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by LifeRpg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오픈 월드 게임 속에 접속해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이 게임의 공략집이나 매뉴얼을 쥐여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들 꽤나 진지하고 비장한 얼굴로 이 게임에 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나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주어졌다. 몸과 마음, 그리고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기본 사양이다. 우리는 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연달아 퀘스트를 수행하듯 달린다.

하지만 정신없이 달리던 와중에 모든 게 잠시 멈춘 듯한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지금 이 든걸 지켜보고 있는 나는 대체 누구지 하는 명료한 의문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이 연구에서는 그 찰나의 깨어남을 로그인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점을 플레이어의 시점이라고 명명하려 한다.


플레이어는 그저 캐릭터가 늪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뿐이다. 캐릭터의 내부에서 큰일 났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조차 그저 조용히 바라볼 뿐이다.

캐릭터는 여전히 늪 속에서 상황을 수습하려 애쓸지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더 이상 패닉에 빠지지 않고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비로소 다음 커맨드를 침착하게 입력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점프일 수도 있고 주변 탐색일 수도 있다. 혹은 잠시 휴식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이 글은 플레이어의 시점으로 이 묘하고 거대한 게임을 현명하게 플레이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기록이다. 게임의 숨겨진 룰을 이해하고 매 순간의 플레이를 온전히 즐기는 방법을 담았다.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로그인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