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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네오콘 2023,
일 잘되는 공간에 주목하다

사무환경연구팀의 글로벌 디자인 박람회 탐방기

6월입니다. 한국의 바람은 어느새 뜨거운 열기를 훅훅 내뿜지만 이맘때 꼭 들르는 이 도시에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이곳은 바로 바람의 도시이자 네오콘의 도시인 시카고입니다.


북미 최대의 인테리어 디자인 & 가구 박람회라 불리는 네오콘(NeoCon : The National Exposition of Contract Furnishings)은 1969년 이래로 매년 6월 시카고 머천다이즈 마트(Merchandise Mart)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연 1회, 3일간 열리는 국제 박람회인 셈이죠.

일반적으로 첫날과 둘째 날이 메인 행사라면, 셋째 날은 오후부터 철거 작업이 시작되면서 한층 한산해지는 모습을 띄곤 했는데요. 2023년 올해는 달랐습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오프라인에서 일상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영향일까요? 둘째 날 폐장 시간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방문객이 북적였고, 셋째 날 오전까지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아시아 관람객의 모습도 많이 보였는데요.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에서 북미 최대의 사무가구 전시회를 보러 하늘길을 타고 찾아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참고. 네오콘(NeoCon) vs. 디자인 데이(Design Days)

올해부터 네오콘의 운영 방식 조금 달라졌습니다. 박람회의 중심 머천다이즈 마트에서 해당 건물에 입점한 업체만 네오콘이라는 상표명을 사용할 수 있게 제한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인근 풀턴 마켓(Fulton Market)으로 쇼룸을 이전한 브랜드들은 네오콘을 대신해 디자인 데이(Design Days)라는 자체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6월의 시카고에는 2K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두 개의 거대한 디자인 행사가 공존하게 된 것이죠. 한 리뷰어는 네오콘과 디자인 데이를 합쳐 시카고 디자인 축제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재미있고 산뜻한 표현이죠? 이번 리뷰에서는 편의 상 디자인 데이를 포함한 모든 행사를 '네오콘'으로 칭하겠습니다.


(좌) 머전다이즈 마트에서 열린 네오콘과 (우) 풀턴 마켓에서 열린 디자인 데이 


북미 사무가구 전시회라는 이름을 불리고 있지만, 사실 가구 전시라는 표현만으로는 네오콘의 분위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합니다. 북미 사무가구 시장의 유통 형태는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제조사가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가구를 제안하는 국내 시장과 달리, 북미는 딜러가 제조사에서 물건을 공급받아 인테리어 업자와 함께 고객에게 제안을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는 네오콘 기간 동안 딜러와 인테리어 업자를 자신들의 쇼룸에 초대해 제품과 제안력을 선보이고, 앞으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에요. 


사람들로 넘실대는 네오콘 현장은
거대하고 활기찬 네트워킹 파티 분위기


머천다이즈 마트 내 쇼룸 사이를 활보하는 관람객

백화점 명품 매장처럼 여러 쇼룸이 늘어서 있고, 쇼룸에 들어서면 음악이 흐르며 무료 음료와 다과가 제공됩니다. 대부분 커피를 제공하지만 가끔은 칵테일을 서빙하는 쇼룸도 있었어요. 한 손에 음료를 들고 쇼룸 안을 활보하다가 오랜만에 만난 코워커나 지인을 만나 반갑게 마치 미국 토크쇼처럼 인사하는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며 파티처럼 즐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네오콘도 팬데믹을 지나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이런 분위기에 점차 적응된 필자 역시 3일 차에 접어들어서는 평소에 흠모하던 바르셀로나 데이 베드에 앉아 파란 미시간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와 함께 행복한 한 때를 즐겼답니다.)


놀(Knoll) 쇼룸과 바르셀로나 데이베드의 모습

그렇다고 해서 모든 참여 업체가 네트워킹 파티를 즐기러 온 것은 아닙니다. 네오콘이 개최되는 두 곳의 장소 머천다이즈 마트와 풀턴 마켓도 층별, 거리 구역별 성격이 구분되었어요.  네트워킹 파티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제조사의 상설 쇼룸도 있는가 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전시회의 모습과 유사한 층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수많은 참가 업체가 임시 부스를 설치한 그곳에는 새로운 자재, 기술과 업체를 찾아 비즈니스의 기회를 따져보는 참가자들이 북적이고 있었으니까요.




