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더 좋은 오피스 사무환경을 고민하는 퍼시스는 오피스 사용자인 ‘직원’, 그중에서도 ‘가장 평균의 직장인’이 인식하고 있는 오피스 공간과 근무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대한민국 직장인 사무환경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 사무환경 인식 조사는 국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재직 중인 기업의 제도 및 문화, 사무환경,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량적 데이터는 국내 오피스와 직장인 전반에 대한 변화 추이를 관찰하고 직장인들의 인식을 다양한 범주에서 비교 분석하여 기업들에게 더 좋은 사무환경을 제안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번 최종화에서는 응답 결과 중 직장인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문항을 선별해 오피스의 사무환경과 기업문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직장인들이 바라본 자신의 ‘업무'와 ‘리더’에 대한 생각을 조사해보았다. 이를 위해 먼저 업무와 리더의 유형별 분포를 알아보고, 나아가 각각의 만족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았다.
직장인의 업무 유형을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일하는 인원의 규모와 일의 지향점에 따라 직장인의 업무를 총 4가지 특성으로 구분해보았다.
Q. 나의 업무 특성은 다음 중 어디에 가까운가요?
가로축| 독립적인 vs. 협업하는
← 독립 : 내 일은 내 자리에서 혼자 집중해서 하는 업무가 많은 편이다.
→ 협업 : 내 일은 내 자리에서 업무 관련 협의 업무가 많은 편이다.
세로축| 창의적인 vs. 정형적인
↑ 창의 : 내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이 중요하다.
↓ 정형 : 내 일은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직장인의 26.1%
나는 독립적이고 정형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4가지의 특성을 기준으로 자신의 업무를 평가한 결과, 전체 직장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이 본인의 업무는 혼자 집중하여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정확히 이뤄지는 정형적인 특성에 가깝다(26.1%)고 응답하였다. 다음으로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16.4%)이 많았고 이어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과 업무 관련 협의가 많은 (14.5%) 순서로 높은 응답비율을 보였다. 자신의 업무가 독립적이며 창의적인 특성을 띈다고 응답한 인원은 5.4%에 그쳤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무 특성의 차이가 업무 만족도와도 관련이 있었을까? 그래프 1-2는 각 업무 유형의 평균 만족도 점수(5점 만점)를 나타내며, 만족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해당 유형을 붉은색으로 강조하였다. 가장 위의 3개 점수가 눈에 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본인의 업무가 창의적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의 업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회사 내 직속 리더를 평가하는 문항은 다음과 같이 리더가 지향하는 바와 업무 관리 방식을 기준으로 삼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보았다.
Q. 다음은 회사 내 직속 리더(팀장/임원)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현재 본인의 리더는 어떤 유형에 가까운가요?
가로축|관계지향형 vs. 성과지향형
← 관계지향형 : 구성원들 간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리더
→ 성과지향형 : 과업의 목적 달성을 중시하는 리더
세로축|위임형 vs. 참여형
↑ 위임형 : 직원들의 의사결정을 믿고 맡기는 리더
↓ 참여형 : 직원들의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리더
응답 결과 본인은 현재 과업의 목적 달성을 중시하는 성과지향형 리더를 두었다고 응답한 직장인이 비교적 많았다(+9.9%). 특징적인 것은 그래프의 한가운데 위치한 17.3%의 응답자가 자신의 리더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간에 속한다라고 응답한 점이다. 리더의 유형을 단 몇 가지의 특징적 단어들로 규정짓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직원에게 의사결정을 믿고 맡기는 위임형 유형의 리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다
직장인들은 어떤 리더와 일할 때 만족도가 높을까? 결과는 직원에게 의사결정을 믿고 맡기는 위임형 유형의 리더와 일할 때 비교적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임형 리더를 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자율성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업무에 대한 주도성이 만족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반면에 직원들의 업무를 꼼꼼히 관리하는 참여형 리더의 경우 자칫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위임형 리더의 모호한 업무 지시는 함께 일하기 어려운 상사 유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자.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사무환경과 기업문화에 대한 '종합 만족도'를 근속연수에 따라 살펴보았다. 총 재직 기간을 5년 단위로 구분해 보았을 때 근속연수 증가에 따라 만족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만족도 상승 경향은 설문 결과 전반에 걸쳐 동일하게 나타났다. 근속연수 / 연령대 / 직책이 높을수록 높은 만족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 외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사회 초년생인 1년 미만 경력의 직장인에 비해 1년 이상 ~ 5년 미만 경력의 만족도는 오히려 소폭 감소하였다가 이후 연차가 더 쌓이면서 다시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래프 2-2는 회사의 사무환경과 기업문화를 평가하는 대한 세부 문항 결과이다. 대부분의 문항에서 평균(3.00점) 이상의 점수를 보였지만, 사무환경에 대한 두 가지 문항에서 불만족 수준의 점수가 응답되었다.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기업은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담기고, 더욱 '자율적으로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사무환경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프 2-2의 몇 가지 세부 문항을 다시 직책별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임원급의 직장인은 모든 문항에서 긍정적 응답을 한 반면 실무진급은 문항에 따라 점수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회사 내 자율적으로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에서 직책별 인식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났다.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교류를 묻는 문항의 경우 모든 직책이 3점 이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마찬가지로 임원급의 점수가 월등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퍼시스에서는 사무환경의 변화와 지향점을 반영한 다음의 6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오피스 환경을 평가한다.
