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고수에게 배웁니다 #4
작년 가을 저는 서울도보해설관광에 푹빠졌습니다. 서울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관광지를 안내하는 무료 프로그램인데요. 최대 8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경복궁, 북촌, 청계천, 남산성곽, 몽촌토성, 성균관 등을 걸으며 설명을 듣습니다. 남산성곽에서 최고령 일상의 고수 A를 만났습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지방고 출신 중년남자 동창생 6명과 저만 참여했기에 저는 주로 서울문화관광해설사 A 옆에 붙어서 설명듣고 같이 걸었습니다. 동대입구역에서 장충단 공원을 거쳐 남산서울타워까지 오른 후 프로그램이 끝났는데요. 안중근기념관은 각자 알아서 가라고 해서 저는 혼자 가려했습니다. A 역시 내려가는 길이라며 동행했는데요. 마침 점심시간이라 함께 남산도서관에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울문화관광해설사는 자원봉사고 교통비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근처에 사는 관광가이드 출신 분들이 취미로 도보투어를 하는 거라 짐작했었죠. 그런데 A는 2시간 프로그램을 위해 경기도에서 지하철을 2시간 타고 왔다더군요. 지하철은 무료니 큰 문제 없고, 자신을 찾아주는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는데요. 그렇게 밝은 표정을 본 적이 없습니다. 뽀얗고 통통한 얼굴이라 주름도 거의 없는데 70대 중반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A는 부모님이 여행을 좋아해서 어릴 때 부터 함께 여행을 다녔고, 은행에 취직해서는 주말마다 혼자 여행을 다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결혼하면 여자는 퇴사를 해야 해서 직장을 그만 두고 그때부터 관광통역가이드로 일했답니다. 일본어를 독학으로 마스터 해서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를 했죠. 워낙 여행을 좋아하니 일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인생을 즐겼답니다.
이제는 은퇴해서 자원봉사만 하는데요. 주로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렇게 도보투어가 있으면 나들이 하듯 지하철 타고 온다고 해요. 도서관에서는 역사에 관한 책도 읽으며 문화해설관광의 영역을 더 넓히고 설명도 입체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영어 해설을 위해 지하철에서는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하느지 여쭈었는데요. 가방에서 《굿모닝 팝스》를 꺼내 보여주어 깜짝 놀랐습니다.
《굿모닝 팝스》는 제가 처음 영어 공부할 때 들었던 프로그램인데요. 오성식 선생님 덕분에 너무나 재미있게 학습했더랬죠. 그 추억의 《굿모닝 팝스》를 70대 어르신이 지하철에서 공부한다니 정말 반가왔어요. 그리고 희망이 생겼습니다. 언제가 제가 70대가 되면 그때 저도 지하철에서 《굿모닝 팝스》로 녹슨 영어 실력을 다질 수 있지 않을까요?
학습과 열정, 감사, 건강 그리고 자신의 일로 노년의 삶을 즐기는 A야 말로 롤모델 일상의 고수였습니다.
A는 인생을 즐기는 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즐깁니다.
둘째, 취미를 일로 확장합니다.
세째,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학습합니다.
넷째, 감사와 건강이 넘치는 삶을 누립니다.
제 주변에는 탁월한 분들이 넘쳐납니다. 〈일상의 고수에게 배웁니다〉라는 시리즈로 한 분, 한 분 허락을 구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들로부터 받는 영감이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다주길 기대합니다.
일상의 고수 1호 구체적인 실행과 측정
일상의 고수 2호 40년 직장생활의 원동력
일상의 고수 3호 운명을 다시 쓴다면
《굿모닝 팝스》 담당자 여러분 제가 70대가 되어도 들을 수 있게 꼭 프로그램 지속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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