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블] 서로의 레퍼런스가 되어 우리 내일로 가자

나만 아는 도심 속 힐링 스팟, 고독스테이 대표 김지영님

by 워킹어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독을 판매하고 있는 고독지기 김지영입니다. 도심 속에서 디지털 기기와 사회적 연결로부터 벗어나 고독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인 고독스테이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프리랜서로 문화 기획이나 콘텐츠 제작, 에디터, 강사 등등 다양한 일을 통해서 삶의 구조를 실험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Q1. 고독스테이는 어떤 곳인가요?


고독스테이는 혼자 나 자신과 오롯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어떤 게스트 분들은 힐링 방탈출이라고 표현을 해주시기도 하고 나만의 고독 아지트, 쉘터, 이렇게 표현을 해주시기도 하는데요. 나만을 위해 준비된 공간 그리고 그 공간과 밀착된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나를 향한 작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좀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이라던지 셀프 워크숍 같은 것들을 할 수도 있고 복잡한 연결에서 벗어나서 오롯한 휴식을 할 수 있는 경험, 나의 오감을 활용해서 감각할 수 있는 그런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형태를 통해서 잊고 있던 나와 정말 온전히 만나는 경험을 하실 수 있는 곳입니다.



Q2. 지영 님이 지금까지 해오신 일들이 어떻게 고독스테이와 연결되었는지 궁금해요.


일단 저는 전형적인 ENFP 스파크형인데요. 그래서 흥미를 따라서 굉장히 많은 일들을 여태까지 해왔어요. 제가 관심 있었던 것들을 좀 추려보자면, 취향이 담긴 공간들에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고 그리고 또 콘텐츠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도시재생 같은 큰 단위에서의 공간 기획 운영에서부터 작은 단위의 공간기획 운영하는 경험들을 해왔고요. 영화제, 축제나 예술치유 워크숍 이과 같은 콘텐츠 기획, 문화 기획 쪽에서도 일을 하기도 했고, 그런 경험들을 글로 풀어내서 사람들하고 나누는 에디팅 관련한 일도 병행해서 해왔던 거 같아요. 그런 세 가지 층위의 일들이 통합적으로 연결된 것들이 이 고독 스테이로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3. 지영 님께 이 ‘고독’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아까 MBTI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전형적인 발산형이거든요.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거에서 에너지를 얻고 살아왔는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하나도 재밌지가 않은 거예요. 그때 약간 멘붕이 왔어요. 뭔가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혼란스러우면서도 두려웠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갭이어를 가져야겠다. 일 년 동안 미뤄왔던 세계여행을 가자.'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 원래 저는 모험적인 경험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 시기가 오자 스스로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래서 요가를 한 달 동안 수련하거나 명상 센터를 가서 명상을 공부하고, 실험 공동체를 찾아가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꾸리는 사람들의 삶을 좀 가까이서 같이 함께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 하루에 숙소에 딱 들어갔는데 약간 이른 저녁, 아직 햇살이 있는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일기를 쓰는데 그 시간이 너무 좋은 거예요. 무슨 특별한 걸 한 게 아니고, 언제나처럼 아침에 명상하고 혼자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다 들어와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나는 그냥 내 하루를 끝내고 일기를 쓰는데 내가 되게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동안 호기심이 많은 게 나라고 생각했는데, '아, 내가 진짜 궁금했던 거, 내가 진짜 알고 싶은 건 나는구나' 하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래서 내가 진짜 궁금하고 내가 발견하고 싶은 게 나라면,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나, 새로운 장소를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 국내로 돌아와서는 두 달 동안 시골 한옥에서 혼자 강아지 산책시켜주고 일기 쓰고 템플스테이 가고, 그렇게 나랑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줬거든요. 그러면서 제 안에서 발굴해 낸 키워드가 고독이었던 거 같아요. 고독이 저한테는 그냥 고독이 아니라 건강한 고독이거든요. 단절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더 잘 연결되기 위해서 저한테, 그리고 많은 사람들한테 고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4. 고독을 발견하기까지 긴 여정을 거쳐온 지영 님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제가 문화기획 팀에 있을 때 사람들이 저한테 "흥미 본위의 사람이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때는 '다들 자기 흥미 쫓아서 사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그 재미라는 것을 외부에서 찾았다면, 지금은 내 안에서 그걸 만들어낼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는 것이 좀 달라진 부분인 것 같아요. 전에는 재미라는 것이 내가 몰랐던 새로움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뭔가 내가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그 재미를 '갖고 싶었다'면, 지금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여러 형태로 만들어서 공유하고, 사람들이 그것에 공감해줄 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쁨과 재미를 느끼거든요. 근데 그 재미는 제가 만들어 낸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여전히 흥미와 재미가 제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건 맞는데, 그 방향성이 좀 달라진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Q5. 앞으로 지영 님의 Work & Life는 어떻게 Blending 될까요?


사실 고독스테이를 브랜딩까지 하긴 했지만, 그냥 하고 싶어서 무작정 시작한 거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고독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나니까,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변주와 확장을 좀 꿈꾸고 있는데, 지금은 고독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게스트 분들과도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는데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주시고, 또 비슷한 결과 맥락에서 서비스나 사업들을 하고 계신 분들하고도 미팅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우선은 공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그리고 공간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고, 또 고독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있게 담아낸 매거진도 현재 발행하고 있고요. 고독이라는 테마는 뾰족하게 가져가되 다양한 방식으로 이것을 확장해 나가는 것들에 열려있고, 그런 기획들을 지금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Work Life Blending에 대해, 지영 님이 덧붙인 이야기


제가 몇 년 전에 읽고 감동받았던 책 중에 ‘나의 작고 소박한 생업 만들기’라는 책이 있어요. 거기서 현대인들의 불행은 전업의 형태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일에서 돈도 벌어야 되고 내 삶을 이루는 만족도 같이 얻어야 되는 것에서 우리의 불행이 씨앗이 있다고 하거든요. 저는 그 말이 너무 공감이 돼요. 그동안 우리에게는 하나의 일만 선택하는 것이 디폴트인 상태였잖아요. 선택지가 사실은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자기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시대잖아요. 내가 원하는 일의 비율을 조정하면서 내 삶의 비율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돈을 더 많이 벌지 못해도 삶에 있어서 다양성을 줄 수 있고 그걸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 삶이 저한테는 행복하거든요. 일에 대한 다양성이 존중받을 때 사회 전체적으로도 행복도가 많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삶에 있어서 롤모델이 아니라 레퍼런스가 필요한 시대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우리가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면서 살아갈 텐데, 롤모델처럼 어떤 사람을 정해서 그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형태로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까 고독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느슨한 커뮤니티, 느슨한 연대를 만들면서 서로가 서로의 삶의 참조점이 되고, 영감을 공유하는 형태로 삶을 나누고 싶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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