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덴마크 코펜하겐 한 달 살러 가는 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요. 준비도 거의 다 했어요. 어떤 결정을 했는지 함께 봐주실래요?
1. 로밍: 유심을 살까 검색도 해봤는데 현지 번호를 새롭게 받는 건 좋지만 제 번호를 살리고, 한국과의 톡이나 전화 등을 고려하여 로밍하기로 했습니다. SKT를 사용 중인데 baro 요금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데이터 사용량을 보니 한 달 내내 넉넉하게 사용해도 6G를 쓰니 최소 용량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30일 동안 3GB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결정했습니다. 29,000원이고 3G를 소진해도 최대 400kbps로 계속 사용 가능하고 특히나 로밍 문자 수신, 발신이 무료라니 저에게 딱 맞네요.
2. 환율계산: 덴마크 통화인 크로네(DKK)가 익숙하지 않은데요. 대략 200을 곱하니 원화로 예측이 됩니다. 100 DKK는 20,000원인 셈입니다. 아주 단순한 방법인데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는 천 단위에 콤마를 찍는데 여기는 끝에 콤마를 찍더라고요. 10, 이면 10 DKK로 그러니까 2,000원인 셈으로.
3. 교통카드: 계속 투어만 할 게 아니어서 코펜하겐 카드를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카드는 필요해 보여요. 공항 근처 호텔에서 IPC로 이동해야 하고, 주말에 일일 투어하는데는 코펜하겐 카드가 적합하지 않더라고요. 교통카드가 우리나라 것처럼 후불 정산이 되지 않아 조금 불편하지만, 환승 할인을 고려해 80 DKK(x200, 16,000원)를 투자하여 Rejsekort(라이스코트)를 구매할 예정입니다. Rejsekort Personal을 사면 좋지만 외국인인 저는 Rejsekort Anonymous를 사야 하네요. 중요한 점은 매번 체크인, 체크아웃을 하는 게 아니라 교통수단이 바뀔 때(메트로, S-Tog 기, 장거리 기차, 버스)만 체크인하고 종착지에서 내릴 때 체크아웃 한 번만 태깅하면 됩니다.
4. 코펜하겐 카드: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카드 덕에 알뜰하게 여러 곳 둘러봤다고 하는데요. 전 명소를 천천히 둘러보고 싶거든요. 하루에 최소 3-4개를 가야 본전인 셈이라 좀 애매합니다. 이게 교통비 포함이라 숙소가 멀다면 정말 이익인데, 제 숙소는 도심에 있어서 별 혜탹이 없어요. 원하는 여행지에서 여유 있게 즐기기로 했어요. 정말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책도 읽고 샌드위치도 먹고 싶거든요. 오히려 돗자리를 챙겨가야 할까 봐요.
5. 여행지: 동선을 고려한 여행지 선정이 정말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힘들어요. 블로그와 유럽 여행 카페도 많이 둘러봤습니다. 여행을 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코펜하겐의 명소를 완벽하게 다 둘러보는 게 목적일까요? 굳이 왜죠? 그냥 즐기러 가는 건데 말이죠. 그래서 대략 가고 싶은 곳 몇 군데를 정했습니다. 나머지는 가도 좋고 이번에 못 가면 다음에 가려고 해요. 작년 IPC 여름학교 프로그램을 보니 3주 동안 짧은 투어(코펜하겐 시내, 크론보르 성, 테그너 박물관, 프레데릭스보르 성,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 킹고 하우스)가 제법 있더군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주말과 3박 4일간의 휴일을 위해 조사를 더 했습니다. 궁전, 미술관, 도서관은 꼭 방문하고 나머지는 시간이 되는 대로 둘러보려고 해요.
6. 배치고사: 얼마 만에 보는 영어시험인지. Oxford Online Placement Test로 영어 실력을 판단하고 반을 배정하나 보더군요. 결과를 알 수 없지만 현재 실력 대로 배정받아 열심히 공부해서 변화를 만들어 내야겠죠. 영어로만 하루 종일 생각하고 말하면 조금은 늘겠죠.
7. 자전거: 자전거를 몇 달째 배운다고 하면 다들 비웃지만 사실 그렇습니다. 겨우 중심 잡고 이제 턱을 오르고 내리는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남은 4주 동안 얼마나 실력을 향상시킬지 모르겠지만 덴마크의 따릉이 Donkey Republic를 사용하길 기대합니다.
8. 초록이: 여름이 되니 집안의 초록이들이 쑥쑥 자라는데요. 한 달 동안 이 초록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어요. 다른 곳에 가져다주고 물만 좀 주길 부탁할까도 생각했는데 자동으로 화분에 물 주는 도구를 장만 했습니다. 배송료가 더 들 만큼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어요. 적절한 물 조정을 익히기 위해 테스트하는 중입니다.
9. 휴가: 드디어 16일 휴가를 냈습니다.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하면서 5일 이상 연속 휴가를 내어본 적이 없는데요.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집니다. 내 생에 이런 날도 오는군요.
10. 마음 다스리기: 모든 준비에 돈과 시간이 큰 영향을 미치더군요. 가성비 높은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니 머리가 계속 아팠습니다. 이러다간 《모모》에 나오는 영업사원 BLW 553 c호에게 시간을 뺏길 것 같았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즐기다 오는 거야.' 이제는 마음을 다스립니다.
매일 독서 습관 쌓기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 내 글에서 빛이 나요 / 주간성찰 구독 / 글코칭 /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