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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Oct 04. 2023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에 담긴 다양한 민망함

하루빨리 '응원하기' 기능이 모든 작가의 글에 적용되기 바랍니다


최근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 글 연재를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7월 초 '신규 기능 파일럿 기간 참여 제안'을 받았다. 이때는 동참하지 않았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 20위 안 진입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깐이지만 15위까지 올랐다. 목표 달성 완료.


그런데 이혼이나 시댁 이야기를 어서 쉽지 않았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시들해졌다. 더욱이 브런치스토리의 새로운 시스템인 '응원하기'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요즘 뜨는 브런치북'도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처음 '응원하기'가 베일을 벗었을 때 깜짝 놀랐다. '참여하지 않기 잘했다' 싶은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굉장히 유명한 작가들이 포문을 열어서다. 또 연재에 참여 작가의 글도 상당히 길었다. 구성과 내용 신경 썼다는 게 느껴졌다. 익 기반의 응원을 받기 위해서는 브런치스토리에 매일 올라오는 글들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괜한 스트레스만 받을 뻔했군'


최근 '응원하기' 연재에 참여하면서 브런치스토리 팀에서 작가에게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반드시 새로운 글이 아니어도 괜찮고, 요하는 글의 분량도 길지 않았다.(A4 1.5장 정도) 독자들이 쉽게 읽고 공감할 정도면 충분했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참여 수 있는 글이다. 물부담은 작가 개개인의 몫겠지만.


'응원하기'에 연재하는 글은 브런치스토리 홈 최상단에 소개된다. 노출도가 높다. 수익을 떠나 조회수, 하트수, 댓글 등을 포함해 독자의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기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응원하기' 본래의 취지에는 얼마나 부합할지 모르겠다. 앞서 '수익을 떠나'라고 언급한 것은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티스토리에서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다. 다음에서 제공하는 수익(순위에 따른 지원금, 인기 블로그 활동비 등)과 구글을 비롯한 다양한 광고를 통한 수익도 발생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매월 수십만 원은 되는 부수입이 생겼다.



블로그의 인기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운영 정책이 바뀌고 Daum에서 지급하 지원금사라졌다. 대신 2014년부터 밀어주기 기능을 추가했다. 현재의 브런치스토리의 '응원하기'와 비슷한 기능이다. 사전 모집 신청을 받아 약 50개 블로그를 선정해 베타 서비스를 시행했고, 2016년도에 종료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에 지난해부터 1년 넘게 다양한 기사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총 50개의 기사를 발행했다. 편집자가 기사를 채택해 등급을 부여하고 이에 따라 원고료를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기사 상단에 위치한 '원고료로응원' 버튼을 통한 독자원고료도 받을 수 있다.


티스토리의 '밀어주기', 오마이뉴스의 '원고료응원' 둘 다 브런치스토리에서 테스트 중인 '응원하기'와 비슷한 후원 방식이다. 경험에 의하면  가지 모두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현재 운영 중 브런치스토리 '응원하기' 글에 달리는 응원 댓글도 점점 줄고 있다. 친분 있는 이들과의 품앗이가 끝나서가 아닐까 싶다.


'응원하기' 연재 첫 글(9월 21일)을 발행했을 때 (평소 내 글에 관심이 1도 없는)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공유했다. 몇몇 친구들이 신장개업을 축하하듯 '응원 댓글'을 달았다. 한 친구의 응원 금액은 100,000원이었다.


"10만 원 뭐임?"

"아! 정신없어서 잘못 눌렀어! 취소하기 안 되나? 짜증 나네." 

"취소는 안 되네?"


친구와의 에피소드는 차치하고 (절규하는 친구에게 밥을 사기로 했다) '응원하기'는 붐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2편의 연재글을 발행. 누적 조회수 약 3.5 만회다. 후원을 해준 응원 댓글은 총 10개. 친구 친분 있는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 응원을 제외하면 순수한 응원은 3명에 불과하다. 과거 티스토리 '밀어주기'에서는 딱 1번, 오마이뉴스 '원고료로응원'을 통해 2번 후원받은 적 있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낯설나 아쉽지는 않다.


'응원하기' 제도가 자신의 글을 더욱 많은 독자에게 노출하는 더할 나위 없는 방법이지만, 작가가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독점 연재만을 적극 추진하거나 일부 언론사처럼 글의 일부 내용만 노출하고 유료 가입을 유도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없기에 더더욱 그렇다. 


또 아직은 모두에게 주어진 동등한 기회가 아닌 선정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보니 역효과도 있다. '카톡으로 응원하기 글 알람 오면 오히려 거부감 생겨서 더 안 보게 돼요' 누군가의 불만 담긴 댓글을 본 적 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들은 매일 많은 글을 창조한다. 그 글들 속에 나에게 맞는, 내게 위로를 주는 글이 숨어 있다. 누군가에게 먼지처럼 소소한 경험이 에게 커다란 위안이나 깨달음, 공감으로 다가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글에 독자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 '응원 댓글'을 남기고 싶지 않을까.


응원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 단돈 100원, 500원이라도 누군가 내 글에 공감을 표시해 준다면 작가로서 힘이 솟지 않을까. 하루빨리 '응원하기' 기능이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모든 글에 적용되기 바란다.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진심과 공감 흔적을 수시로 남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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