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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어스 Dec 10. 2020

법무법인 별은 저에게 셋째 아이 같아요

[인터뷰] 스타트업 M&A 전문 변호사, 강혜미 님


로펌이라는 일반적인 변호사의 길을 넘어 1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시기도 하고, 현재는 대표로서 법무법인 별을 셋째 아이처럼 키우고 계신 열한 번째 일하는 우리, 강혜미 님을 만나봅니다. 스타트업 M&A 변호사라는 전문 영역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 데요. 여러분도 혜미님 궁금하시죠?



Q1. 변호사로서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네, 저는 2006년부터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2009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올해 12년 차 변호사입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업소 변호사라고 해서 근로자인 소득 변호사로 로펌에 소속돼서 일을 했고, 그다음에는 1인 법률 사무소를 개업해서 2년 6개월 정도 운영을 하고, 그 이후 다시 로펌에 파트너(임원)로 들어가 2년 정도 일을 한 후에 올해 3월부터는 법무법인 별을 직접 설립해서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로펌에서 일하시다가, 1인 법률 사무소를 차리셨어요.


그때는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의 큰 변화가 있었어요. 로펌에서 출산하면 그만두라는 건 아니었는데 결혼을 하고 제가 외국에서 잠깐 나가 살았거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의 몸이 되어 출산을 하고 아이랑 지내다가, 원래 한 100일 정도까지는 아이만 주로 보고 있었어요. 근데 아이를 계속 보다 보다 보니까 산후 우울증이 온 거예요.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아이가 되게 까다로운 아이여서 밤만 되면 활동하고 잠도 안 자고 계속 울고. 그런 생활을 한 100일 정도 하다 보니까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너무 일이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1인 법률 사무소를 개업하게 됐는데, 저희가 그때 살던 데가 삼성역이었어요. 마침 삼성역에 오피스들이 워낙 많고, 제가 원래 6년 동안 하던 일이 기업을 자문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근처에 수요도 있을 거 같고 해서 작게 집 앞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3. 이후에 다시 로펌으로 들어가 직원으로 근무하시다가, 법무법인 별을 설립하셨어요.


혼자서 또 일을 하다 보니까, 일이 많아질수록 한계가 있어요. 제가 모든 일을 다 해야 되다 보니까 비효율이 발생하고, 개인 사건을 주로 하게 되니까 저의 전문성을 살리는 데도 부족함과 갈증이 있고, 또 혼자 다 하려다 보니까 너무 버겁기도 하고 해서 조직에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제 업무분야 하고도 잘 맞고. 뭔가 결이 잘 맞을 거 같은 로펌에 문을 두드렸는데 그쪽에서는 흔쾌히 오케이를 하셔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 로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만족감이 높았는데, 이제 저도 (경력이) 12년 됐고, 충분한 고객 분들도 계시고 나이도 어느 정도 되었으니 독립을 해야겠다, 내 색깔과 내 가치관 이런 부분을 살릴 수 있는 나만의 로펌을 만들고 싶다 이런 니즈가 있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Q4. 혼자서 일을 할 때, 직원으로 일할 때, 그리고 대표로 일할 때는 어떻게 다른가요?


강혜미(이하 혜미): 되게 많은 부분이 다른데. (웃음) 일단 근로자, 업소 변호사일 때랑 비교를 하면 그때는 시킨 일을 하고 정해진 돈을 받는,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일을 하는 거고. 지금은 반대로 돈을 주고 일을 시키고 이렇게 되는 거고. 그리고 다 제 고객이니까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제 일이라는 거 그런 부분이 또 다르고. 그리고 예전에는 정해진 돈만 받았다면 지금은 제가 한 만큼 많이 벌수록 이제 그런 거... 되게 좋고. 이 로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서 의사결정권을 갖게 되잖아요. 이름부터 인테리어, 그리고 뭐 사람,  제가 좋아하는 사람, 저랑 잘 맞는 사람을 골라서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일할 수 있는, 이런 걸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좋은 점인 거 같습니다.


일하는 우리(이하 우리): 주로 어떤 분들 좋아하는 편이세요? 어떤 사람이랑 같이 일하고 싶다 이런 게 있으실 것 같은데.


혜미: 저는 되게 확고합니다. 일단은 밝고 따뜻한, 저희 법인의 느낌하고 잘 맞아야 되고요. 저는 예측 가능성, 안정감이 있는, 그런 분을 좋아해요. 그리고 정직한 거. 열정 넘치고, 당당하고, 이런 분을 선호합니다.



Q5. 스타트업 전문 M&A 변호사라는 영역은 어떻게 구축하셨을까요?


제가 이제 M&A랑 스타트업, 두 분야의 전문 변호사인데요. M&A는 처음엔 수동적으로, 제가 (회사에서) M&A 팀에 배정됐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그 업무를 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어요. 이게, 회사와 회사가 합쳐지고 회사가 회사를 사고팔고 이런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변호사들에게 별로 없거든요. 그런 일을 하게 되고, (그 일에) 깊게 관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과정이 저한테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하다 보니까 전문성이 생겼고요. 


스타트업은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전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나는 나중에 사법시험 합격해서 변호사가 되어도 내 사업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로펌에서 스타트업을 전문으로 하면서, 500여 개의 다수의 스타트업과 교류를 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또 쌓인 거죠.



