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빵기, 딱지와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언젠가 이 아이들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지인이 어린 길고양이를 데려왔다가 갑자기 범백 감염으로 고양이가 죽어버려서 크게 상심한 모습을 봤다. 예방접종도 했지만 잠복기가 있어 이미 걸린 상태였던 모양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길에서 태어나 이 집 저 집을 전전하며 고생했을 그 어린 생명이지만, 그 사랑스러운 존재를 품고자 했던 지인도 마음이 참 아팠나보다.
우리 아이들은 동물병원에서 '타고난 건강체질'이라는 칭찬도 받고, 다행스럽게도 잘 자라고 있지만 혹시나 어떤 일이 생길지, 어쩌다가 고양이별로 떠나게 될지는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항상 최선을 다하고 맘껏 사랑해주고 예뻐해 주려고 노력한다.
고양이가 죽으면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하나 알아보니 반려동물 장례업체가 많다고 한다. 비용은 관까지 포함해서 평균적인 수준으로 선택하면 30~40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현행법으로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도 된다고 하지만,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을 그렇게 처리하는 집사, 주인들은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처음 우리 빵기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바보 같이 이별에 대한 준비를 먼저 생각했다. 빵기와 따뜻하고 행복한 이별을 하겠다고, 우리 둘은 피가 섞이지도 않았고, 내가 일방적으로 골라서 선택한 조금은 불평등한 인연이지만 아주 끈끈한 관계라고. 내 인생에서 그 어떤 만남, 인연보다도 특별한 관계... 정말 가족이니까, 그렇게 사랑하다 보내줄 것이라고.
매일 보고, 소리도 듣고, 같이 놀고, 존재를 느끼는 것. 물론 아주 소중하지만 우리 빵기와 딱지가 언젠가 나를 떠나더라도 내가 아이들을 배웅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처음 반려동물을 키워서 부족하고 서툴렀던 내 손길을 빨빨거리며 여린 몸으로 따라주어서 고맙다고 몇 번이고 생각할 거다.
지금 내 눈 앞에서 반짝거리는 아이들이 떠나고 나면 내 가슴 속에 박혀서 반짝일 것이다.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생각을 아이들한테 기대하지 않지만 떠나서도 이름처럼 그렇게 지내길 바란다. 빵기는 고양이별에서 맛있는 것 먹고 응가 잘하고 편하게 빵기 뀌면서 여유롭게 지내고, 예쁜 애교둥이 딱지는 그 옆에 딱 붙어서 둘이 알콩달콩 재밌게 놀며 지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