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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kingmom B Feb 03. 2022

[책리뷰] 19호실로 가다 by 도리스 레싱

아이를 낳고 자유라는 닿지 못할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진짜 자유는 무엇인지, 자유롭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이미 몸도 마음도 많이 잊어버렸는데.

그러면서 자유를 간절히 바란다.

자유가 뭔지도 잊어버렸으면서.

그러면서 반대급부로 자유를 두려워하는 마음도 많이 자랐다.

아이가 없는 온전한 하루가 좋으면서 두렵기도 하다.


마음은 한가지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여러갈래로 흘러 정반합을 거치기도 하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두가지 마음이 평행선을 그리며 마음의 강을 타고 흐르기도 한다.

자유에 대한 나의 마음이 그렇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찾는다는 것,

가슴 가득 기쁨이 차오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숨가쁜 일이기도 하다.


나의 19호실을 찾는 중이다.

끝내 찾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19호실을 찾는 일만은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




<좋은 글귀>


두 사람은 정원이 딸린 리치먼드의 집에서 네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두 사람은 일찍이 바라던 것, 계획했던 것을 모두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 심지어 이것조차 미리 예상한 그대로였다.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단조로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아이들이 부모에게 헤아릴 수 없는 기쁨과 재미와 만족을 안겨줄 수는 있지만, 삶의 원천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도 안 되고. 수전과 매슈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며 스스로 돈을 벌던 여자가 생계와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모두 남편에게만 의존하게 되었을 때 남몰래 느끼는 분노와 박탁감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육수준이 높고, 안목이 있고, 판단력을 갖춘 두 사람이 자의로 하나가 되어 서로를 위해 유용한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하는 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고, 심지어 우리 자신도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슬픔을 느끼는 것은 수많은 노력이 낳는 결과가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전은 왜 인생이 사막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가?(이런 기분이 한번에 몇초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왜 중요한 것은 하나도 없고, 아이들도 자신의 것이 아닌 듯한 기분을 느끼는가?


지적인 남편인 그는 수전에게 자주 찬사를 보내며 그녀를 위로 해주었다. 그녀의 표현처럼, 그녀의 영혼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것이 되어버린 세월 동안 그의 위로는 정신적으로 그녀를 지탱해주었다.


"이건 모두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처음에 나는 어른이 된 뒤 12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만의 인생을 살았어. 그리고 결혼했지. 처음 임신한 순간부터 나는, 말하자면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겼어. 아이들에게. 그 후 12년 동안 나는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어. 나만의 시간이 없었어. 그러니까 이제 다시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해. 그뿐이야."


"내가 있는 곳을 당신이 알아낸 순간부터 그건 의미 없는 일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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