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많은 미련한 여자

by 아메리카노

해외 생활 10년 째, 세번의 국가 간의 이동이 있었다. 옮길때마다 나는 무언가 미련이 많고 걱정이 많아, 끝맺음이 확실치 못했다. 이런 내가 싫다며 남편에게 하소연 해보지만 이미 버려진 돈은 어쩔수가 없다. 여기저기서 새어나가는 매달 나가는 비용들. 결국 일년이면 큰 손해인 것을 알면서도 흐지부지 끌다가,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격이 되버린다.

처음 한국을 떠날 때, 2년 간 파견/주재원 근무 예정이었다.


2년이니까... 한국에 휴가로 자주 갈꺼니까...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이 필요할지도 모르자나....


결국 가장 저렴한 기본요금(그당시 12,000원 정도)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결국 2년 중 한번 한국에 갔고, 휴대폰 인증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년 후 해외의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여전히 나는 12,000원 요금을 유지했다. (왜...??!!) 지금 생각해도 정말 이해가 안가지만, 휴대폰 인증 등 필요한 순간 못 쓰는 건 정말 싫다며 매달 12,000원을 길에 뿌렸다. 결국 일시정지로 변경해 몇천원씩 내며 한국 번호를 가지고 있다. 언젠가 내가 한국에 가면 쓸려고?

두번째 이동한 국가(A)에서 세번째 국가(B)로 이동하게 되었다. 게으름에 A국의 핸드폰을 현지에서 해지하지 못한채 B국으로 출국했다. B국에서 전화로 핸드폰 해지를 위해 전화 상담을 했다. 상담원은 지금까지 쌓아둔 포인트가 많은데 다 쓰고 해지하면 어떻겠는지 조언한다. 그러고보니 아깝네 하며 알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포인트를 쓰려면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 A국의 통신사는 비번 찾는 과정이 무척 복잡하다. 결국 포기하고 B국에서의 적응으로 바쁜 나머지 몇달이 지나간다. 그러는 사이 A국의 핸드폰 요금은 그대로 한달 7-8만원씩 공중에 뿌려졌다.
결국 포인트를 포기하고.... 몇 달 후 그냥 해지했다. 그 몇달 난 도대체 뭐하고 산 거지?




이런 미련 많은 내가 너무 싫다. 그냥 시원하게 떠날 때 모두 버리고 없는대로 살면 되자나. 아깝다며 버리지 못하는 나, 지난 투자가 아까워 움켜쥐고 살다 결국 더 많은 것을 잃는다. 혹시 하는 마음에 붙잡고 사는 모든 잉여가 결국 손해다.


그 나쁜 남자와도 결국 그렇게 오랜 시간을 만나 울고 아파하면서도 쉽사리 헤어지지 못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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