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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Apr 27. 2016

이직 욕구,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괴로움

"이직을 통해 생각하는 직장생활의 허와 실"


명확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가장 험난한 길에서 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고,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람은 가장 순탄한 길에서 조차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 토머스 카알라일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열두 번씩 이직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들끓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아무 이유 없이 이직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더러운 꼴을 당하다 보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가끔 직장생활에서 행복한 일도 있지만 행복은 잠시 스쳐가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 오죽하면 '직장생활에서 행복은 옵션 불행은 기본'이란 말이 있을까. 더러운 일, 억울한 일, 뚜껑 열리는 일, 굴욕적인 일은 하루가 멀다 하고 늘 곁에서 맴돌고 있다.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직장인들, 언제 가장 이직이 하고 싶을까?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H사의 디자인팀에 경력직으로 부임하신 팀장님. 하루가 멀다 하고 팀원들을 쥐 잡듯 했다. 그 결과 6개월 만에 팀원 3명이 이직을 했다. 운 좋게 두 명은 그 이름도 찬란한 S사로 입사를 했고, 한 명은 J 언론사 미국지사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했어도 이들의 만족도는 낮았다. 연봉은 더 높았지만 주말 출근의 괴로움과 콧대 높은 S사 직원들의 텃세 덕에 점심을 혼자 먹는 경우도 생겼다. 이들은 "조금만 더 참고 다닐걸..."이라는 푸념을 전해왔다. 


직장생활에서 과도한 업무 때문에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일 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삐딱해진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사회에 나오면 원하지 않아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살아야 한다. 직장에는 나와 정말 상극인 선배, 신경질적인 상사, 말이 안 통하는 후배 등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똘아이들을(물론 본인 기준에서...) 만나게 된다. 이곳이 학교라면 그리고 이 인간들이 친구라면 싸우거나, 안 보면 될 텐데, 직장이라는 곳은 꼴 보기 싫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이 악물고 마주해야 하는 곳이다. 남의 돈 받아 가면서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서 일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직장인들도 인간인지라 뚜껑 열리는 상황이 극에 달할 때는 '확, 관둬버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특히 매일 봐야 하는 직속 상사나 팀장님과의 불화는 더더욱 직장생활을 최악으로 만든다. 입사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너무도 달달 볶는 팀장님과 선배들 때문에 순간 욱해서 손에 들고 있던 수십 장의 CD를 바닥에 내 팽개칠뻔한 상황도 있었다. 다행히 실행 직전에 정신을 차렸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은 조직을 떠나지 않을 거라면 내가 생각을 바꾸고 어느 정도 받아들일 자세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 불평불만 없는 직원은 없다. 다만 어떻게 겪어 내고 해소하느냐가 관권이지. 



실낱같은 희망, 기다림의 미학


H그룹 모 계열사에는 환갑이 넘도록 한 자리에서 30년 넘게 장기집권하는 임원이 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란 말이 무색한 사람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고 일을 부려먹고, 얼마나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인지, 식당에 가서 기다리질 못한다. 직원들은 항상 음식을 미리 주문해 놔야 했고, 심지어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종업원들에게 애걸복걸해 고기까지 미리 구워 놓게 했다. 이 임원이 팀장일 때 함께 일했던 직원 중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직원도 있고, 못 참고 의자를 집어던지고 회사를 나간 직원도 있다. 


이처럼 끔찍하리만큼 특이한 임원이 2년 동안 직속 상사로 있었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예측불허 캐릭터였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소리를 지를지 몰라서 맨날 심장이 뛰고, 2년 동안 좌불안석이었다. 이 상사를 모시면서 '그동안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천사 같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직장인들은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일 힘든 건 참을 수 있는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건 정말 못 참겠다."라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촉발하는 원인은 사람이다.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게 만들 정도로 견딜 수 없는 그런 사람들. 하지만 이직만이 능사는 아니다. 경험을 통해서 보면 정말 싫은 사람이랑 평생 일하지는 않는다. 그런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마음을 비우고 버티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게 바로 내일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지나고 나면 신기하게 또 싹 잊히기도 한다.



직딩H

싫은 사람이랑 매일 마주 봐야 하는 건 고욕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되새기며, 조금 더 다가가 보려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랑은 괜히 부딪히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게 좋다. 무조건 존댓말을 쓰면서 어느 정도 이상 다가오지 못하게 하거나, 업무적으로는 잘 협업하고, 사적인 자리는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괜히 착한 마음에 혼자 노력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상대는 네가 노력하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팀장이나 차이 많이 나는 상사라면 달라진다. 일단은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이게 인생이고, 사회생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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