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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14. 2019

[소설] 글쓰기로 꿈꾸는 나의 미래

내가 원하는 삶: 소설 같은 미래 상상 하기

“자기야, 이제 우리 한국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도시네. 시간 진짜 빠르다. 벌써 1년이라니.”

“그니깐, 자기야. 한국 가서 문화센터 하다가 10년 후에 다시 와볼까?”

“완전 좋지.”

“우리가 낸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네. 흐흐.”

“다 자기 덕분이지.”

“공저로 내길 잘했지. 혼자 썼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지. 자기야 사랑해.”

"나도 사랑해."


정년퇴직하는 날 짐을 꾸렸다. 버킷리스트에 있던 1년 동안 12개 도시에서 현지인처럼 한 달씩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빨리 시작하고 싶었는데 정년이 자꾸 늘어나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팔순 기념으로 갈 거라 누가 생각했을까? 그 과정에 남편도 글쓰기 세상에 합류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거쳐 가는 공심재 글쓰기 모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30년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역시 이미 25년 전에 수업을 마치고 전체 클래스의 강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공심재 부부 강사 1호다.


이미 11개 도시를 다녀왔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역시나 영국 런던이다. 매일 박물관을 방문하며 예술 작품 속에서 살았다. 박물관에서 만난 예술을 사랑하는 현지 친구도 제법 생겼다. 도시별로 한 달씩 머무르며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남편과 공저로 책을 냈다. 그 여자, 그 남자, 현지인으로 살기》 시리즈로 각 도시의 특성과 현지인의 삶이 어떤지, 현지 친구 이야기를 내 관점과 남편의 관점으로 썼다. 내가 50대부터 매 년 1권이상 책을 냈으니 나온 책도 다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이번 시리즈는 남편과 함께 내서 더 애착이 간다. 물론 내 인생 최고의 책은 다음에 나올 책이다.


남편과 원래도 사이가 좋았지만 함께 여행하고, 글을 쓰면서 더 교감하게 되었다. 인생에 우리 부부 같은 인연이 있을까? 사랑하는 연인이자 영혼의 동반자로 같은 꿈을 가졌고 이루었다. 


“글로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미친다.”


관심사가 같기에 우리는 늘 글감과 책쓰기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내가 책을 매년 내듯이 그도 매년 책을 낸다. 나이를 먹으면 사랑이 식을 줄 알았는데 우리 사랑은 아직도 20대다. 매일 아침 눈떠서, 잠들 때까지 사랑 표현을 수없이 한다. 남편과 결혼하길 정말 잘했다.



마지막 도시인 이곳 우붓에서 한 달 동안 살다가 한국에 가면 곤지암에서 일과삶 문화센터 오픈식을 열 거다. 우리 부부 인세 수입으로 이 모든 걸 충당하니 감사할 뿐이다. 문화센터는 강의장, 도서관, 카페로 구성된다. 강의장은 총 10개인데 그중 “마음의 평화”가 내가 담당하는 전속 강의장이고 “얼굴의 미소”가 남편이 담당하는 전속 강의장이다. 두 강의장을 연결하면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우리도 강의하지만, 누구나 원하면 강의를 할 수 있다. 강사의 꿈을 가진 새내기 강사가 꿈을 펼치는 장이 되고, 누구나 와서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내 친구가 수시로 와서 들을 거라 했으니 외롭진 않을 거다.


도서관은 국회 도서관 수준이다. 감히 더 좋을 거라 장담한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신간이 모두 구비될 거니 말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유명한 사람만 책을 낸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나 역시 첫 책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다양성을 인정하다 보니 이제 누구나 책 한 권을 내는 분위기다. 거창하지도 않다. 자기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써서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우리 부부도 주로 경험에서 나오는 삶의 성찰을 주제로 삼는다. 특히 우리 도서관만이 가지는 보물은 “일과삶" 섹션이다. 우리 부부가 평생 읽은 책으로 구성한다. 나만 해도 매년 50권의 책을 30년 이상 읽었으니 1,500권이 넘는다. 우리 부부가 낸 책 만도 60권이다. 저자 사인 본이 전체 책의 50%가 넘으니 대한민국에 이런 역사적인 도서관이 또 있을까?


전 세계 도서관이나 박물관을 구경하며 꼭 들렀던 곳이 관내 카페다. 분위기 탓인지 그 어떤 카페보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안 카페의 음료나 음식이 맛나다. 그래서 문화센터의 카페 인테리어와 음식에 특히 신경을 쓴다. 개인 서재에 머무는 듯한 아늑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한다. 파티쉐가 매일 빵을 굽고, 주방장이 맛깔스런 음식을 만든다. 어쩌면 문화센터나 도서관보다 카페가 더 유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맛난 빵과 음식을 거의 무료에 가까운 금액으로 제공하니.


이 모든 걸 남편과 함께 구상하고 만들어서 감사하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과 매일 함께 사니 축복받은 인생이 아닐까? 진짜 10년 후에 다시 1년 동안 여행할 거다. 올해 다녀간 도시가 10년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현지 친구도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일과삶 문화센터는 딱 10년만 운영하고 사회에 환원할 거다.


1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남은 9년은 자급자족하며 살 거다. 91년 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나머지 9년은 《조화로운 삶의 니어링 부부처럼 자연과 함께 욕심 없이 살다 흙으로 돌아가야지.

 

“자기야, 우리 이렇게 멋진 인생 끝까지 함께 재미있게 살자. 사랑해 울 자기”

“응 사랑해, 자기야. 나도 자기와 늘 함께해서 너무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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