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사야지 하는 막연한 꿈인지 환상이 있었습니다. 여성들의 로망이라고들 하나요?
직장생활 십여년째, 이제 좀 여유가 생겼다 싶어졌습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좋은 것도 한번 들어볼만하자나 하는 마음에, 출장 길 공항 면세점의 샤넬 샵에 들렸습니다. 비싼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쁘고 유명한 것도 인정합니다만, 이건 너무 심하더라고요. 가방 하나에 500만원이 넘어갑니다. 대대손손 (?) 물려줄 만 한 가격입니다.
우리도 둘이 벌이가 꾀 좋습니다만, 아무리 잘 벌어도 이걸 왜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5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의미있는 일들이 생각나서 그냥 돌아서서 나왔습니다. 내가 얼마나 돈이 많으면 이런 걸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는 건가요? 이것도 사고 다른 500만원 어치의 일을 해도 해도 돈이 모자라지 않는 부자들이라면, 쉽게 살 수 있으려나요. 하긴, 요즘 중국의 큰 부자들은 명품샵에 진열된 가방을 싹쓸이 하는 취미가 있다고들 하니까요.
나는 아직 떼부자가 되어보지 않아 모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나는 못 사는 것이 아니라 안 사는 거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사시는 분들의 취향과 의견을 비난하는 바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