라운지의 진화 :
일 잘되는 소셜 공간을 만드는 4가지 요소


현실 속 오피스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공간은 바로 직원들이 일하는 업무 공간이죠. 그다음이 회의공간입니다. 하지만 네오콘 쇼룸에는 이러한 공식이 적용되지 않았어요. 쇼룸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소셜(social) 공간입니다. 라운지, 접견 공간, 작은 오픈 미팅 공간 등 수많은 업체에서 쇼룸의 대부분을 소셜링과 게더링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그에 비해 전형적인 업무 공간과 회의 공간은 얼마 보여주지 않았어요. 메이저 브랜드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고요.


소셜 공간은 단지 면적이 넓은 것만이 아니었어요. 프로그램이 정말 다채롭고 유기적으로 짜여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예전에는 공간에 소파가 있고 그곳에 잠깐 앉아 쉬었다 가는 것이 공간 프로그램의 전부였다면 이번 쇼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공간 프로그램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소셜 공간은 휴식뿐만 아닌
'일 잘되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소파에 기대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개인 업무를 하다가, 근처에서 스툴을 끌고 와 짧게 회의도 하고, 손 뻗으면 닿는 위치에 바로 플러그를 연결해 주면, 반나절은 거뜬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라운지. 동시에 누군가에겐 편히 몸을 기대어 쉬어가는 리프레쉬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을 변화무쌍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공간 활용이 가구의 배치로부터 온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대부분의 쇼룸에 공통으로 적용된 요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1) 일하기 좋은 높이의 테이블, (2) 플러그/콘센트, (3) 유연한 스툴, (4) 집중 부스

이렇게 4요소는 소셜 공간을 일터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1) 일하기 좋은 높이의 소파 테이블

오피스 속 소셜 공간의 초기 모습은 가정집의 거실이나 상공간에 만들어진 라운지의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푹신한 소파와 정강이 높이의 낮은 소파 테이블, 카펫과 조명 등.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기엔 좋지만, 오래 머물며 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순서대로 Arper, Hightower, Knoll의 제품

최근 들어 드러나는 오피스의 소셜 공간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일하기 좋은 높이의 테이블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네오콘의 여러 쇼룸에서도 좌고가 낮은 소파 자리나 높은 라운지체어 자리, 그 어떤 자리에서도 자세를 펴고 일할 수 있는 650~800mm 높이의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어요. 규모와 크기, 디자인에 상관없이요. 작은 테이블도, 큰 테이블도, 간이 테이블도 모두 의자에 앉아 일하기 좋은 높이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유압식 방식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테이블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일하려면 내 몸에 맞출 수 있어야 하니까요.



(2) 플러그/콘센트는 가까이에

Arper, Narbuta

소파나 암체어와 같은 소프트 시팅에 플러그가 매입된 가구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소파에도, 한편에 무심히 놓인 사이드 테이블에도, 패브릭 마감의 소파 팔걸이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USB 플러그나 콘센트가 숨어 있었어요. 가구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소파 사이의 연결 부위에 플러그가 매입된 팔걸이 액세서리를 제공하는 등 그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플러그가 매입되어 있지 않은 자리에는 직접 들고 다닐 수 있는 전원 공급 장치도 눈에 띄었습니다. 손으로 들고 이동할 수 있는 전선 기둥은 물론이고,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보조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를 꽂아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 스테이션까지 흥미로운 제품이 많았습니다. 이제 라운지의 구석구석까지 플러그를 찾아 헤맬 일은 없겠어요.



Watson, Steelcase, KI



(3) 유연하게 활용하는 스툴

쇼룸에 곳곳에는 작은 스툴이 여기저기 놓여있었습니다. 낮은 높이의 스툴은 대부분 손잡이가 달려 있어 내가 원하는 장소로 쉽게 끌어당겨 원하는 형태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었어요. 스툴의 무게가 생각보다 가볍다는 점도 여기에 한몫을 했습니다. 간혹 거대한 크기의 2, 3인용 스툴은 힘을 주어 끌어당겨야 하는 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손으로도 쉽게 딸려 왔습니다.


