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을 통한 사회공헌
5분 24초 만에 내가 주장하는 바를 잘 정리하여 전달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청력 향상을 위한 간단한 테스트(This simple test can help kids hear better)는 귀 치료 전문의이자 TED Fellow로 활동하는 수잔 에멧의 짧은 TED 발표다.
수잔은 핸드폰을 이용해 간단하고, 저렴한 진단 시스템을 만들어 알래스카 변두리의 15개 지역 사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의 노력이 청력 치료를 쉽게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세계 질병 부담 프로젝트(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는 전 세계적으로 11억 명 정도가 청력이 손실된 채로 살아가고 있다고 추산한다. 이 중 80%가 저소득, 중산층 국가에 살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치료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청력 손실은 이들 개인의 삶에 아주 심각한 문제다.
아누크는 수잔이 알래스카에서 치료한 3살의 남자아이다. 태어난 지 겨우 4개월 때부터 귀 감염이 시작되었다. 형제들에 비해 말이 너무 없어서 걱정하던 부모님은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결국, 반복된 감염으로 청력이 손실된 것을 알게 되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말하는 것도 뒤떨어질 것이다. 학교에 적응을 못할 것이고, 좋은 일자리도 갖지 못할 것이며,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전 세계적으로 이런 청력손실의 반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누크의 청력손실을 즉시 인지하고 치료하면, 자라면서 많은 기회도 가지고, 확연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귀 치료 전문의인 수잔은 전 세계 동료들과 함께 청력손실 예방의 새로운 방법을 위해 일하고 있다. 노튼 사운드 건강 회사(Norton Sound Health Corporation)와의 협업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전통적으로 청각학자들이 청력손실의 정도를 평가하려면 방음실에서여러 장비를 사용해야 가능하다. 다음으로 귀 치료 전문의가 아누크의 귀를 현미경으로 검사하고 어떻게 치료할지 정한다.
이런 방법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선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지역사회의 75%가 육로를 통해 병원에 갈 수 없는 알래스카의 주에서는 비싼 항공편을 이용해야만 한다. 알래스카에서는 이런 장벽을 넘기 위해 최첨단 원격의료 시스템을 개발해 250개가 넘는 지역 보건소에 갖가지 의료 문제들을 선별해주는 전문의들을 지정했다. 수잔 팀은 귀에 문제가 있을 때 받는 원격의료가 직접 검사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2016년에는 노튼 사운드 근방 91%의 환자들이 멀리 갈 필요 없이 전문적인 원격의료를 통해 치료받았다. 이 지역에서만 지난 15년 동안 180억이 넘는 이동경비가 절약됐다.
수잔 팀은 환자중심 연구기관(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의 펀딩을 통해 이 원격의료를 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모바일 검진기술을 도입해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도 전문적인 환자분류가 가능하게 되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발된 이 핸드폰 기반의 검진은 기존의 장비보다 비용이 10배나 절약되고 전문적인 기술조차 필요하지 않다.
학교에 있는 아누크를 검진한다면 감음 헤드폰과 소음 모니터링을 통해 방음실을 대체하고, 현미경 대신에 핸드폰의 어댑터를 이용해 아이의 귀를 진찰한다. 몇 분 정도면, 검사가 끝나고 영상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알래스카 원격의료 기술을 통해 그 자료를 전문의에게 보내 아누크에게 필요한 치료를 한다.
수잔 팀은 무작위로 베링 해 근방 15개 지역사회에서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시험해 보고 있다. 목표는 알래스카 전역에서 아동 청력손실을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개 주로 만족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모바일 원격의료는 치료에 대한 접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구 1,700만의 말라위에는 귀 치료 전문의 2명과 청각학자 11명이 전부다. 선생님들과 지역 의료 종사자들에게 이 기술은 큰 힘이 될 것이다. 말라위와 같은 곳에서도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전 세계로 확대되면 핸드폰만으로 여태 청력 치료를 받아 보지 못한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예방이 가능한 청력손실은 이젠 막아야 한다. 아누크와 같은 수많은 아이들이 이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원격진료는 예전부터 많이 언급된 개념인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 이 발표를 통해 모바일 원격진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치료가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그 절차와 화면까지 보여주어 이해가 더 쉬웠다. IT의 발전으로 자동화, 디지털화되어가는 세상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는데 이런 차원에서 기술의 발전이라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청력을 잃고, 평생을 다른 사람이 누리는 기본적인 것 조차 누리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 한 개인에게는 정말 가혹하다. 발표자 수잔은 아누크라는 3살 아이를 예를 들어 그의 인생에 대해 공감을 얻은 후 어떤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되었는지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자료도 제시하고 있다. 아누크라는 인물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애니메이션을 사용한 슬라이드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유도하고,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숫자로 우리의 이성에 호소하는 이 발표를 추천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이러한 영역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고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