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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Mar 01. 2021

왜 나는 이렇게 바쁜것인가

하고 싶은 일은 많고 "해야 할 일"은 많다 

"왜 나는 이렇게 바쁜 것인가" 

요즘 내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지 내 삶이 좀더 여유롭고 다채로울 수 있을까? 

시간을 분단위로 트래킹하는 스케쥴러를 진득히 앉아서 쓰는 시간조차 나에게는 아깝고 무의미하다. 

그런거 안써도 내 삶에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없음이 분명히 보인다. 




수면시간을 제외한 평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50% 을 보내는 내 커리어, 일. 

자기계발의 수단이자 글로벌 시장의 리더로서 성장을 이끌어 주는 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회사 내 위치가 있는 만큼 절대로 소홀히 대충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단순히 "생계" 만을 위한 일은 아니므로 

내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한다 해도 불평하고 싶지 않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내 시간의 30% 정도.

특히 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에브리데이 재택근무는 그 시간을 더욱 규칙적이게 만들어주었다.  

(고맙....다...)

평일에는 30%, 주말에는 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식사를 하고, 책을 읽어주고,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타고 뛰어노는 일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가끔 아이와 놀고 있는 그 프라임타임에,, 

실컷 책이나 맘껏 읽고 중국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유혹이 들 때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와 노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많다. 

(아이의 유치원을 6시까지 종일반으로 변경한다던지... 도우미를 고용해서 아이를 봐달라고 한다던지...)   

아직은 그 달콤한 유혹을 떨쳐내고 있는 중이다. 

사랑하는 아이가 당장 자아실현에 방해꾼이 된다는 생각은 "냉혹한 현실"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지금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은 절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고 투자이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이제 엄마보다 친구가 좋다 할텐데, 

하루가 다르게 자라가는 아이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며... 

내 품안의 자식일 때 마음껏 사랑하고.. 네가 나를 원하는 이 때 그 옆에 있어주고 싶기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회한다고 말했던 그 일은 

자아실현도 아니고, 큰 돈도, 명예도, 성공도 아닌, 가족과의 시간이었다. 


남은 20% 시간. 하루에 3-4시간 정도. 

하루에 3시간이면 엄청난 일을 할 것만 같은데 꼭 그렇지도 않다. 

밀린 일이나 늦은 밤 회의가 있는 날이면, 

그나마 그 3시간이 2시간이 되기도 하고 1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 3시간 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렇다. 

아이의 학교 일정 및 숙제거리 등을 챙기고, 반 엄마들에게 온 공지 및 연락에 답장을 하고... 

다가올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특별한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검색하고 등록하고..

외국계취업멘토링 주문 들어온 일들을 검토하고, 

다이어리를 쓰며 한주/한달을 계획하고, 성경을 읽고, 책을 보고, 

중국어/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회사 외) 새롭게 맡게 된 강의를 준비하고.. 

운동을 하고.. 내일 먹을 반찬을 미리 만들기도 하고.. 

브런치/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웃들의 글에 답글을 남기기도 하고...


보다시피 3시간 안에 하기는 너무 많다. 

오늘 꼭 해야 할 일만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일들에는 손도 못대고 그냥 잔다. 

나에겐 내일 아침부터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 

카페인에 의지하지 않은 맑은 정신은 중요하니까. 




2021년을 시작하면서 다이어리 첫장에 적은 글이 있다. 

2개월 전의 나는 변화를 원했고, 적어도 마흔이 되기 전에 무언가 성취해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의 나도 동일하지만,  시간을 쪼개어 들여다보니 나는 이미 현실에 마주한 듯하다.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것을 성취하려면,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 레스브라운-


다른 내가 되려면 나는 어떻게 시간을 다르게 써야 하는 것일까? 

다른 내가 되려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엄마인 나는 좀더 냉정하게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누군가에게 delegation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애가 좀 클 때까지 뭍어두어야 하는 것일까? 

아! 잠을 확 줄여볼까? 


갑자기 태양의 후예의 빅보스의 명언이 떠오른다. "대답은 누가 하나.." 


- 2021년 2월의 마지막 날 00엄마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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