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여유 있는 아침 식사
아침식사 잘 챙겨드시나요? 예전에는 남편이 아침에 꼭 국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저녁에 미리 국을 끓여두고, 쌀을 씻어 압력밥솥에 담아 두었어요. 치카치카 압력밥솥의 요란한 소리에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났는데요. 결혼하고 10년 정도 그랬나봐요. 아이도 키우고, 직장도 다니느라 참 바쁜 시절이었는데요. 아이 아침식사까지 챙기며 그 많은 일을 어떻게 했는지 미스테리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어디서 이야기를 듣고 와서는 아침에 사과한 쪽만 먹겠다고 하더군요. 그날이 제 인생 해방의 날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남편은 사과 한 쪽, 아이들은 시리얼과 요거트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얼마나 간편하던지요. 요즘 저는 견과류와 요거트, 사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나름 여유 있는 아침식사입니다.
언제 가장 여유있는 아침식사를 했는지 떠올려보면 뭐니뭐니 해도 호텔에서의 조식 부페가 아닌가 싶네요. 출장다니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동남아에 가면 보통 조식 부페가 가능합니다. 따뜻한 온면이 그릇에 담길 때 모락모락 퍼지는 김, 알맞게 익은 계란 노른자의 부드러운 촉감, 신선한 과일 한 조각이 입안에서 터지는 단맛까지. 평소 한 접시로 만족했던 제가, 이곳에서는 세 접시를 넘기는 게 기본이 되곤 했죠. 특히, 귀국하는 날 아침만 먹고 공항으로 가야할 때면, 조식 부페에서 천천히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책을 읽기도 했어요.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2년전 친구와 경주에 갔을 때 숙박한 곳에서의 아침식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정갈한 숙소에서 편안하게 자고 일어나 식당으로 갔는데요. 스프를 받아 가라는 주인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돕니다. 외국에서 배운 비밀 레시피로 만든 스프라고 꼭 먹어야 한다고 말이죠. 사실 스프보다 딸기에 더 눈이 갔는데, 권해준 스프를 다 먹어야 해서 딸기는 조금만 가져왔네요. 그런데 스프가 전날의 피로를 다 녹일만큼 맛있었어요. 식사후 식기 세척기에 접시를 행궈 넣어야 하는 곳이었는데 그 정도의 수고는 기꺼이 할 만큼 맛난 여행지에서의 아침식사였습니다.
호텔에서의 조식부페나 여행지에서의 아침식사가 더욱 즐겁고 맛난 이유는 제가 직접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타인이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내가 준비하는 아침이더라도, 앙증맞은 접시에 견과류를 담아 그릭 요거트를 올리고, 사과도 다듬어 장식해 봅니다. 식탁에 꽃이 있다면 더욱 근사하겠어요.
여러분에게도 기억에 남는 아침식사가 있나요? 소중한 사람과 함께했던 특별한 순간, 혹은 나만의 작은 여유를 즐겼던 순간. 여러분의 아침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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