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킹어스 Dec 24. 2020

배고플 때만 먹는 거? 그거 뭔데 어떻게 하는 건데

[인터뷰] 식단 관리 안 하는 탈 다이어트 식습관 코치, 저뮨님

오늘은 탈다이어트 식습관 코치, 저뮨님을 만나봅니다. 식습관 코치라는 것도 낯선데, 예상한 바와 다르게(?) 저뮨님은 식단을 관리해주지 않으신다고 해요!! 도대체 그럼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떻게 이 일을 시직 하게 되셨는지, 또 한 명의 일하는 우리 저뮨님이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1. '탈 다이어트 식습관 코치'라는 말이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맞아요. 저도 식습관 코치라는 거를 저 이외에 쓰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요. 제가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습관 바꾸기인데, 습관은 행동이고 행동이 쌓여서 믿음이 되고 믿음이 결국 정체성이 되잖아요. 제가 많이 만나는 분들은 보통 강박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다가 이제 다이어트 굴레에서 지쳐서 오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런 분들이 하고 있는 습관을 아침부터 천천히 보자면 일단 일어나서 체중계에 올라가요. 그래서 체중계를 보고 그것에 따라서 기분이 좌우되죠. 그리고 이제 메뉴를 정할 때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칼로리를 계산하고. 그리고 친구와 뭔가 저녁 먹으러 가기 전 일주일 동안 이제 뭔가 식단을 관리하고 식사를 하고 와서도 이제 맛있게 먹었는데도 죄책감에 휩싸여서 자책을 하다가 또 일주일 다시 절식하고. 사실 이런 게 다 습관이거든요.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겠는 분들, 이런 분들의 습관을 바꿔드리는 거예요. 내 몸을 존중하고 이제 진짜 나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대하려면 새로운 믿음 체계 그리고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이것도 한 번에 바꾸기보다는 약간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바꿔야 돼요. 만약에 탈 다이어트한다고 하시고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이제 그러면 내가 먹는 거 아무것도 안 잴 거야 하고 눈앞에 있는 거 다 먹어야지 하고 하신다면 마인드는 안 바뀌어 있으니까 결국에 다이어트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거든요.


근데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저는) 식단을 관리해드리지는 않아요. 저의 가장 큰 모듈이라고 할까요. 그게 일단 식단 관리 절대 하지 않기. 체중 재지 않기. 그리고 운동도 강박적으로 하지 않기. 요게 가장 흔히 말하는 다이어트 코치들이랑은 좀 다른 점이에요. 



Q2. 그러면 이 탈 다이어트 식습관 코칭은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보통 일주일에 한 시간씩 대화를 하고요. 중간중간 카톡을 하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근황도 물어보고 보통 기반은 그거예요. 다이어트에서 해방하는 길도 단계가 있잖아요. 그거를 이제 내담자의 페이스에 맞춰서 같이 맞추고요. 만약에 제가 너무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체중계를 못 버리겠어요.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아예 버리지 마시고요. 일주일에 한 번만 잰다고 생각하시고, 그런 식으로 진행해보세요. 하시면 그다음 주에 오셔서 ‘어 저 근데 한 번도 안 쟀어요. 근데 왠지 모르겠는데 그냥 한 번도 안 쟀어요.’ 이렇게 하신단 말이에요. 그런 거를 하고 그럼에도 진짜 못 바꾸시는 분들이 있어요. 머리로는 아는데 못 바꾸시는 분들. 그럴 때 진짜 내 내면 깊숙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가 왜 진짜 이걸 못 놓고 있는지. 살을 빼지 않아도 되고, 그리고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야 된다는 걸 머릿속으로는 아는데 못 놓는 거잖아요. 그 이유가 뭔지 물어보는(같이 찾아가는) 거예요. 살을 빼는 게 자기 관리라고 생각을 해서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할까 봐 그랬을 때 이제 소속감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런 딥한 이유들을 같이 대화하면서 본인도 모르지만 사실 알고 있었던 고런 걸 끌어내는 거죠.



Q3.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업은 아닌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제가 호주를 다녀왔어요. 1년 동안. 제가 느끼기에 호주는 좀 홀리한 느낌? 제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많았어요. 제가 어느 날 용기를 내서, 비건 커뮤니티를 가게 되었어요. 떡볶이 이런 거 만들어가지고 커뮤니티 디너를. 갔는데 이제 다 현지인 밖에 없죠. 그래서 막 손이 이렇게 덜덜덜 떨리면서 어 어떡해 영어도 못하는데 대충 막 K-FOOD 야마 야미 막 이러면서. 그때 친해진 친구가 자기 누나네 방이 비는데, 같이 들어와서 살래? 이렇게 된 거예요. 바로 그 누나가 이제 저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신 분이죠.


