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May 07. 2020

말의 힘, 사람의 힘

나를 성장으로 이끄는 감사한 사람, 모두 나의 스승이다

성격이 급한 나는 실행력이 매우 강하다. 동시에 의외로 우유부단하다. 어떤 것은 다른 사람이 놀랄 만큼 빛의 속도로 처리하는 반면, 내가 확신이 없거나, 부족함을 느끼는 경우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그런 나에게 힘이 되는 친구가 다름 아닌 '말'이다. 머릿속을 맴돌거나, 마음속에 바람만 있어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게 '말'이라는 수단으로 입 밖으로 나와서 다시 내 귀에 들리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때 움직이기 시작한다. 



2년 전 일과삶 브런치 작가는 그렇게 탄생했다. 글 세 편을 호기롭게 쓰고는 '작가 신청'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졌고, 아직 때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쓴 지 4개월이 지난 후 작가 신청은 우연히 이루어졌다. '말'이 아니었으면 흐지부지 작가의 서랍 깊은 곳에 묻혔으리라. 코칭 실습을 하던 중 "내 책을 내고 싶어요."라는 나의 목표에 코치가 물었다. 


"책을 내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코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끄러움, 부족함, 열등감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대항하여 눈을 질끈 감고 작가 신청 버튼을 눌렀다. 2년 전 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일과삶 북카페 오픈이 버킷리스트 7호다. 최근 작은 책방을 열어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글쓰기 모임은 이미 하고 있으니 독서 모임을 하고 싶다는 소망은 품었으나, 시간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던 중 두 번 연속 질문을 받았다.


"일과삶님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독서 모임을 하고 싶지만, 여력이 안돼서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꼭 해보고 싶어요." 


말로 내뱉는 순간 '정말 하고 싶다'라는 열망이 끓어올랐다. '정말 안되는 게 맞나? 작게 시작할 순 없을까?' 아니 불가능은 없었다. 우선순위의 차이였다. 어떻게든 밀어 넣고 붙여놓으니 할 수 있겠더라.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모임을 열었다. 뜨거운 반응에 2기까지 단번에 만들었다.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니까. 오프라인 독서 모임도 도전할 거다. 



말은 나에게 도전을 북돋우는 용감한 친구지만, 때로는 위안을 준다. 5년을 함께 일해도 퇴사하면 연락하지 않는 동료가 있는 반면, 1년만 함께 일했는데 7년이 넘도록 아직도 연락하는 친구가 있다. 친구가 외로울 때 내가 힘이 되고, 내가 힘들 때 친구는 나의 말을 들어 준다. 서로 바쁘게 살다 보니 직접 만나는 시간보다 전화로 통화하는 시간이 길다.


"난 오늘 이래서 속상했고 엄청 스트레스받았어요."

"선생님, 맞아요. 나도 그랬어요...."


내 안의 불평과 고민은 친구에게 말로 전해지며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한 시간 동안 쏟아낸 말의 빈자리는 친구의 따뜻한 위안과 격려로 채워진다.


말은 나에게 도전과 위안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그 말을 던지고 받아주는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도전을 격려한 코치, 다음 프로젝트가 궁금한 문우, 불평을 차분히 들어주는 동료. 


나를 성장으로 이끄는 감사한 사람, 모두 나의 스승이다.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2기 모집 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