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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ug 09. 2018

수학 숙제를 하면 돈을 주는 회사

학생들의 학습 동기부여를 위한 창의적인 방안

오늘의 TED추천은 This company pays kids to do their math homework(아이들이 수학 숙제를 하면 돈을 주는 회사)이다. 발표자 모하마드 제바라 (Mohamad Jebara)는 수학 커리큘럼을 통해 학습 피드백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제품인 Mathsapce의 창업자이자 CEO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적용해 보았으나 참여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그의 경험을 접목한 아이디어로 매주 수학 숙제를 완료하는 학생들에게 돈을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그는 이러한 사업 모델의 윤리성에 대해 짚어보고, 이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수학을 배우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알려준다.



발표자는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고등학생 2주 동안 -1의 제곱근인 허수 i를 배울 때는 수학이 싫었다. 약 2주간 아무 의미 없는 계산을 억지로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허수를 통해 전에는 풀지 못한 전기공학 같은 분야에서의 현실 세계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수학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수학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


발표자 모하마드 제바라 (Mohamad Jebara) - TED 화면 캡처

수학자 프랜시스 수는 수학에 대해 이런 표현을 썼다.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재미있고, 매력적일 뿐 아니라 진리를 찾고, 정의와 사랑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TED 화면 캡처


요즘 학생들은 수학이 어렵고 지루하다고 한다. 어려운 것은 맞지만 지루한 것은 아니다. 마스터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학생들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힘든 과정을 겪어봐야 하며, 모든 것을 연결할 때 수학의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수학 진도를 나간다. 따라서 조금 뒤처지는 학생들은 수학의 매력을 느끼기는커녕 진도 쫓아가는 것도 버거워한다.


오늘날, 그 어느 때 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수학을 잘 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자동화로 인해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직업들은 사라지거나 덜 반복적인 업무와 더 많은 분석과 전문 지식이 필요한 업무로 전환될 것이다. 그런데 우린 정작 이러한 새 역할에 필요한 추가적인 수학 인재들을 배출하지 않고 있다.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교육과정을 개선이나 우수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리스크가 큰 시험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숙달(Mastery) 기반의 학습 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발표자는 이 문제에 대해 8년째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파생 상품 거래 일을 그만두고 창업하여 학생들을 위한 수학 학습 앱을 만들었다.  


현재 세계 곳곳의 학교에서 그 앱을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년간 앱을 개발하고 개선하고 나서야 관건은 제품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동기부여라는 것을 알았다.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학습을 통해 채우고 싶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지금 같은 관심 경제 시대에 페이스북, 스냅샷, 플레이스테이션과 경쟁해 학생들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처음에는 포인트, 뱃지, 아바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써보았으나 참여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신선함이 떨어지니 결국 원상태로 돌아갔다. 어느 날 공동 창립자인 앨빈이 시카고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발견했는데 행동경제학자인 스티븐 레빗 교수가 진행한 것이었다. 그 연구는 성적이 향상된 학생들에게 돈으로 보상한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학생 대상 학습 동기부여에 대한 연구결과 (TED 화면 캡처)


레빗 교수는 그들이 진행한 일부 실험 내용을 설명해 주었고 흥미로운 결과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예를 들면, 노력과 같은 과정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것이 결과에 대해 보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저학년들은 트로피 정도로도 충분했지만 고학년들에게는 현금이 최고였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상은 나중에 하는 것보다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발표자는 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자신의 프로그램에 적용해보고자 하였으나 세 가지 걱정이 앞섰다.


첫째,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가?

둘째, 자금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보상 없이도 결과가 유지될 수 있을까?


첫째, 발표자의 경우는 수학 자체가 좋아 수학을 공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수학에 대한 이런 태도는 그만큼 수학을 오래 공부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학생에게 지금 열심히 해야 커서 성공한다는 식의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학을 잘해서 직장을 다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한참 지나서야 받을 수 있는 보상으로 결국 실질적으로는 쓸모없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것을 '과도한 가치 폄하 효과'라 부르는데 모든 동기부여가 사라지는 것은 보상이 미루어지는 때다. 사회적 요소를 볼 때 정부 보상금이든, 회사 상여금이든, 용돈이든 사실은 우리가 금전적인 보상에 꽤 익숙하다. 예를 들어,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집안일을 도우면 용돈을 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 자금 확보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므로, 부모가 매주 프로그램 이용료를 지불하게 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매주 수학 목표를 달성하면 지불한 이용료 전액을 학생들의 계좌로 바로 환불해주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3가지 과제를 완료하면 10달러를 받는다. 이런 식으로 성과보다는 과정 중심의 보상을 하고, 과제 기간도 충분히 짧게 설정하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충분한 보상금을 책정하였다. 결국 이 사업은 반기업적 모델에 가깝다. 이용하면 무료고, 이용하지 않으면 돈을 내는 방식이다. 발표자는 이중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뿐 아니라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고민한다.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제품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학생들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매주 수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둔다.


이 사업 모델을 지난 5개월간 호주의 가정 개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과제를 달성한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았다. 사용자가 많아져도 75% 정도로 달성률이 꾸준히 유지되었다. 평균적으로 주간 사용료를

매 4주마다 한 번 받는데, 다른 3주 동안은 학생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여 현재로서는 지출만 하고 있다. 그런데 보상을 받은 학생들의 참여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70%가 더 높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이 학생들의 이탈률은 낮은 반면에 다른 친구들한테 추천할 확률이 높다. 때문에 비록 회원당 수익률은 낮지만 더 많은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학생들이 더 이상 보상금을 받지 못해도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이용할까? 수학은 교과목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삶이 담긴 학문이다. 세상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 지는 학문이다. 물론 그 첫 계기를 금전적인 보상으로 만들었으나 그런 보상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는 수학의 신비로움 자체가 동기부여가 될 것이며 그 신비로움을 이해하는 것이 보상이 될 것이다.




발표자의 수학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수학을 사랑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학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래서 수학 학습 앱까지 개발하였다.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결국 중요한 것이 학생들의 동기부여라는 점을 알았고 특히, 과정, 현금, 즉각적으로 보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반기업적 모델(antibusiness model)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결국 사회적 기업에 가깝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수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학습 동기부여이다. 물론 학생들이다 보니 '현금'이라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적인 보상이 동기부여가 될 수는 있다. 이런 학습 동기부여를 어른들에게 적용하면 어떨까? 과정에 대한 보상, 즉각적인 보상은 통할 것 같은데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은 의문이다. 물론 먼저 수강료를 내게 하고 100% 참여하면 돌려준다거나, 참여도에 따라 상금이나 상품을 주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금전적인 보상은 성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다니엘 핑크는 <드라이브>에서 과거 단순 반복적 업무 환경에서는 경제적 보상 등의 외재적 동기부여(Motivation 2.0)가 효과적이었으나, 사고 중심적이고 창조적 몰입을 요구하는 현재의 업무 환경에서는 공동의 목적과 자율성, 전문성에 의한 새로운 동기부여(Motivation 3.0: Purpose, Autonomy, Mastery)만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초적인 단계에서 단순 반복적인 학습이라면 이러한 경제적 보상이 도움이 되겠으나, 보다 더 많은 사고가 요구되고 고난도의 학습이라면 학습목표에 대한 동의, 자기주도적인 학습, 학습 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확신 등이 성인에게 더 적절한 학습 동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조건과 함께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학습 종료와 함께 즉각적인 보상이 돌아온다면 성인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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