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지각이 잦은 이 대리. 월요일 아침 일찍 긴급회의 소집 단체 카톡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 시작 후 회의실에 들어왔다. 화가 난 팀장은 "도대체 몇 번째야? 일부러 그래? 그렇게 말을 해도 왜 못 알아들어!"라며 화냈다. 이 대리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연발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질책받은 이 대리는 회의를 마친 후 "밤늦게 카톡 보내 놓고 소리부터 지르네. 맨날 야근하는 건 알아주지도 않고… 짜증 난다. 관둘까?" 동료에게 한탄했다. 점심시간까지도 "진짜 싫다. 도대체 나한테만 왜 저래. 속 터져"라며 분노했다.
팀장이 따로 불러 "이 대리 혹시 무슨 일 있어? 요즘 지각을 자주 하니까. 믿고 맡긴 일도 걱정되고,안 좋은일이생긴건 아닌지 묻는 거야"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짜증 난다. 관둬 버릴까'라는 말을 섣불리 내뱉기보다 실수와 잘못을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상대가 잘못했을 때는 객관적으로 행동을 차분하게 묘사하고, 그 행동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하는 게 좋다. 화부터 내는 것보다 쉽게 상대를 이해시킬 수 있고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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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개적으로 망신당하면 수치심을 느낀다. 팀원이 다 있는 곳에서 질책하면 반성보다는 반항심이 커진다. 잘못에 대한 생각보다 수치스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조용히 불러 자초지종을 확인하고 주의 주는 게 서로 간 불신을 불식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민경환 교수팀이 '한국어 감정단어'를 연구해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우리나라 말에는 약 434가지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이 중 긍정적인 단어는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부정적인 단어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랑, 행복, 기쁨처럼 '쾌(快)'를 표현하는 말은 전체의 30%도 안되고, 참담·배신 등 '불쾌'를 나타내는 단어는 70%가 넘었다. 평소 사람들은 하루 평균 10개에서 4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했다. 긍정적인 표현보다 '짜증 나', '힘들다', '괴롭다', '열 받는다' 등 부정적인 단어 사용 빈도가 높았다.
주변 동료들이 '행복하다', '즐겁다', '만족스럽다'라고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자신이 자주 하는 말을 떠올려도 십분 공감할 것이다.
상대와의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부정적인 말을 배설하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존중할 수도, 상대에게 존중받을 수도 없다. 누구든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언어에서 좋은 기운을 받는다. 상대가 내 맘 같지 않다고 투덜거리지만 말고 내 말투는 어떤지 먼저 살펴야 한다. 30% 인지 70%에 해당하는지가 품격 품격과 인격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