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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Nov 14. 2018

내가 존재하는 이유

다른 사람들의 성장을 돕고 그것으로 내가 더 성장하는 것

12년의 방황과 몸부림 끝에 직무를 바꾸었다. 이유는 단 하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확신이 없었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업무, 교육담당업무(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를 선택해서 14년째 일하고 있다. 한두 해를 보내며 잘 바꾸었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감히 천직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행복하다.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할 만큼 하루하루가 즐겁고, 새로운 배움과 성장으로 가득하다. 내 삶의 행복은 직무전환으로부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내 일이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인가?


어떻게 보면 허드렛일로 가득하다. 일정을 관리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하도록 챙기고, 빠진 것은 없는지 돌아보고, 각종 문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전문성이 가끔은 필요하지만, '과연 내가 전문가인가?'라는 질문에는 부끄러울 때가 있다. 때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꼭 나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일을 사랑하고 가능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지 마라.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해서 먹고살 수 있는 행운아인가? 오래지 않아 더 이상 그것을 사랑하지 않게 될 것이다. 당신이 창출하는 가치를 사랑해야 한다. 과정은 어렵지만 그 과정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그 어려움을 정당화해준다.
《언스크립티드》 중에서


'나는 내 일 자체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더 사랑하는구나! 그래서 일을 하는 과정에 생기는 허드렛일 조차도 즐겁구나!'


내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나 스스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 있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더 잘하도록 지원한다. 교육, 코칭, 정보 공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등의 다양한 개입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일을 더 사랑하고, 더 동기부여가 되고, 더 많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결국은 그들이 회사에서 성장하도록 돕는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구성원들은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칭찬한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칭찬도 받고 돈까지 버는 이 일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가치는 내 일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공부를 좋아했던 나는 수업시간에 형형색색의 펜으로 노트 필기를 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여 친구들에게 나누는 일은 더 큰 기쁨이 되곤 했다. 나 혼자서 보기엔 내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서 공유하고 싶었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물론 노트 정리를 직접 하는 사람이 정리된 노트를 보는 사람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친구들에게 칭찬이나 고마운 표시를 받으니 더 열심히 공유했다. 덕분에 공부를 더 잘하게 된 계기가 됐다.


TED 강연을 들으면서 깜짝깜짝 놀란다. 전 세계 강연자들이 펼치는 강연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언변으로 가득하다. 그들의 강연을 보며 통찰력을 얻는다. 나 혼자만 보고 알기엔 너무나 안타깝다. 좋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TED 매거진(TED를 통해 보는 세상)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물론 글로 나누기 위해서는 더 많이 듣고, 이해하고,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나는 강연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의도를 더 깊이 이해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자연스레 영어공부도 하고 강연자의 발표 스킬까지 배운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방법 중의 하나로 코칭이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항상 오르막만 있는 게 아니기에 내리막으로 접어들기도 한다. 그럴 때 옆에서 지지하고 다시 오르도록 돕는 역할을 코치가 한다. 코칭 대상자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행 의지를 다져 스스로 실천해 나가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코칭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나 또한 그들을 통해 배우는 게 많다. 코칭 대상자로부터 진솔한 인생 고민과 이야기, 삶에 대한 노력과 태도를 듣고 보면서 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본다. 코치로서 부족한 점은 없는지 늘 반성하고 내 삶에 더욱 충실하게 된다.


내가 글을 쓰는 것 역시 이런 이유다. 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이 배웠지만 독서를 통해서도 많이 성장했다. 내가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내가 경험한 인생을 나눠서 독자들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일상에서 내가 발견한 작은 기쁨과 깨달음을 글로 공유하여 그들도 무언가 느끼게 하고 싶다. 책을 읽다 발견한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소개하여 그들도 자극을 받거나 혹은 그 책을 읽도록 유도하고 싶다. 내가 가본 영화관, 미술관, 공연장에서의 감동과 통찰을 나눠주어 그들이 더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성장해야 하고,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느껴야 한다. 이런 나의 배움과 성장에 대한 즐거움, 그로 인해 느껴지는 충족감이 나의 존재 이유가 된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듣는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다음과 같다.


"너와 함께 있으면 자극이 된다."

"너는 정말 에너지가 넘친다."


'나 스스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함께 성장하는 것'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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