순서대로 Naughtone, Allsteel, JSI


하이 스툴의 경우에는 좌판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위블 기능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이 앉아 있는 방향을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는 스툴은 일하는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고 생각되는데요. 뇌과학에 따르면 사람은 평균적으로 약 20분에 한번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고 합니다. 그럴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해요. 하이 스툴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앉아 있다가 약간 지루해지는 순간, 앉은자리에서 좌우로 살짝 움직임을 줄 수 있다면 잡생각을 떨쳐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퀵미팅 전용 공간에 활용된 하이 스툴과 하이 테이블에 스위블 기능이 추가되면서 공간 이용 시간의 제약을 둔다는 의미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4) 집중 부스

다른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소셜 공간에서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듯 모든 쇼룸은 부스를 이용해 밀폐된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1인용 미니 부스, 1인용 업무 부스, 4인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미니 회의실 형태의 부스, 혼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파와 파티션 형태의 부스 등 그 형태와 규모도 다양했습니다. 

순서대로 Okamura, Haworth, JSI

라운지 바로 옆 공간에 부스를 배치하여 소통과 집중을 모두 지원할 수 있다고 표현으로 보였어요. 소파에 앉아서 일하다가도 부스로 옮겨가서 집중해서 내 일을 하고, 다시 하이 스툴로 옮겨와 미팅을 한다면 소셜 공간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오피스를
오피스답게 만드는가


풀턴 마켓에 위치한 허먼 밀러 쇼룸에는 지난 100년간 허먼 밀러가 발행한 그래픽 디자인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허먼 밀러 그룹은 임즈 부부, 미스 반 데어 로에 등 20세기 걸출한 모더니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걸작을 여전히 판매하며 시대를 초월한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이죠. 전시에서는 세계 최초의 오피스 시스템 가구인 액션 오피스의 브로셔, 그룹사 제품 중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 체어를 셀렉한 섹션 등 압도적인 디자인 역량과 헤리티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풀턴 마켓에 위치한 허먼밀러 쇼룸에서 열린 그래픽 디자인 전시


이러한 허먼밀러를 선두로 미국 사무가구 시장 전반의 디자인 완성도가 상당 수준 높아졌다는 인상을 이번 박람회에서 받을 수 있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 완성도란, 오피스 가구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홈 라이크 오피스는 최근 네오콘에서 꾸준히 볼 수 있었던 디자인 흐름이었고, 올해 역시 오피스 같은 느낌을 덜어내는 것이 트렌드라고 보일 정도였어요. 나아가 이제는 가정용 가구의 느낌을 차용한다는 수준을 넘어, 디자인의 측면에서 가정용 가구와 오피스 가구의 구분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너튼(NaughtOne)에서 제안하는 Morse Table System이 좋은 사례입니다. 이 테이블을 엔들리스(endless) 형태로 길게 연결할 수 있고 상판 아래 구멍을 통해 멀티탭 전선을 연결할 수 있다는 오피스 가구의 특성을 보이지만, 디자인만큼은 기존 오피스 가구와 전혀 다른 룩을 선택했습니다. 

허먼밀러의 자회사 너튼(NaughtOne)의 Morse Table System


쇼룸에서도 이런 부분은 강하게 드러났는데요. 한편에는 모니터와 태스크 체어를 배치하여 오피스 업무 공간의 형태를 연출했지만, 다른 한 켠에서는 와인과 과일, 그리고 꽃을 배치하여 가정의 다이닝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같은 테이블 시리즈를 이용하여 오피스와 홈 두 공간을 모두 연출한 셈이죠.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가구의 기능을 정교하게 숨기는 디테일도 많이 보였어요. 예로, 스틸케이스의 솔라(Solar) 테이블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태이면서 테이블 아래에 플러그 박스와 가방 걸이가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었죠.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고 단순합니다. 허먼밀러의 패스포트(Passport) 테이블 역시 얼핏 보면 레버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디자인을 덜어냈습니다. 상판 아래에 있는 작은 레버로 테이블 높이가 조절되며, 바퀴 옵션이 있어 오피스의 어느 곳에라도 끌고 가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소파, 태스크 체어, 하이 스툴, 어디에서나 끊기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콘셉트를 보여주죠. 

 스틸케이스의 솔라 테이블과 허먼밀러의 패스포트 테이블


이처럼 오피스 가구는 일이 잘 되도록 돕는 '오피스다운 기능'을 추가하는 동시에, 겉으로는 기능이 드러나지 않는 홈 스타일 룩을 갖추려는 흔적이 보였습니다. 오피스 가구와 가정용 가구의 구분이 무색해지고, 같은 제품군에도 여러 다양한 기능이 장착된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앞으로는 사용자 프로그램에 맞춰 최적의 공간과 가구를 배치하는 제안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오피스 가구만이 가진 특징을 영리하게 활용해 활기찬 공간을 꾸며내는 방향으로요.




