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나'가 되기 위한 여러분의 도구는 무엇인가요?
제가 운영하는 영어 동아리에서 파리 마라톤을 다녀온 동료가 경험을 공유했어요. 동료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작년 10월에 경주 마라톤을 처음 완주하고 이번에 파리 마라톤을 두 번째로 완주했답니다. 파리 풍경 사진과 마라톤 경험을 발표할 줄 알았는데 마라톤과 인생 이야기를 연결하여 전해주었기에 그 감동을 정리해 봤어요.
우선 마라톤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두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해요.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한지 그리고 정말 마라톤이 재미있는가?"
동료는 4개월 동안 매월 150km를 뛰면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재미에 관해서는 사실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라톤 훈련의 목적이 불편한 것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The purpose of marathon training is to be comfortable being uncomfortable.) 모든 훈련이 고통스럽지만, 경주에서 편하기 위해 연습한다는 거죠. 비단 마라톤만 그럴까요? 우리가 익히고 배우는 인생의 모든 것이 불편한 상황에서 편해지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불편한 것을 편하게 하기 위함 (to be comfortable being uncomfortable)" 이라는 표현이 아직도 제 뇌리를 떠나지 않아요.
동료는 기쁜 마음으로 마라톤에서 얻는 혜택 세 가지를 공유했습니다.
아침마다 일과 전에 달리기 훈련을 하는 동료는 중요한 발표가 있는 날 특히 달리기가 긴장을 해소해 주고 확신을 심어준다고 합니다. 비단 달리기뿐 아니라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죠. 저 역시 요가와 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운동을 한 날은 기분이 훨씬 좋습니다. 저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어요.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것처럼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마음이 생기죠.
마라톤을 핑계로 파리 여행도 하고, 직장이 있어 금전적으로 독립하고, 휴가를 낸 동안 자기 일을 다른 동료가 지원해 줘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해요. 파리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여유까지 누렸다고 하니 부럽기가 그지없어요. 생각해보면 감사한 것이 참 주변에 많아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감사해요. 주말에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감사해요. 제가 사랑하고,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해요.
49,000명의 도전자 중에서 동료는 8,849등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앞에 있는 8,848명을 생각하며 아직도 갈 길이 멀고 겸손해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료는 목표했던 시간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했는데, 중간에 욕심을 내어 오버 페이스 (over pace) 해서 실패했다고 합니다. 30km를 지나면서 힘들어졌고 결국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고 해요. 네! 동료 말도 맞아요. 욕심내면 안 되죠. 겸손해야죠. 하지만 전 이렇게 말해줬어요. 앞에 있는 8,848명을 보지 말고 뒤에 있는 40,151명을 보라고 말이죠. 5만 명 중 9천등이면 20%에는 드는 등수니,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했어요.
결론적으로 동료는 이런 멋진 말도 인용했어요.
달리기를 원하면 1마일을 뛰어라. 만일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라톤을 해라.
If you want to run, run a mile. If you want to experience a different life, run a marathon.
- 에밀 자토페크 (Emile Zatopek)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마라톤은 '최고의 나'가 되기 위한 도구입니다. 여러분에게 '최고의 나'가 되기 위한 도구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최고의 나'가 되기 위한 도구는 글쓰기입니다.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잘 쓰려고 독서를 하고, 글을 쓰려고 모든 상황에 집중합니다. 아니 모든 상황이 글감으로 저를 자극합니다. 글로 저를 드러내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글을 쓰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글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최고의 나'가 되기 위한 도구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