6가지 키워드 용어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들이지만 사무환경과 연결 지어 생각했을 때 그 의미가 새롭게 와닿는다.
협력 : 다양한 협업 형태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정도
수평 : 물리적 공간 사용 및 업무적 소통에 있어 직급 간 차별 없이 평등한 정도
건강 : 구성원들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배려하는 정도
유연 : 유연하고 창의적인 발상의 공유가 일어나는 정도
몰입 : 업무 방해 요소를 피해 온전한 집중이 가능한 정도
자율 : 책임과 권한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 업무 수행이 가능한 정도
설문조사를 통해 직장인들은 회사 내 마련된 공간과 사내 문화를 다방면으로 평가하였고 해당 응답 결과를 분석하여 현재 국내 평균의 사무환경은 어떠한 키워드가 강조되고 동시에 부족한 환경인지 정리해보았다.
Q. 우리 회사의 공간과 문화는 (협력하는 / 수평적인 / 건강한 / 유연한 / 몰입하는 / 자율적인) 환경인가?
A. 5점 척도 (전혀 그렇지 않다 - 중립이다 - 매우 그렇다)
그래프 3-1은 우리 회사가 종합적으로 6가지 키워드에 얼마나 적합한 환경인지 응답한 구성 비율(%)과 평균 점수(5점 만점)를 나타낸다. 사무환경 키워드는 그래프 위에서부터 협력(3.30) > 수평(3.25) > 건강(3.09) > 유연(3.08) > 몰입(3.02) > 자율(2.96) 순서대로 높은 평균 점수를 나타냈다. 상위권의 키워드일수록 '매우 그렇다/그렇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 비율이 '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위권의 키워드들은 '보통이다'를 의미하는 3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어지는 그래프에서는 이러한 키워드 평가를 연령대 / 기업규모 / 좌석 유형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
연령대별로 키워드 점수를 비교해본 결과 모든 키워드에 걸쳐 20~30대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40~50대는 평균 이상의 점수를 응답하였다. 특히 가장 상위권 평가를 받은 협력과 수평 키워드를 제외한 나머지 키워드에서는 20~30대가 3점 이하의 낮은 만족도를 나타나며 연령대별 인식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수평적인 환경
클수록 몰입하는 환경
기업 규모별로 비교해본 결과 두 가지 유의미한 지표를 찾을 수 있었다. 첫째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수평적 문화가 더 잘 정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수가 적을수록 직급 간 차등과 물리적 단절 역시 완화된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몰입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있다는 점이다. 1,000인 이상 규모의 회사에는 몰입을 지원할 수 있는 독립적인 업무공간이나 소음을 차단하는 폰부스 등 다양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몰입이 가능한 환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자율좌석제를 사용하는 직장인이
사무환경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피스 내 직원석의 지정 여부에 따라 좌석 배치 방식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하여 비교하였다.
직원마다 지정된 개인 책상이 있는 고정좌석제
직원마다 지정된 개인 책상이 없는 자율좌석제
두 가지 좌석이 혼합된 형태
이러한 좌석 배치 방식별로 키워드 평가를 비교해본 결과 현재 자율좌석제를 사용하는 직장인은 고정좌석제나 혼합된 형태의 좌석을 사용하는 직장인에 비해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로 응답하였다.
지금까지 기업의 환경과 문화에 대한 직장인들의 평가를 다양한 범주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조직 만족도와 사무환경 만족도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
사무환경 만족도와 조직문화 만족도는
강력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평균 사무환경 만족도 종합 점수는 3.01점, 조직 만족도 종합 점수는 3.19점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직장인 1,000명 응답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사무환경 만족도와 조직문화 만족도는 강력한 양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 지수 r=0.8은 매우 강한 선형 관계를 의미한다.) 사무환경에 만족하는 직장인일수록 기업의 조직 문화에도 더욱 만족할 가능성이 높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적 토대가 반영된 사무환경을 계획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직장인 사무환경 인식조사' 시리즈로 COVID-19로 인한 오피스의 변화 / 직장인의 하루 일과 / 근무 제도 / 물리적 환경 / 종합 만족도 총 5편의 내용을 소개하였다. 퍼시스는 사무환경 전문가로서 오피스 환경이 회사와 업무 그리고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앞으로도 지속해 연구할 것이다.
2021년의 직장인과 오피스 환경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아 다시 돌아올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대한민국 직장인 사무환경 인식조사 (FULL ver.)↓
*본 조사는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OPENSURVEY) 패널 중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며 일주일 1회 이상 오피스로 출근하는 20대~50대 풀타임 직장인 1,000명을 선정하여 2020년 11월 23일부터 28일까지 총 6일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응답을 수집하였다.
*응답자 성별 : 남성(50%) / 여성(50%)
*응답자 연령 : 30대(28.9%) / 40대(28.6%) / 50대(27.9%) / 20대(14.6%)
*응답자 사업장 소재지 : 서울(40.4%) / 인천 경기(29.5%) / 5대 광역시(15.3%) / 기타(14.8%)
*응답자 총 근무년수 : 1년 이상~5년 미만(21.6%) / 5년 이상~10년 미만(20.6%) / 10년 이상~15년 미만(20.3%) / 20년 이상(20.1%) / 15년 이상~20년 미만(12.8%) / 1년 미만(4.6%)
*응답자 직책 : 실무진급(66.2%) / 관리자급(28.0%) / 임원급(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