 솔직한 대화가 가능하다.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빙빙 돌려 말할 여유도 없다
그래서 날 것의 내 이야기를 하게 된다


주제는 교재를 따라간다.

영화일 때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배우에 대해서, 집값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금리 인상과 MZ세대의 세대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이번 월요일에 지난 주말 잘 지냈냐는 말을 나누는데 니콜이 생일이라고 했다.


60번째 생일이야

목소리만 들어온 사이인 나는 그녀가

 내 나이또래라고 생각했다.


육아와 직장생활로 개인 시간이 없다는 말에 큰 공감을 보이기에, 너도 아이 키워? 물었을 때

아이는 아니지만,

몸이 볼 편한 엄마를 20년째 돌보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60살이 되어 전화 영어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마도 80살 이상일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거구나.


그녀는 대체로 하루 종일 집에 있다고 했다.

최근에 차도 고장이 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너는 몇 살이야?


니콜이 갑자기 훅 들어왔다.

응 마흔이야.


와. 가장 좋은 나이다.
응 제일 좋은 나이지.
정말 그래


니콜은 마흔이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혼자서 되뇌듯이 여러 차례 혼잣말과

감탄을 이어서 했다.


마흔은 책임이 큰 나이고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낀 나이고 피곤한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좋다는 거야?


이유가 있어야지 좋은 건 아니야
난 마흔 일 때 가장 행복하고 예뻤어
그랬어 그랬지
너도 지금 정말 좋은 때인 거야


짧은 전화 영어가 끝났다.

그날은 발음 교정은 없었다.

하지만 어떤 교정 보다 마음에 깊이 남았다.

제일 좋은 나이라...


바로 친구와 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도 놀랐다.

우리는 둘 다 놀람을 뒤로하고

 바로 업무로 돌아갔지만

퇴근길에 이어서 좋은 나이 마흔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나는 23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다

마흔, 가장 좋은 나이니까.

작은 출발인지 말도 안 되는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전화영어 어플의

학습노트에 니콜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고마워. 니콜
마흔이 가장 좋은 나이가 될 수 있게
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감사를 전하고
또 니콜과 약속하려고
꾸준히 하겠다는 약속
앞으로도 계속 물어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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