문화가 녹아든
전시 현장 


한국 오피스와 구분되는 해외 오피스의 특징을 찾아보는 것도 네오콘을 둘러보는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책상의 형태였어요. 한국 오피스는 주로 책상 하나가 단독으로 배치되는, 프리스탠딩(free-standing) 데스크가 주를 이룹니다. 사무실의 내 책상은 하나의 독립된 책상이죠. 이러한 책상을 종으로 횡으로 배치하여 오피스를 꾸립니다.


하지만 네오콘에서 보여준 오피스 공간은 하나의 구조체와 같은 형태의 데스크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스파인(spine)이라는 척추 역할의 구조를 중심으로 여러 책상이 연결된 형태를 볼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왓슨(Watson Furniture)에서 선보인 에디슨 레일(Edison Rail)은 구부러지는 스파인이라는 재미있는 콘셉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파인을 원하는 대로 구부려서 조금 더 닫힌, 프라이빗한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였어요. 스파인에 연결하는 품목 역시 다양한데요. 기본적인 높이 조절 책상과 스크린에 더해 화분형 스크린, 보조 테이블, 심지어 조명까지 추가해 다양한 공간 조합이 가능합니다. 내 자리 계획의 자유도가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왓슨(Watson Furniture)에서 선보인 스파인 중심의 데스크 중 Edison Workbench의 모습


스파인 구조의 데스크의 강세는 미국에서는 이미 높이 조절형 데스크가 대중화되었다는 점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각 자리마다 전원 연결이 필수인 높이 조절 책상은 한 곳에서 전력을 끌어 쓸 수 있는 스파인 구조의 테이블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이죠. 


또한 모든 자리에 전선이 연결되어 있다는 건 또 다른 IT기술을 연결하기도 훨씬 수월하다는 의미입니다. 책상 아래 센서를 부착해 자리의 사용 여부를 체크하는 기술을 시연하는 업체도 만났습니다. 미국은 특히 자율좌석제를 이용해 오피스 임대 면적을 줄이려는 시도가 많아, 이러한 실시간 대시보드 기술이 주목받는 것이죠. 


스틸케이스 쇼룸에 설치된 천창 인테리어와 이로인해 드리워지는 그림자의 모습


그 외에도 쇼룸의 인테리어 자체도 매우 섬세하고, 기술적으로 우수하며, 전체적인 만듦새의 수준이 매우 높아 공간을 보는 재미 자체도 쏠쏠했습니다. 스틸케이스 쇼룸에는 천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자연광을 구현한 구역이 있었는데요. 실내에서도 태양광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라운지의 분위기 연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곳곳의 사이니지도 하나의 볼거리였어요. 최소한의 정보만 담고 모든 부가적인 설명은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고객의 흥미를 끄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텍스트로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사인 자체를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해 가볍고 또 산뜻하게, 한편에 툭 내려놓는 방식이 눈에 띄었어요.


간결한 디자인과 때로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사이니지


이것은 미국이 현재 QR코드를 사회 전체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문화적 배경과 맞닿아 있을 텐데요. 예로 코로나19를 겪으며 식당에는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메뉴판을 없애는 가게가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시카고에서 들른 식당 중 많은 곳에서 테이블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캔해서 메뉴를 확인해야 했고 전광판 광고에도 언제나 커다란 QR코드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전시의 형태는 그 나라의 기술 적용 수준과 문화 수준이 필연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3 네오콘 리뷰 재미있게 보셨나요? 


성황리에 마친 네오콘을 뒤로, 퍼시스는 앞으로 사무환경을 개선해 나갈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할 것입니다. 이번 리뷰를 통해 오피스를 오피스답게 만드는 전략에 관심 또는 고민이 생기셨다면국내에서도 '일 잘되는 환경'에 주목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경험해 보실 수 있는 '커뮤니티 오피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 하러 가야 하는 곳(Go to Work)을 넘어 일하러 가고 싶은 곳(Good to Work)을 경험할 수 있는 퍼시스 커뮤니티 오피스에 방문해 사무환경에 대한 더 큰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글쓴이. 퍼시스 사무환경연구팀 수석 연구원 이다정 

사무환경을 설명하는 객관적 표현법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2014년 퍼시스 공간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여 사무환경의 수치적 비교 방법을 정립하였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피스 연구 자료 집 필 및 다수 기업과의 사무환경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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