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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Dec 15. 2022

'지긋지긋'한 사람들에 지친 직장인에게 전하는 선물

'결국은 사람'과 함께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요즘 젊은것들은 회식도 참석 안 한다!


요즘 좋은 상사가 되는 조건 중 하나는 회식을 잘하는 것. 이때 잘한다는 것은 자주 한다거나 거나하게 술을 마신다는 의미가 아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참신한 회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꼰대로 찍힌다.


젊은 사원들이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이 삼겹살집과 노래방. 회사원 김형민 씨(30)는 "우리 세대는 고기 냄새가 싫어도, 대화가 지겨워도 꾹 참았다. 하지만 요즘 신입사원들은 몸을 비비꼬다가 중간에 그냥 가버린다."라고 말한다. 심하면 회식 장소가 어딘지를 확인하고 마음에 들 때만 참석하는 직원들도 있다.

상사는 "요즘 젊은것들은 회식도 참석 안 한다."며 화를 낸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바뀌고 있다. 젊고 이해심 많은 상사로 인정받고 싶다면 지금 당장 회식 장소부터 바꿔야 한다.



이 글은 1999년 11월 8일 《경향신문》 기사의 일부다. 베이비붐 세대 상사와 386세대 김형민 씨가 X세대인 신입사원을 두고 하는 넋두리다. 한소리 거하게 듣던 X세대는 다시 MZ세대를 바라보며 비슷한 탄식을 내뱉는다. 직장인의 마음은 자동으로 대물림되는 걸까. 이 한 가지만으로도 동질감이 피어오른다. '나만 이렇게 힘겹고 피곤하게 사는 게 아니구나.'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곳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이구나.'라는 놀라운 위안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기사로 서두를 열고 싶었다.


어느 날 한 후배가 내 말 한마디에 반색했다. "드디어 선배 입에서도 ‘지긋지긋’하다는 소리가 나왔네요."라며 웃었다. 나도 모르게 내뱉은 '지긋지긋'이란 단어가 갑자기 가슴에 스며들었다.


지긋-지긋

계속하여 조용히 참고 견디는 모양.

진저리가 나도록 몹시 싫고 괴로운 모양.


진저리가 나도록 몹시 싫고 괴롭지만, 조용히 참고 견디는 직장인의 이중적인 모습이 떠오르는 짠한 단어다.

앞서 소개한 기사를 보면서 '20세기의 직장생활도 참 지긋지긋했구나.'를 느낀다. 회식에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사까지 대문짝만하게 나왔으니 말이다. 직장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아마 '지긋지긋'이 안성맞춤 아닐까. 지긋지긋한 출근, 지긋지긋한 월요일, 지긋지긋한 회의, 지긋지긋한 회식을 비롯해 지긋지긋하게 오르지 않는 월급 등. 직장생활은 지긋지긋한 나날의 반복이다. 십수 년 혼란스러웠던 직장생활을 '지긋지긋'이 한 방에 정리해주는 기분, 뭔가 후련하다.


특히 제일 지긋지긋한 대상은 바로 사람이다. 직장생활을 하면 지긋지긋한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매몰되어 직장생활의 질이 한없이 추락했던 경험, 이러한 기억을 각인한 증오의 대상 한 명쯤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직장은 온갖 세대가 모여 자신만의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며 경쟁하는 곳이다. 세대에 상관없이 직장인의 삶은 의도치 않게 뒤틀리고 인간관계는 수시로 얽히고설킨다. 그래서 사람을 피해 회사를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비슷한 일은 수없이 반복된다. 1990년대의 직장생활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세대에서도 여전히 맞지 않는 사람과 부대껴 사는 세상이다.


나는 낀 세대라고 평가받는 X세대다. 이 세대는 위아래에서 치이기만 하는 단순한 세대가 아니다. 세대의 다름과 바름을 연결하는 중용의 세대라고 생각한다.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직장생활의 세대별 '사람 경험'을 책에 담았다. 위아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애썼고 X세대의 소신과 각 세대에 대한 이해를 담았다. 오늘도 맞지 않는 사람과 보내는 지긋지긋함 속에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퇴사를 결심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


<결국은, 사람> 프롤로그


오늘도 맞지 않는 사람과 마주한
지긋지긋함 속에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퇴사를 결심하는
직장인에게 바칩니다! ^^


직장인 열 분께 사람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 <결국은, 사람> 선물로 드려요!

'직장생활에서 가장 괴로운 한 가지''한 문장'으로 적어 12월 21일(수)까지 hanee1977@hanmail.net으로 보내주세요. 책도 드리고, 여러분의 고충을 엮어 한 편의 글로 완성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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