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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Jan 28. 2019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정말 유토피아적인 삶이 펼쳐지나요?

성장 매거진에 7명의 작가가 6개의 글을 써서 42편으로 완결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주 글은 번외 편으로 저희 작가들 간 궁금한 질문으로 글의 주제를 정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정말 막막했지요.

'제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가? 어떻게 잘 글로 표현하여 여러분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이 질문에 답해보려 합니다.


제가 이 질문을 받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공공연히 이렇게 말하고 다니죠.

"전 제 일도 좋아하고 제 삶도 좋아요. 일이 결국 삶에 연결되고 삶이 일에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제 필명도 일과삶이랍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경제적인 이유로 직장에 다니는 분들이 많더군요. 혹은 평생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하기도 하죠. 간혹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상 즐겁지 만은 않기 때문에 힘들다고 하죠.


먼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해보려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정말 유토피아적인 삶이 펼쳐지나요?"

"삶이 제 일을 따라오는 큰 변화가 있어요. 그렇지만 즐겁기만 하죠.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희석되긴 하지만. 변화의 물줄기는 제 일의 미래 방향으로 바뀌고 조금씩 점들이 연결된다고 할까요? 유토피아의 삶이 과연 현실에 있기나 할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 일로 행복과 감사의 마음은 느낍니다."


저는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제 적성과 상관없이 취업을 위한 선택이었죠. 그럼에도 일을 사랑해보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C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했기에 약간의 흥미도 느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생기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정말 프로그램 개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저와 함께 일했던 과장님은 혼자서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셨거든요. 한참 아래한글 프로그램이 유행하기도 했던 시절이라 저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개발자들은 알아서 게임도 만들더군요. 요즘 모바일 앱을 구현하듯이 말이죠. 하지만 저에게는 제가 정말 하고 싶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일을 잘해서 인정을 받고 싶었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래서 답답했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도 어렵고, 찾았다 하더라도 그 일을 맡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운 좋게 12년의 방황을 끝내고 새로운 직무를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일인지 확신은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에 영향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명확하게 알고 있었죠. 운명이었을까요?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던 담당 본부장님께 찾아갔습니다.

"본부장님. 우리 회사는 직원이 300명이나 되는데 아직 직원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개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제가 그 일을 담당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에게 맡겨주시면 안 될까요?"


지금 생각하면 낯 뜨겁습니다. 최소 연간 기획서라도 써가지고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도 본부장님은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 해봐. 인사팀으로 발령 내지."

본부장님은 제 인생의 은인입니다.

저에게 정말 신기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 직무가 인사팀 교육담당으로 바뀌는 순간 제 뇌가 변화했습니다. 모든 일이 직원 교육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도, TV를 봐도,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도 그냥 스쳐 지나갈 사소한 아이디어도 모두 제 일의 일부가 되어 살아났습니다. 바로 제가 그렇게 원했던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그 해 저는 영감을 주는 강사를 회사에 초빙해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TV에 나와 유명인이 되었지만 그 당시 저는 원석을 알아보고 섭외했었어요. 바로 그 마음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부끄러웠습니다. 12년 경력자이지만 교육 담당업무는 처음이었으니 직무 전문성이 없었지요. 제가 선택한 직무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12년에 걸맞은 직무 전문성을 모임과 학업으로 쌓았습니다. 이론적으로 공부하고, 실무를 직접 하면서 익히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과 스터디를 했습니다. 직무를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 참여했습니다. 세미나로 충족되지 않는 것은 마음 맞는 사람들과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학습했습니다. 이미 직무를 바꾼 지 1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욕심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더 재미있고 잘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코칭에 관심이 많아서 여력이 되는대로 학습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에 자발적 스터디를 하고, 그로 인해 얻는 게 많았습니다.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과 모이니 해당 업무의 트렌드를 잘 알 수 있었어요. 베스트 프랙티스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는데 그 덕분에 경험이 확산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으니 필요한 기획을 할 수 있었어요. 같이 성장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교육정보도 공유하였는데 덕분에 코치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학습하니 각자가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긴 작은 나비효과입니다.


결국 하고 싶은 일에 마음이 가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선순환이 일어나는 변화를 경험한 셈입니다. 그런데 이게 또 제 미래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지만, 저는 이 점들을 연결할 생각입니다. 교육담당업무로 해오던 기획력, 프로그램 개발 능력, 퍼실리테이션 스킬, 코칭 스킬,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우려는 진정성으로 전문 강사, 저자, 비즈니스 코치가 되려고 합니다.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의 제 업무를 열심히 그리고 즐기면서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에서 성공해야 미래에서도 초대를 받으니까요.


유토피아의 삶도 추가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세상에 매일 즐겁고 행복한 일만 하는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요? 저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허드렛일로 가득합니다. 일정을 관리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하도록 챙기고, 빠진 것은 없는지 돌아보고, 각종 문제 상황에 대처해야 하죠. 때로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꼭 나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일을 사랑하고 가능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아래 책에서 잘 설명해 주었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지 마라.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행운아인가? 오래지 않아 더 이상 그것을 사랑하지 않게 될 것이다. 당신이 창출하는 가치를 사랑해야 한다. 과정은 어렵지만 그 과정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그 어려움을 정당화해준다.
언스크립티드 중에서, 엠제이 드마코 저


제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유토피아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가치가 여러분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해 줄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조금 짐작이 되시나요?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변화를 꿈꾸는가? 내가 원하는 일의 가치는 무엇인가?'


다음 매거진 글은 김희성 작가님의 <에디터의 환상과 실제>입니다. 에디터의 삶이 궁금하지 않나요? 에디터의 세계를 함께 알아가보시죠.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7명이 펼쳐내는 성장 스토리. 매일 오전 8시 발행되는(주말에는 오전 11시) 성장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매거진 구독을 눌러주세요. 한 뼘 더 성장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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