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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Apr 26. 2016

야근하는 당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

"선배의 실수와 실패를 통해 필살기를 배워라"

자기 책상을 떠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일에 충성하는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 웨인 다이어 –


프랑스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이 매일 혼자 야근을 했다. 프랑스인 상사가 “무슨 짓이냐”고 다그쳤다. 한국인은 “내가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덕분에 당신 성과도 좋아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상사는 이렇게 꾸짖었다. “너는 지금 우리가 오랜 세월 힘들게 만들어 놓은 소중한 문화를 망치고 있다. 너를 의식한 누군가가 저녁이 맛있는 삶과 사랑을 주고받는 주말을 포기하게 하지 마라.”


대한민국의 야근 문화를 비판하며, 한 때 SNS에 떠돌던 이야기다. 유럽과 달리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은 왜 야근을 당연시 여길까? 직장인의 야근. 과연 일 잘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일까? 가끔 맡은 업무가 과중해서 또는 갑작스럽게 처리할 일이 생겨서 야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습관적인 야근, 맹목적인 야근으로 매일 아침 피곤에 찌든 모습을 보고 동료들은 “역시 유능해!” 라며 찬사를 보낼까?



업무가 과중하다는 혼자만의 착각


정말 과도한 업무 때문에 밥 먹듯이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의 탄식과 한탄을 직접 듣기도 했고, 언론을 통해 접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우는 인력 보강이나 업무 환경개선이 필요한 경우지만,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적당히 부여받은 업무인데, 주야장천으로 야근하는 직원들 얘기다. 습관적으로 야근을 하는 동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일과 중 업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틈틈이 친구와 카톡을 하고, 동료와 메신저로 잡담을… 수시로 온라인 쇼핑과 웹서핑을… 틈만 나면 자리 비우기 등 이러한 잡스러운 행동의 방해 때문에 야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어느덧 퇴근시간이 다가왔는데, 해야 할 일은 남아 있고, 은근슬쩍 저녁을 챙겨 먹고 들어와 마우스를 다시 잡는다. ‘역시 아무도 없어야 일이 잘돼’라는 착각 속에 남은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잘못된 습관으로 지속적인 야근을 하기도 한다. 이는 자기관리, 즉 시간 활용의 문제다. 학교에서 집중 잘하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듯이 회사에서도 집중과 몰입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법이다. 스스로 마음먹은 시간 내에 업무를 완벽하게 마무리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을 맛본 사람은 일과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업무를 잘 디자인해서 하루를 시작한다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을 수 있다.

 


상사와의 혼연일체가 주는 압박


팀장님은 조직의 우두머리다. 때문에 팀원들은 팀장님을 의식하며 직장생활을 연명해간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 다닐 회사도 아니고, 평생 모실 팀장님도 아니다. 본인의 스케줄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팀장님 퇴근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단, 평소 맡은 일을 착실하게 잘 수행해 왔다면 크게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해바라기처럼 상사의 퇴근만을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반강제적인 야근으로 이어지는 경우 직원들은 웹서핑이나 하면서, 메신저로 “팀장님 왜 안 가셔? 나 약속 있는데…”라는 하소연만 늘어놓으며 아까운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직장상사가 과중하거나 시급한 업무 때문에 남아 일할 때 그 업무에 관련 있는 팀원들은 함께 야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다음 기회를 위해 홀가분하게 퇴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자. ‘정시에 퇴근을 하면 다행’, ‘정시보다 빨리 퇴근을 하면 행운’, ‘세월아 네월아 하시면 당연’이라는 생각은 이젠 바뀌어야 한다.



눈먼 보너스를 위한 자발적 희생


대학 동기 중 한 명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에 근무했다. 급이 다른 연봉. 다양한 복지혜택이 부럽기만 했다. 그런데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직을 고민했다. 팀장님을 비롯한 팀원들의 야근문화 때문이었다. 이전에 공기업을 다녔기 때문에 퇴근시간은 6시였다. 그런데 지금은 팀원들 대부분 9시,10시 퇴근이 기본이었다. 팀원들은 가계에 도움이 되는 야근수당 때문에 습관적인 야근을 일삼고 있었다.


이러한 병폐는 회사가 제도적인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곪을 대로 곪다 보면 결국 터지겠지만, 터지기 전에 상처를 치유하고 바로잡는 것이 맞다. 공기업에서 허위로 야근 수당을 수령하다 적발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경기불황으로 이러한 문화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지만, 팀이나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닌 지극히 개인만을 위한 불편한 야근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직딩H

습관적 야근·상명하복·불통 문화… 한국기업건강 '빨간불'(2016, 한국경제)
직장인 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기업문화 실태 진단'에서 직장인들은 '습관화된 야근'을 가장 심각한 기업문화로 꼽았다. 구체적 야근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들은 주 5일 기준 평균 2.3일을 야근하고 있었다. '3일 이상 야근자' 비율도 43.1%에 달했다. '야근이 없다'는 직장인은 12.2%에 머물렀다. [대한상의, 맥킨지 조사]

기사 내용의 일부다. 1차적 문제는 한국의 기업문화에 있다. 물론 기업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하지만 개인의 문제는 완급조절이 가능하다. 어쩌면 평생 해야 할 직장생활인데, 벌써부터 좀비처럼 찌들어 살지 말자. 가능하다면 저녁시간에는 사랑하는 가족, 정겨운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혹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로 상큼하게 마무리 하자.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인생이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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