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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Sep 28. 2020

자식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Feat. 악몽)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해외 근무로 나는 시집 가기전부터 부모님과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았습니다.

덕분이랄까, 지난 10년간 부모님은 매년 해외 여행을 하며 사셨지만,

엄마는 나에게 늘 "언제쯤 우리는 헤어지지 않고 살수 있을까" 라고 푸념하듯,

공항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헤어지고 했어요.

아직도 마음이 짠한....


어떤 날은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별일 없지" 하며 카톡을 보내옵니다.

안 좋은 꿈을 꾸었다고 해요.

악몽이라도 꾸면 눈 앞에 안 보이는 자식걱정에 밤새 다시 잠을 못 이루었다고....

밤새 연락하고 싶은 것을 혹시라도 잠을 깨울까

새벽까지 기다렸을 엄마의 마음에 내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오늘 아이를 재우다가 늘 그렇듯 나도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짧디 짧은 잠을 자는 중, 악몽을 꾸었습니다.

4살 아이의 학교 선생님과의 심각한 면담.

반 친구들이 아이와 모두 놀기 싫어한다며 대책을 찾아보자는 이야기가 오늘의 주제인 듯 합니다...

나는 침착히... 급한 마음을 가다듬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관찰한 내용,

그리고 제안하는 대안 및 대책 등을 듣고 싶어서

선생님이 설명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 다 곱씹어 듣고 싶은데 오늘따라 유난히 주변은 너무 시끄럽고,

선생님도 빙빙 돌려 본론으로 안 넘어가서 답답 짜증스러운 중에 잠에서 깨버렸어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잠에서 깼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내 꿈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인 듯 합니다.

그 동안 스윗한 남편 꿈, 회사 꿈, 지나간 악몽 같은 전남친꿈 등이 내 꿈의 주된 주제였습니다.

악몽이라도, 그냥 무시하고 그러려니 하며 지나칠 수 있었는데...

아이가 꿈에 나오는 것은 주제와 무관하게 나의 온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느낌입니다.

부디 내 무의식이 제발 이 부분만은 건들여주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휴...

나 벌써 아이의 교육 문제 학교/친구 문제 고민할 나이가 되었나.

이렇게 걱정많은 성격에, 나중에 아이를 학교에 어떻게 보내고 시집은 어떻게 보낼런지.

이제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자식 학교 및 교육 걱정에 꿈을 꿀줄이야..

한숨만 나옵니다.


애꿎은 남편에게 괜시리 애한테 더 신경써서 잘 하라며 화를 내며 툴툴 거리고,

다시 아이 옆에서 잠을 청합니다.

챙겨야 할 내 새끼가 생긴 다는 것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우리 힘으로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함이 벌써부터 엄습합니다.

그저, 전능하신 신의 보호하심을 구해야 할 뿐입니다.

엄마로서 더 많이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기도를 쌓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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