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Executive Branding)
회사에서 공식 드레스코드로 캐쥬얼을 공표했다. 드디어 우리도 쥬커버그처럼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와도 되는거야 하며 모두 환호했다. 나는 유독 마음이 무거웠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건만, 나는 너무 어려보인다. 개인적으로 어려 보이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회사에서, 특히 여성리더로서 시니어 포지션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라면 어려보이는 것은 마이너스일 때가 많다.
중견 리더로서, 회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장을 잘 갖추어 입어도 어린 이미지에 늘 고민이 많았었다. 이제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회사 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보일텐데... 대학생 (적어도 대학원생) 같아 보일텐데... 위엄이 안 서는 군.. 싶다.
나이 들어보이는 방법 좀 있을까요?
복장도 복장이지만, 내 목소리톤과 제스쳐 등등도 아직 소녀(?)같을 때가 많아 늘 고민이 많다. 스스로 반성하며 자체 프로다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주문을 외우지만 사람의 특유의 습성이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인터뷰 등의 긴장되는 순간엔 더욱 부각되곤 한다.
요즘 나의 최대의 고민, 리더의 카리스마와 프레젠스를 나타내는 것. 자연스럽게 존경받을 만한 피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수직형 권력 구조의 조직에서는 권력이 그 역할을 해주지만, 글로벌회사의 매트릭스 형 조직에서는 권력 및 타이틀이 비슷한 상황에서 카리스마적 영향력을 나타내야 한다. 선 권력 & 후 카리스마가 아닌, 선 카리스마 & 후 권력 (승진) 의 원리다.
글로벌 기업의 한 조직의 리더(예-사장)가 되는 길은, 시험만 잘 봐서는 안된다. 일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가끔 일 못하고, 심지어 일은 안하고 말 만 잘해도 리더가 되곤 한다. 그러니 "일만 잘하면 되지" 라는 순진한 생각은 버리자. 그리고 카리스마적 이미지를 키우는 법을 체득하자.
나에게 스스로 되뇌이는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