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반복의 핵심은 반복없는 반복이다.
목표의 페르소나 3. 팅커링
우리가 목표를 추구하며 성장하는 것은 팅커링 루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가설을 세우고 시도하고 그 가운데 배움을 얻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실상 ‘반복’은 ‘반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이해를 위해 스포츠 과학에서 다루는 개념을 가져와 봅시다. 운동을 익히는 것에는 크게 두가지 영역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일상생활에서 관찰과 단순 반복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일반적인 학습 영역입니다. 예를 들면 자전거 타기나 농구 골대에 공을 넣기 등입니다. 이것은 아주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짧은 시간, 주변 친구들의 도움과 반복된 연습으로 가능합니다. 또 다른 영역은 고도의 운동 능력, 기술을 얻기 위한, 즉 고성과High Performance 영역입니다. 예컨대 프로 운동 선수 수준의 기술 및 운동 능력을 가진다 하면 이는 단지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적당한 반복 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영역입니다.
같은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농구 골대에 공을 넣고 친구들과 농구경기를 할 때 필요한 적당한 반복 연습과 전국 아마추어 농구 대회에서 1위를 하고자 할 때 필요한 훈련은 결코 다릅니다. 이때는 그 운동 영역이 오랫동안 쌓은 기술방법과 전문적인 노하우, 그리고 훈련 문화 등에 노출되어 전략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반복’에 대해 좀 더 엄격하게 정의 내려야 합니다.
운동학습Motor Learning에서 엄밀히 말해 반복Repetition과 연습Practice은 다른 개념입니다. 반복은 말그대로 어떤 적극적인 전략 없이 행위자체를 반복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연습, 나아가 우리가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연습은 반복하지 않으려는 반복(repetition without repetition)입니다.
어떤 연습 후 배움을 얻어 다음번의 연습 때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운동학습 분야를 개척한 생리학자 니콜라이 베른스타인Nikolai Bernstein은 이와 관련해 “연습은 반복 없는 반복이다. practice is a particular type of repetition without repetition” 라 말합니다.[i]
즉 연습과 수련에는 전략과 프로세스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 역시 성장을 위한 전략과 프로세스를 관리할 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목표관리에서 해야만 하는 것은 당장의 목표에 수치를 넣느냐 넣지 않느냐 라는 교조적 방법론에 천착하기 보다, 같은 실수와 똑 같은 시행착오를 가능한 반복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무의미한 시행착오, 비효율적인 반복’, 또 반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시도와 실험,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고자 ‘전략’과 ‘프로세스’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뭔가를 뒤로 남겨두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의 진보라고 하는 치명적 메타포는 성장이라는 진짜 아이디어를 완전히 가려버렸는데, 성장은 우리 안에 뭔가를 남겨두고 커진다는 뜻이다.
Gilbert Keith Chesterton, Fancies Versus Fads,「The Romance of Rhyme」(1923)[ii]"
References
[i] Nikolai A. Bernstein, Bernstein, N. The Co-ordination and Regulation of Movements, 1967
[ii] 김창준, 함께자라기 애자일로 가는길, 2018, 인사이트, 37p 재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