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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un 01. 2016

누구도 예외 없는 메시지 실수의 악몽

"어설픈 실수 한 번으로 회사에서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정신없이 사는 우리 직딩.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수단에 앉아있을 때, 길을 걸을 때, 일을 할 때, 심지어 앞에 친구들이 앉아 있을 때도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느라 더욱 바쁘다. 혼자 있을 때는 그렇다 쳐도 앞에 직장동료나 친구들을 앉혀 놓고 멀리 있는 친구들과 SNS나 카톡을 주고받는 일은 일상이 됐다.


  이런 습관은 직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차이가 좀 있다면 회사에서는 사내 메신저 사용이 추가된다는 것. 직장동료들과 메신저를 통해 업무도 하고, 다른 팀에서 발생하는 서건도 듣고, 기분 나쁜 일도 하소연하고, 다른 사람 뒷담화 공감대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가곤 한다. 이렇게 SNS나 문자, 메신저 사용이 활발해지다 보니 이에 따른 부작용도 끊이질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직장동료들에게도 심심치 않게 이러한 사태들이 발생하곤 한다.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진땀 나는 최악의 순간들. 오싹했던 그 순간을 떠올려 보면…


 

팀장놈! 팀장놈! 우리 팀장놈?


  이것은 나의 실수담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 모델들과 촬영을 진행하며 중간중간 팀장님께 전화 및 카카오톡으로 보고했다. 하루 종일 발바닥에 땀띠 나도록 열심히 뛰어다니며 촬영을 마치고, 식사 전 팀장님께 몇 컷의 샘플 사진을 보내는 순간 경악을 하고 말았다.


나 : 팀장놈! 촬영 방금 끝났습니다.(경악!)

나 : 죄송합니다. 모아키를 쓰다보니…오타가 나서… ‘팀장님’입니다.

팀장님 : 모아키가 뭔데? X대리. 본심 드러나는데?


바로 전화를 드려 사죄드리며 굽신굽신. 잠깐이지만 식은땀이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잘못 보낸 메시지였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XX 짜증나! 나한테 별일 다 시켜!


  팀원 한 명이 회사를 그만두고 업무 분장을 새로 했다. 팀원들은 가뜩이나 바쁜데 다른 일까지 떠맡게 돼 나름대로 불만들이 있었다. 그중 모두가 기피하던 업무 중 하나인 유니폼 업무를 맡게 된 K 대리. 때문에 K 대리는 기분이 몹시 상했다. 친한 동료에게 메신저로 울분을 토로한다는 것이…


K 대리 : X발. 나보고 XX 하라는 거 들었지? XX 짜증 난다. 진짜…

팀장님 : … K 대리 그거 좋은 거야. 업무 역량도 키울 수 있고… 할 줄 아는 게 많아지면 좋은 거지. 나중에 나한테 고마워할걸?


  외국생활을 20년 넘게 하신 분이라 그런지 누구도 상상 못한 쿨한 답변이었다. 여자 팀장님이셨다. K 대리는 바로 달려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눈물 쭉!! 하지만 팀장님께서는 쿨하게 넘어가 주셨고, 다시는이 얘기를 꺼내지도, 문제 삼지도 않으셨다. K 대리는 그 이후 정말 충성도가 높은 직원이 되었다.



저X끼는 맨날 나한테만 X랄이야!


  XX영업팀 신입사원 J씨. 깐깐하다고 정평이 난 팀장님을 모시고 일하고 있었다. 한 번 불려 갔다 오면 팀원들끼리 메신저 뒷담화는 일상이었다. 팀장님께 억울하게 한참을 깨지고 자리로 돌아온 J씨. 울분을 참지 못하고 동기한테 온갖 불평불만(쌍욕 포함)으로 가득 찬 장문의 메모를 날렸다. 하지만 보내기를 누르는 동시에 그 메모는 팀장님 모니터를 장식했다.


  친구들하고나 할 수 있는 욕설(이새끼, 저새끼..X새끼)에 팀장님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J씨는 바로 달려가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를 연발하며 울먹였다. 그런데 평소에 그렇게 무섭던 팀장님은 그럴 수도 있다며 넘어갔다. 하지만 마음속에서까지 그 일을 지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일 이후 소문에 힘들어하던 J씨는 얼마 뒤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



사장님, 팥빙수나 드시러 가실까요?


  직원의 규모가 약 7,000여 명의 대기업 사장님께 팥빙수를 먹으러 가자고 메시지를 보낸 간 큰 여직원. 보통 사장님을 메신저에 등록하지 않지만, 정보기획팀에 근무하는 K양은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드린 적이 있어 사장님을 등록해 놓았다. 사장님 비서와 친한 K양, 30분 후면 사장님 회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장님 비서에게 메신저를 보낸다는 것이…


K양 : 언니, 4시 반에 팥빙수 먹으러 가자.

사장님 : …


  엔터를 친 직후 큰 실수를 깨달은 K양은 비서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다행히 사장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셔서 비서가 재빨리 메신저를 처리했다. 십 년 감수했던 K양은 30분 뒤 계획대로 팥빙수를 먹고 돌아왔다.


 

전 직원 껌 내놔!


  아침 출근 직후 입이 텁텁함을 느낀 K양, 평소 친한 옆 팀 후배에게 껌 하나 달라는 메모를 보냈다. 하지만 그 메모는 매정하게도 사장님, 임원 분들을 포함 수십 명의 모니터를 장식했다. 실수로 그룹핑된 단체 메모를 보낸 것. 껌을 달랬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일 낼 뻔한 사건이었다. 그날 K양은 껌을 아주 많이 얻어먹을 수 있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이 발생한다. OOO대리를 다른 동료에게 욕하려다가 검색창에 OOO를 찾고 폭풍 욕설을 날리게 되는 경우가 좀 흔한 일이다. 메신저나 카카오톡 등의 메시지 실수는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순간의 부주의로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의 관계 더불어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 이점을 항상 명심하고 늘 신중하게 행동하자. 어설픈 실수 한 번으로 회사에서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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