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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ug 15. 2018

상실감과 슬픔을 헤쳐나가는 여정

현재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이슨 B. 로젠탈 (Jason B. Rosenthal) TED 화면 캡처

다행스럽게도 아직 나는 내 가족이나 친한 친구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해 본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상실감과 슬픔을 헤쳐나가는 여정(The journey through loss and grief) TED 발표는 작가이자 영화제작자였던 에이미 크라우스 로젠탈의 남편 제이슨 B. 로젠탈 (Jason B. Rosenthal)이 아내를 잃은 지 1년 후, 상실을 극복한 과정에 대한 발표다.




에이미는 생애 마지막 순간 자택 호스피스를 하면서 모르핀을 맞고 기운을 내어 글을 기고하였다. 2017년 3월 3일 뉴욕 타임즈 “모던 러브" 칼럼란에 "당신은 제 남편과 결혼을 하고 싶을 겁니다"라는 글이다. 세계적으로 오백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그 글을 읽었다. 그 글은 남편 제이슨에 의하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슬펐고, 아이러니하게도 재미있었으며, 잔인할 정도로 솔직했다."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남편을 위한 창의적인 구인 광고였다. 에이미는 제목 그대로 남편의 또 다른 러브 스토리를 위해 빈 공간을 남겨주었다(아래 신문기사의 화살표 부분). 남편이 남은 삶에 집중하도록 허락해 준 것이다. 남편 제이슨은 아내가 떠난 후 새 삶을 시작된 지 1년이 좀 지난 과정 동안 배운 점을 발표를 통해 나눈다.

 

"당신은 제 남편과 결혼을 하고 싶을 겁니다" 기사 (TED 화면 캡처)


에이미는 2017년 1월 9일에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였고, 그 이후에도 음식을 먹지 않고 2달을 더 살았다. 조금이라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기계음 소리 없는 자택 호스피스를 선택하였다. 부부는 그러한 나날을 가능한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들은 자주 죽음대해 이야했다. 모든 사람이 맞이하는 일이지만 평소에는 공공연하게 나누지 못하는 주제다. 오히려 그런 대화로 숨통이 트였다고 한다. 또한 육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이슨은 에이미에게 "엄마 없이 가능한 최고의 부모가 되는 법"에 대해 물었다. 제이슨은 이런 대화를 지금 건강할 때 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자택 호스피스 경험의 일부로 이들은 방문객들을 구성했다. 신체가 쇠약해짐에도 방문객을 맞이한 에이미는 용감했다. "크라우스의 밤"을 만들어 처가 가족을 먼저 초대했고 친구들과 본가 가족들은 그다음에 초대했다. 방문객들은 각자 에이미와 제이슨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자택 호스피스는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죽음과 화장터로 이동하는 순간의 이미지가 남은 가족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내 에이미가 2017년 3월 13일에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몇 달 후 제이슨의 아버지가 몇십 년의 투병 끝에 파킨슨 병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제이슨은 인간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이런 강렬한 상실의 경험을 이겨 내고 계속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럼에도 제이슨이 인내할 수 있었던 핵심은 에이미가 공공연하게 표현한 명렴으로 "잘 살아야 한다."것이다. 그래서 제이슨은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나서서 찾고자 노력해왔다. 가족 모임, 결혼식과 에이미를 기리는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 모두 사랑스럽긴 하지만 매우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사람들은 제이슨이 잘 견디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하지만 제이슨은 많은 시간 동안 매우 슬프고 스스로 엉망이라고 느낀다. 이런 감정은 살아남은 배우자, 아이들, 부모님과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 선 사상에 “쇼지”라는 개념이 있다. “생사”라는 의미인데 생사의 구분은 이를 연결하는 가는 선 밖에 없다. 인생에서 기쁘고 멋진 "생"과 우리가 외면하고자 하는 "사"를  동등하게 직면해야 한다.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의 모임의 많은 회원들이 제이슨에게 기쁨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말했고, 에이미 또한 그에게 행복을 찾도록 공공연한 허락을 해주었다. 이제야 그는 가끔 기쁨을 느낀다. 아름다움은 항상 존재하고 사람들이 발견하길 기다리고 있다. 인생이 주는 짧은 순간들에 아름다움이 있다. 제이슨이 발견한 인생의 기쁨과 아름다움은 다음의 것들이다.


LCD 사운드 시스템 콘서트에서 밤새도록 춤추며 노는 것

형제와 절친들 혹은 대학 동기들과 남자들만의 여행을 떠나서 처음으로 정말 멋진 남자들을 만나는 것

추운 날에 햇빛이 배 갑판에 내리쬐는 것을 바라보고, 나와서 몸에 따뜻함이 스미는 것을 느끼는 것

아들 저스틴이 굵고 강한 팔뚝을 가진 노신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뽀빠이와 만남”이라는 캡션과 함께 문자를 보내주는 것

그 동생인 마일스가 졸업 후 처음으로 출근하면서 아빠의 조언을 구하는 것

딸 패리스와 런던 배터시 공원을 함께 걷는 것

딸이 방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엿보는 것

이른 아침 요가 가는 길에 햇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는 것

아침에 출근할 때 미시간 강에 반사되는 해를 보거나 멈춰 서서 햇빛이 하루의 각각 다른 시각에 어떻게 보이는지 보는 것

시카고 태풍 후에도 이웃 주변에 눈이 소복이 쌓인 것을 보는 것

이혼이든, 열심히 일했던 직장을 잃는 것이든, 가족 구성원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것이든, 천천히 고통스러운 죽음을 당하는 것이든 제이슨은 자신이 받은 것을 우리들에게 주고 싶어 한다.


빈 종이 한 장


의도적으로 비워진 공간에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할 것인가?




제이슨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아낼 것 같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자택 호스피스를 하면서 느낀 점을 알려준다. 그리고 아내가 죽기 전 진솔하게 나눈 죽음과 육아에 대한 대화를 건강할 때 하라고 제안한다. 부부간에 살면서 얼마나 진지하게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우리는 항상 "생"을 기쁘게 맞이하고 "사"를 슬프게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생과 사를 동일하게 직면할 수 있을까? 에이미가 죽기 전에 방문객을 맞이하고 서로의 추억을 나눈 것이 "사"를 기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죽음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 사후 장례식이 아니라 사전 장례식을 할 수 있다. 언제 부터인가 나는 '혹시라도 내가 지금 이 순간 사고로 죽는다 하더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에 두려움이나 아쉬움은 없다.'라는 생각하고 있다. "생"의 기쁨과 동시에 "삶"에 충실하면 "사"도 동일하게 직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내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상실감과 슬픔에 빠졌지만 그로 인해 제이슨은 더 큰 인생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남은 가족들과의 소소한 대화에서 삶의 기쁨을 느낀다. 또한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제이슨처럼 스스로 기쁨과 행복의 순간을 생각하고, 기록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고 생각보다 가진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하게 된다.


그가 제시하는 "빈 종이 한 장"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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