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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kingmom B Jul 01. 2022

직장인의 옷

Don't judge by cover.




 영업에 종사하는 직장인과 변호사를 떠올리면 완벽한 수트 차림이 떠오른다. 의사하면 의사 가운이 저절로 연상되고 경찰, 소방관, 군인 등을 생각하면 제복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생산직을 생각하면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눈 앞을 지나간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겉모습을 보고 직업이나 수입 등등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자유복을 권장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작년부터 자유복을 직원들에게 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옷을 출근복, 주말외출룩과 주말 전투육아복으로 나눠가며 구매를 해야했던 때와 달리 출근복을 따로 구입해도 되지 않아 돈을 아낄 수 있었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청바지, 맨투맨과 가벼운 티셔츠들을 입고 갈 수 있으니 옷을 입는 방법은 수만 가지 늘어난 기분이 들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아무리 자유복장을 추구한다고 해도 복장만 봐도 나이가 구별이 될 정도로 나이대별로 착장이 다르다.  20대는 최신 유행 트렌드에 맞춘 캐주얼 브랜드 착장을 많이 볼 수 있다. 30대는 오피스룩과 캐주얼의 조화를 이뤄서 입는 경우가 많다. 수트 차림은 어김없이 40대. 팀장이 많은 40대들은 경영진들에게 보고가 많기도 하고 이제까지 사모은 수트도 많기에 자의 반, 타의 반 수트 차림이 많다.




 어릴적부터 조금 별나게 옷에 관심이 있던 나는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감히 옷은 내 삶과 의식의 한 단면이라 말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옷을 잘 차려 입은 날은 자신감이 돋고 일도 잘 풀리는 것 같이 느껴진다. 반대로 아침에 시간에 쫓겨 아무거나 주워 입은 거 같은 날은 한없이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고 계속 시계만 들여보게 된다. 심지어 우울한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 때에도 옷은 놓을 수 없었다. 옷을 입는 재미마저 없으면 내 삶이 너무 보잘 것 없어 보일 것 같아서였다. 내가 아무렇게나 입는다는 것은 삶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나는 옷을 갖추어 입음으로써 존재한다.


 이 생각은 꼭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어느 유명인이 강연에서 자존감이 떨어진다면 옷을 잘 갖춰 입어보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본인의 얼굴과 체형은 바꿀 수 없지만 옷으로 본인을 충분히 가꿀 수 있다는 의미다. 옷을 '잘' 입다는 것은 본인을 이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옷을 고르는 작업은 본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본인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과정이다. 본인에 대해 '잘' 아는 사람만이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을 수 있다.

 또 옷은 삶에 대한 태도다. 값 비싸고 유행을 하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챙겨입는 것도 깔끔하게 목욕을 하고 단정하게 머리를 빗는 것의 연장선상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옷을 잘 입는데 일을 못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모든 일 잘 하는 사람이 옷을 잘 입은 것은 아니지만 옷을 잘 입는데 일을 나몰라라 하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바가 없다. 대체로 본인의 옷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본인의 일에 더 몰두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경우가 많다.


 지금 본인의 착장을 살펴보자. 오늘 스스로에게 자신감 있는 복장을 선물했는가? 어울리는 옷을 입고 편안한가? TPO 맞는 복장인가? YES라고 대답한 당신에게 감히 나는 스스로를 '잘' 아는 당신, '잘' 살고 있다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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