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메리카노 Dec 25. 2019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

내년은 어떤 목표를 향해 출발할까요?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네, 맞아요 A형!)
우리 남편은 나를 일본말로 心配症, 사소한 일에도 걱정이 많은 병이라며 놀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필요한 (쓰잘데기 없는) 걱정들이 많지요.
스스로 필요한 걱정과 불필요한 걱정을

구분하고 쳐내려고 쉴 새 없이 노력합니다.

대부분 생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한 번쯤은 미리 생각해보고 살고 싶었어요.

마치 수능 실전 모의고사를 몇 번씩 쳐보듯 말이죠. 그래야 적게 놀라고 적게 당황해서

그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2019년을 마감하면서,

올해도 감사히 무사히 잘 왔다 하며 한 챕터를 정리해봅니다.

어떤 2020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무엇일까?

절대로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무엇.  문제도, 사회생활의 문제도 어느 것도 아니었습니다.

부모님과 남편/아이의 건강

나에겐 가장 두려운 걱정거리였습니다.

시뮬레이션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

현실로 닥치지 않으면 준비가 안될 것 같습니다.

이 두려움의 공간이 아무런 문제 없는 백점이라면

나의 매일매일의 스코어는 백점일 것 입니다.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우리는 잠시 기울다가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겠지만 예전만은 못할 것입니다.

이런 깊은 슬픔의 통로를 지나는 경험을 

이미 해보신 선후배분들의 삶은 

정말 존경스럽기만 하지요.


불혹을 바라보는 타국 살이 딸은 

올해도 칠순의 부모님을 뵐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헤어지는 길, 공항에서 "내년에 또 만나요" 했지만 마음 한편은 불안합니다.

내가 가장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남편이

나에게 없으면 나는 아마 미친 여자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문제는 이미 한번 큰 일을 겪었다고 하지만,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 두려운 일들 앞에

다른 모든 크고 작은 이런저런 신변의 걱정들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2020년 내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잘 알겠더군요.
두려움은 우선순위를 발견하게 했습니다.

2020년에는 
사랑하는 그들과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잘 균형을 잡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가 건강해야 한국에도 자주 들어가

부모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와 더 재밌게 놀아주고

좋은 곳에도 많이 갈 수 있습니다.

남편과의 둘만의 데이트도 자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내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두려움 리스트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죽음의 문턱에서 내가 배운 4가지 교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