그 집에 함께 살던 하우스 메이트 두 분이 모두 요가 선생님이었어요. 본인의 감정과 몸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던 거죠. 그들과 같이 지내면서 항상 식사를 같이 하잖아요. 근데 (제가) 뭔가 뭔가 이상하단 걸 그 친구들이 알았을 거예요. 제가 되게 뭔가 항상 끊임없이 음식을 먹는 사람이었거든요. 그 친구가 너에게 이게 되게 필요할 거 같아하면서 이제 마인드 풀 이팅이라는 걸 소개를 해준 거예요. 요가원에 가서 이제 마인드풀 이팅에 대한 설명도 듣고 같이 요가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더 찾아봤어요. 그 마인드 풀 이팅을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아 내가 음식을 그냥 먹고 있는 게 아니고, 그러니까 음식을 연료로 먹는 게 아니라 결국은 뭔가를 해결하려고 먹고 있구나. (예를 들면) 남자 친구랑 싸웠다. 화났는데 뭐 해결할 방법이 없어. 그러면 또 매운 음식 먹으면서 자극적이게 풀고, 그런 식으로 항상 음식을 이용해 왔는데 그걸 딱 짚어주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게 '플러스알파'의 느낌이라기보다 '필수'라고 생각을 했어요. 뭔가 이걸 하면 좋아요, 이게 아니라 이거 하셔야 진짜 인생 사실 수 있어요 이런 느낌으로 저한테는 다가왔거든요. 왜냐면 제가 그 이후에 진짜 내 감정을 마주치고 나서야 진짜 내 인생을 살 수가 있더라고요. 


Q. 그렇게 감정적 폭식을 안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해요? 


어떻게 하나면, 저도 연습을 했어요. 뭔가 먹고 싶을 때 딱 앉아서 '나 지금 배고픈가? 안 배고픈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배가 고프면 먹어요. 배가 안 고프다면, 그러면 내가 왜 먹고 싶지? 하고 물어보는 거죠. 만약에 외로움 때문에 먹었다, 근데 그게 이유가 이제 남자 친구랑 연락을 되게 안 한 지 오래됐어 그런데 외로우니까 나는 그걸 모르고 그냥 음식을 먹었다면 그냥 그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점으로 돌아가서 연락을 하자,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음식으로 해결하는 건 사실 덮인 상처 위에 피상적으로 해결하는 것뿐이잖아요. 그 안에 있는 것을 알고 치료하는 느낌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잊어버리고 방해한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진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 (저에게) 진짜 의미가 있었던 거 같아요. 



Q4. 마인드풀 이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국내에는 마음 챙김 먹기라고 불리는 식사법인데요. 주의를 집중해서 내면, 그러니까 내 몸이나 마음, 가슴에서 일어나는 일, 그리고 이제 나의 외부 상황을 판단이나 비난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거를 마인드풀니스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옆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릴 때, 내가 짜증이 났다 그러면 그 짜증남을 그대로 인지하는 것, 그냥 옆에서 소리가 들리네, 그런데 난 짜증이 나네 하고 인지하는 걸 뜻해요. 음식을 그냥 먹을 때도 보통 우리 TV 앞에 이렇게 감자칩 하나 놓고 막 와구와구 먹을 때 있잖아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감자칩이더라도 이거 하나하나를 보면서 이거는 좀 굴곡이 있는 감자칩이네. 먹었을 때 처음에 바삭한데 먹다 보니까 되게 눅눅하네. 그리고 생각보다 짠 맛보다 바비큐 맛도 들어가네 하고 이런 것 하나하나를 인지하는 것 그게 마인드 풀 이팅, 좀 더 의식적인 식사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가 많이 말씀드리는 것이 마쉐코(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이 음식 먹을 때마다 하는 거 있잖아요. 플레이팅은 어떻고, 첫맛은 이렇고 끝 맛은 이렇네요. 약간 이런 과정이 마인드풀 이팅이랑 유사하다고 보면 이해하시기가 쉬울 거 같아요. 



Q5. 마인드풀 이팅 그 자체는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요. 여기에 '탈 다이어트'를 어떻게 접목하시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좀 저와 같은 케이스를 많이 찾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저처럼 감정을 음식으로 해결하시는 분들이요. 예를 들어 양파가 있다고 생각해 볼게요. 양파의 중심이 식사를 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그다음 껍질은 감정을 대처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사람, 그리고 그것보다 바깥에는 다이어트에 의해 내 식습관이 완전히 좌우되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이 양파를 껍질을 까서 핵심을 보려고 하니, 가장 외피에 다이어트 마인드로 식습관이 안 좋아지신 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감정에 의한 식습관을 다루기 전에, 먼저 다이어트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쪽으로 가게 된 거죠.



