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는 참 센스가 있어", "이번 일에서 자네의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하게", "이 과장은 센스 있게 일을 잘 처리해 팀장에게 신임을 얻고 있다"
'센스'가 들어간 훈훈하고 듣기 좋은 말들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 유형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들은 '센스와 눈치 있는 동료'를 '업무능력 있는 동료'보다 선호했다. 그만큼 센스는 인정받는 직장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직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상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업무 처리로 보여주는 '스마트한 센스'다. 한 번 상사 눈에 든 센스는 웬만해서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당신이 상사가 되었을 때도 분명 누군가에 의해 회자될 것이다.
가치 있는 일을 심플하게 선보이자
<이미지 출처 : pixabay>
40페이지에 가까운 PPT를 팀장에게 보고하는 O대리. 많은 분량의 보고서를 주말 내내 작업해 뿌듯한 마음으로 팀장에게 들이밀고 브리핑을 시작했다. 3~4분쯤 지났을까. 팀장의 첫마디는 "그래서 요점이 뭔데?"였다. 당황한 O대리는 보고서를 후다닥 뒷장으로 넘겨 결론을 읽었다. 회의가 있다며 일어나는 팀장의 마지막 말은 "PPT는 참 잘 만들어"였다.
가치 없는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상사가 인정해 주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익혀야 한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은 없다.”라고 피터 드러커가 말했다.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라는 말이다.
O대리처럼 많은 분량의 보고서를 설명할 때는 특별한 보고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두괄식 보고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상사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카드는 제로 PPT 캠페인을 벌여 낭비하는 시간을 없애고 구두, 이메일, 워드를 이용해 핵심만 신속하게 보고할 수 있게 했다. 간소화 한 보고서는 중언부언(重言復言)하는 내용을 빼고 담백한 핵심만을 남긴다.
누구나 고생한 과정을 어필하고 준비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 그렇지만 항상 바쁜 상사는 언제나 결론을 먼저 알고 싶어 한다. 상사가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피드백받으면 된다. 결론을 우선 강조하고 보고를 시작하자.
감히 직급을 넘나들어라
<이미지 출처 : 영화 '인턴' 스틸 컷>
중견기업에 다니는 마케팅팀 P사원은 업무보고 중 팀장에게 또 깨지고 있다. "너는 내가 몇 번을 말하니? 보고서 한 번 읽어 보고 오기는 하니?" 갑자기 팀장은 Q사원을 불러 지난번 작성한 보고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 보고서를 P사원에게 던지며 "이거 보고 똑같이 내용만 바꿔서 다시 만들어와"라고 윽박질렀다.
상사의 업무지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업무를 진행하면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보고서라는 결과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보고하기 전 선행되어야 할 행동 수칙이 있다. 바로 상사가 되는 것이다.
한 번은 팀장이 이런 말을 했다. "품의서건 보고서건 들이밀기 전에, 단 몇 분이라도 내(팀장) 입장에서 읽어보고, 확신이 들면 가져와"라는 조언이었다. 보고서에만 연연하지 말고, 상사의 입장에서 보고서에 대해 그리고 업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라는 말이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만족한 보고서도 상사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수정 보완해야 할 곳이 꽤 발견된다. '팀장이 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실제로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이 줄어든다.
무차별 공격 대응 방법을 준비하자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미생' 스틸 컷>
6년 간 한 부서에서 근무하다 다른 부서로 옮긴 R대리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업무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분야도 달라 자신의 의견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 불 같은 성격의 팀장은 "왜 매번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지 모르겠네. 기획팀에 업무 요청했어? 마케팅 팀에 요청한 건은? 안 주면 찾아가서라도 받아오란 말이야!" R대리는 팀장과의 독대가 지옥이다. 주변에서는 팀장의 질책이 업무에 대한 반응이란 걸 알고 있다. 그런데 R대리는 팀장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지즉위진간(知卽爲眞看)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더 많이 보기 위해서 더욱 배움에 정진하라'라는 뜻이다. 아는 것이 많으면 말이 많이 튀어나오고, 아는 것이 적으면 발언은 줄어든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정확하게 많이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야 상사와의 대면에 자신감이 생기고,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상사의 무차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투와 방어를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보고 내용을 세부적으로 파악함은 물론, 면접 때 예상 질문을 뽑았듯 상사가 어떤 질문을 할지 예상해야 한다. 예견이 적중하지 않더라도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응용할 수 있다.
상사는 "몇 가지만 물어보면 견적 딱 나와"라는 말을 자주 한다. 본인 업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그저 기한에 맞춰 페이퍼 작업만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사회 초년병 때는 시야가 좁기 때문에 보고를 하는 자체가 목적이 되곤 한다. 그래서 상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것이다. 맡은 업무에 있어서는 그 누구 못지않게 전문가가 되어야 상사에게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수시로 예상 문제를 뽑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