Q6. M&A라고 하면, 스타트업을 잘 키워서 파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직접 보시기에 어떠세요? 한국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이 있나요?


혜미: 예전보다는 확실히 한 재작년부터는 많이 활성화되고 있기는 해요. 스타트업 간의 작은 M&A도 많이 있고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어느 정도 대기업에서 성장한 기업에서 스타트업도 M&A도 많이 하고 있고. 시장에 많이 알려진, 배달의 민족과 같이 수조 원, 크게 EXIT 하는 사례는 드물기는 한데 그래도 증가하고 있고, 이제 정부에서도 많이 관심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EXIT 할 정도로 성장한 스타트업, 그런 회사의 대표님들은  특징 같은 것도 있을까요? 가까이서 보시기에 어떠세요?


혜미: 제가 보기엔 확실히 있어요. 잘 되는 대표님들의 특징이 있고 특히 그렇게 EXIT 하는 대표님들 보면 처음부터 내가 이거 EXIT을 해서 내가 돈을 벌어야지, 자기 돈 회수 이런 게 목적이 아닌 것 같고. 스타트업의 한계가 있는데, 우리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면 글로벌로 시장에 진출하겠다 아니면 대기업의 시스템이나 인력을 활용해서 더 키워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가진 대표님께 오히려 좋은 기회가 오고 잘 EXIT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7. 자녀가 있으시잖아요. 한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가요?


혜미: 일반적으로 엄마가(아빠에 비해) 일하기 어려운 게 사실 고정관념이기도 하고 실제 사실이기도 한 것 같아요. 현실이니까 저도 부정하고 싶은데. (하지만) 적어도 저는 그러진 않아요. 저는 되게 대등하게. 남자분들이 육아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시는 분들도 있으신 거 같아요. 제가 파악한 남자분들의 특성은 명확하게 임무를 부여하고 권한을 나누면 그걸 미션으로 생각하고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예 명확하게 기저귀 가는 것, 그리고 아이 목욕시키는 것, 쓰레기 버리는 것, 이런 구체적인 업무에 대해서 이건 아빠의 일이고 (반면에) 유치원 어린이집 선생님과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챙겨주는 것들은 엄마가 하고. 뭐 이렇게 업무를 딱 나눠서 거의 대등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현실적으로) 육아를 다른 사람이 하게 되는 경우에 그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이 나가서 일하는 수입과 비슷하면, 이게 과연 효율적인가 하는 생각도 있잖아요.


혜미: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비용이 삼사백 드니까 엄마가 삼사백 안 벌거면 집에 있는 게 낫다 이런 기사를 (저도) 보고,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그런 기사나 주변 시각, 엄마의 일을 월급으로 비교하는 거 자체가 문제가 있고요. 그것은 사실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집에서 아이를 보는 거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분들은 논 외고, 그렇지 않고 내가 밖에서 내 일을 통해서 나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그게 중요한 분들에게는. 그것이 이백만 원, 삼백만 원 이렇게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8. 일을 한다는 것이 항상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려움은 없으세요?


되게 어렵죠. 일단 뭐 로펌에서 (근로자로) 일을 할 때는 진짜 업무량이 너무 많고, 살인적이에요. 저희는 거의 밤새서 일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너무 힘들었고. 아이 키우면서 일하는 것도 되게 힘들죠 사실은. 이게 병행하면서 자괴감이 들 때가 있어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아이도 잘 못 키우는 게 아닌가. 그런 힘든 점도 있었지만 결국 저는 지금 일도 잘하고 있고,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 둘 다 잘할 수 있다 이제 그렇게 극복을 했고. 지금 일하면서 힘든 점은, 사업이잖아요. 그러니까 고객을 유치를 해서 돈을 벌고 성장을 시키고 해야 하는. 그런 사업 운영의 과정이 저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Q9.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네, 저희 로펌이 아직은 변호사 6명 직원 4명 이렇게 10명의 작은 규모의 로펌인데, 이 로펌을 좀 더 키우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로펌은 좀 딱딱하고 뭔가 어둡고 불편하고 무겁고 이런 느낌이잖아요 그런 걸 타파해서 좀 밝고,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로펌의 대명사가 되고 싶고. 그런 이미지로 시민들한테 다가감으로써, 좀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문화까지 확장이 되면 좋을 거 같습니다.



Q10. 지금 하고 계시는 일이, 혜미님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저한테 일은 법무법인 별이고요. 법무법인 별은 저에게는 셋째 아이 같은. 제가 아이가 둘이 있는데, (아이와 마찬가지로) 이 (법무법인) 별도 제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거고, 제가 키워가고 있고, 이름도 붙여주고, 뭔가 옷도 입혀주고 여기 인테리어도 시켜주고. 저는 셋째를 제가 키우는 마음으로 애정과 사랑을 느끼면서 하고 있습니다.



Q11. 다른 일하는 우리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요?


저에게 요즘 제일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은 좋은 사람을 영입할 수 있는지. 근로자로서 제가 채용하는 것 말고 같이 조직을 키워갈 수 있는 파트너, 동업자. 이런 분들, 사실 주변에 아는 사람에서 만나는 건 좀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데 (그렇다고) 정말 모르는 제삼자와 관계가 맺기가 어렵잖아요. 어떻게 하면 이 법인을 같이 키울 수 있는 좋은 파트너,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고. 묻고 싶어요. 답을 찾고 싶어요.





가독성을 위해 편집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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