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를 내가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해보자
직장에서 상사가 추구하는 업무 스타일은 조직의 보이지 않는 규범이나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직장생활의 질이 달라짐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상사와 어떤 관계 속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업무성과도 결정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와 맞서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상사 그리고 너무 싫은 상사라 할지라도 한배를 탄 이상 쉽게 거부감을 드러내거나 맞서서는 안 된다. 직장에서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라는 말은 말 한마디가 '법'만큼 강한 효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반대 의견을 말할 때는 "… 아닌데요", "그건 아니죠" 보다는 "… 아닐까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의 완곡한 표현이 관계를 훼손시키지 않는 방법이다.
사실 능력보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상사도 많다. 만만해 보인다고, 욱한다고 자칫 밥상머리를 넘어 버리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직장 내 소문은 5G급이다. 특히 권력자의 말은 더욱더 파급력 있다. 상사와 자주 맞서며 트러블 만드는 사람은 어느 조직에서도 원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면서 유연하게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충성심' 함양이 필요하다. 충성심은 복종의 개념이 아니다. 적당히 복용하면 득이 되고 결핍되거나 과하면 독이 되는 비타민과 같다. 상사를 믿고 따르는 충성심은 업무 효율성과도 비례한다. 조직과 상사에게 충성하면 업무 몰입도가 올라가고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대하게 된다. 업무에 있어서 정성스러운 마음을 다한 결과에 대한 공은 결국 상사에게 돌아간다. 이는 곧, 상사에 대한 충성심으로도 귀결된다. 직장생활에서 불평불만이 없을 리 만무하지만 먹물이 가득 찬 마음으로는 어떤 일에서도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서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에서는 자신이 충분히 유능한데도 능력에 맞는 보직을 받지 못하고 주변부로만 돌거나 승진이 늦다고 생각되면, 자신이 임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말한다. 충성심을 점검해 보라는 말이다. 회사를 자기 자신의 일부로 여기고 그 가치에 동조하고 있는지, 적당히 일하며 늘 불만이 차 있는 사람인지 윗사람은 귀신같이 안다.
반드시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발전과 직결시켜 생각한다면, 그래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경력 관리를 위해 나쁠 것도 없다. 반대로 말하면 나의 성공을 위해 조직을 충분히 이용하라는 것이다.
인재 발탁과 승진에는 능력뿐만 아니라 은근슬쩍 겉으로 배어나는 충성심도 작용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주변을 보면 '나한테 뭐 해준 게 있다고… 충성은 개뿔'이라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조직은 충성심이 높은 직원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주변 동료들의 충성심이 부족하다면 나에게는 그들에게 부족한 한 가지를 취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군대에서 '충성!'을 수만 번도 더 외쳤다. 그렇지만 고참에 대한, 부대에 대한,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눈곱만큼도 생겨나지 않았다. 이처럼 충성심은 절대 강압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충성심을 업무 능력을 키우고, 직장에서 버티면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취사선택 가능한 '기회'라고 생각해 보자.
충성심의 시작은 바로 직속 상사에 대한 존중에서부터다. (존중하고 싶은 상사가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늘 되새기자. '나는 지금 내 업무 성과와 경력 관리를 위해 상사를, 회사를 영악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한 가지 더. '회사에서 반드시 인정받고 싶다'라는 야망보다 '이 회사를 내가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해보자. 측은한 동정심이 잠자고 있던 충성심을 자극하게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