Q6.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저의 습관이 궁금하거든요. 탈 다이어트 식습관 코칭을 원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나요?


저한테 코칭받고 싶으시면, 010...(웃음). 그렇게 하셔도 되고요. 제가 저랑 결이 비슷한 분들을 몇 분 찾아봤어요. 피어남이라고 발리에서 활동하시면서 온라인 기반으로 코칭하시는 부는데요. 블로그 기반으로 운영하고 계세요. 저도 블로그 기반으로 하고요. 그리고 힐링시티님은 홈페이지가 따로 있으셔서, 거기에서 정보 확인하실 수 있고요


일하는 우리: 네이버나 구글에서 서치 하시면(확인 가능하다). 아직 인더스트리가 발전되어 있는 건 아니라서, 그냥 집 앞 병원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필라테스 간다고 해도 거기 계시는 것도 아니라. 지금 하고 싶으면 그냥 블로그나 이런 걸 통해서 자기가 알아서 찾아서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그 점에서 좀 접근성이 떨어지고,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그분들을 어떻게 (모집해야 할지) 그 수단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일하는 우리: 한편으로는 내가 내 식습관을 고쳐야 된다는 생각은 있지만, 이 부분을 어떤 사람이 날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거죠. 그냥 내가 혼자 고치거나 아니면 헬스장 가서 식단 짜주는 데로 먹거나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지 이런 코치가 계시니까 이 코치 도움을 받아서 내가 식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상상을 (쉽게) 사람들이 못하고 있을 것 같아요.



Q7. 지금 하고 계신 일 관련한 고민이 있으실까요?


대중한테 말하고 싶은 메시지랑 대중이 원하는 거에 괴리감이 있다는 거? 다이어트를 몇 년 몇십 년 동안 했는데 잘 안돼요. 계속 살찌고 살 빼고, 찌고 빠지고 하는데 점점 더 안 빠지고. 그 과정 속에서 다이어트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아시면서도 그래도 살을 빼고 싶은 마음에 계속 타이어트를하고 계신 분들이 사실 저의 타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분들한테 찾아가서 당장 ‘다이어트 그만두세요.’ 했을 때는 설득력이 없는 거죠. 그분들은 ‘너무 무서워요. 못할 거 같아요.’ 하는 마음인데. 그 간극을 좁히는 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8. 이 일이 저뮨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사명. 사명... (웃음) 다행히도 최근에 이런 흐름이 한국에서도 많아지고 있더라고요. 내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마른 몸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냥 보통의 몸도 다 정상이라는 그런 흐름이 생기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일단 그게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식습관 코칭이 정말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여성에게. 지금 만약 강박적인 다이어트 마인드가 없고, 눈에 띄는 섭식장애, 식이장애가 없는 분들이어도 (저는) 무조건 다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마인드가. 왜냐하면 모든 몸은 존중받아야 되잖아요. 마른 몸이어야 정상인 것도 아니고 그걸 뚱뚱하다고 내 가치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뭔가 이 일을 정말 사명으로 생각하고, 이게 돈이 안 되더라도 사이드 잡이라도 10년, 20년, 저는 계속 할거 같아요. 뭔가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이 일로는 돈을 많이 못 번다고 하더라도요.



Q9. 다른 일하는 우리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실까요?

이 일을 하고 있는 초반부여서 대중화를 시키는 것이 어려운데, 그것 중 하나가 사람들에게 내 일이 당신에게 필요하다 하는 것을 설득하는 것. 그것이 제일 어려운 단계잖아요. 이런 부분을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셨는지. 저는 너무 확신이 있거든요 이 일에. 그리고 제가 유능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 일을 너무 잘한다는 걸. 그렇지만 사람들이 사실 필요로 하지 않으면, 저는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조차 없는 거잖아요.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되나. 브랜드 초기에 모두가 다 가지고 있는 질문이고, 궁금증이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내셔는 지, 그게 제일 궁금해요.



Q10. 오늘 인터뷰 해 보니 어떠셨나요?


음. 일단.. 이기적으로 해도 되나요?(웃음) 제가 알려졌으면 좋겠고요. 제 번호는.. 010-7…(웃음)  일하는 우리를 통해서, 연락 주세요.(웃음) 그리고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편집된 인터뷰입니다.

저뮨님의 유쾌한 에너지를 영상으로 직접 느끼고 싶다면? (클릭)▼

작가의 이전글 법무법인 별은 저에게 셋째 아이 같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