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바스로 사치스런 휴식을 즐겨요
친구들과 호캉스를 가던 날, 저는 배스 밤을 사러 가게에 들렀습니다. 친구들은 "굳이 왜?"라며 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욕조가 있던 집에선 종종 거품 목욕을 즐겼지만, 이제 샤워부스만 있는 집에 살다 보니 욕조가 있는 곳이 그리운 로망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욕조가 공간을 차지하고 청소와 관리가 어려워 요즘 호텔에서 샤워부스로 대체하는데요. 욕조가 있는 호텔이 점점 사라져서 아쉬워요. 반면 욕조를 제공하며 차별화 요소로 꼽는 호텔도 있다고 해요. 특히 일본은 전통적으로 욕조 문화를 중시해 호텔에 욕조가 필수 요소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일본에 놀러 가서 거품 목욕을 즐겨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이 어릴 때 거품 목욕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버블바스(거품 입욕제)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흐르는 물에 넣어주면 거품이 생기고, 많이 저어줘야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거품을 더 많이 내려고 욕조 안에서 방방 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나게 거품 목욕을 하며 놀았고 저는 저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거품 가득한 욕조 안에 몸을 담그고 와인을 한 잔 마셨을까요? 와인 대신 책을 손에 들고, 욕조 덮개에 기대어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건 오직 책장을 넘기는 소리뿐이었죠. 오롯이 저로 존재하는 몰입의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거품 목욕은 아니지만, 다행히 사우나에서라도 목욕을 즐길 수 있어 아쉬움이 조금 덜어졌습니다. 수영 후 사우나 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물살을 가르는 손짓보다, 사우나에 몸을 푹 담그는 그 순간이야말로 수영의 진짜 기쁨이었습니다. 헬스를 좋아하는 이유도 땀 흘린 후 샤워기로 내려오는 따뜻한 물이 감싸는 기쁨 때문이듯이요.
태아 때 우리가 엄마의 양수에서 안정을 찾았듯, 물속에서 평화를 얻나 봅니다. 상큼한 향과 몸을 가려주는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 목욕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잊을 것 같아요. 저도 아이들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거품을 만들며 신나게 놀고, 다시 한번 여유롭게 몸을 담그고 사색하는 거품 목욕을 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날까지, 사우나의 따뜻함이 저를 위로해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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