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취임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A : “어디 사세요?”
B : “경기도 파주라는 곳에 살아요.”
A : “파주요? 그럼 북한이랑 가까운데 아니에요? 진짜 북한 보여요?”
B :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날은 북한에 있는 송악산이 보이기도 해요.”
파주에서 나고 자란 이래로 정말 많이 나누었던 지인과의 대화 내용이다. 아무래도 DMZ, 판문점, JSA, 통일촌 등 다양한 안보, 평화 관광의 메카로 불리는 곳들이 많이 밀집된 곳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파주에 산다고 하면 북한에 관련한 여러 질문을 한다.
북한 관련된 이슈가 생기면 해외에서는 외신들의 주요지면을 장악할 만큼 관심도가 높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위협적인 뉴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외국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종종 괜찮냐며 연락이 온다. 하지만 우리의 시큰둥한 반응을 알게 되면 사실 외국인들은 적잖이 놀라곤 한다. 어떻게 그렇게 천하태평일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최첨단의 시대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안전 불감증일 수도 있지만,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그들이 손해 보는 장사라는 게 우리의 계산이라고나 할까.
종종 나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남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북한 근처에 산다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전혀 동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흠칫 놀래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 동네 뒷산에는 가끔 북한에서 날린 삐라가 하늘에 뿌려졌다. 이 전단지를 경찰에 가져가면 연필 한 다스, 공책 등 학용품을 증정해주었기 때문에 그 시절 학생들은 삐라를 보면 노란색 고무줄에 묶어서 보관했다가 일정 수량이 되면 경찰서에 가져가 학용품과 맞바꾸었다. 그런 추억이 있다. 파주에 살았던 나는 이런 추억이 있었는데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된 이후 이런 이야기를 지인에게 했더니 매우 놀라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도 놀랐다. 접경 지역에 사는 우리에게 있었던 추억들은 그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게 삐라가 뿌려질 정도로 가까운 곳에 살면서 단한번도 무섭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무서워해야 하는 걸까?
오늘은 비가 내려 흐린 시야로 북한에 있는 송악산이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북한의 아이들과 어려운 사람들은 더 살기가 팍팍해졌을 것이다. 답답한 마음은 우리나 그들이나 마찬가지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에는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조 바이든의 역사적인 취임식이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권력의 소유자이다.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북한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도 안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기도 한다.
아직도 남북관계가 ‘남’과 ‘북’만의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슬프다.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을 했지만 마치 아직 우리나라가 광복을 이루지 못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이러한 사회를 후대에 넘겨줘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의 죄책감도 든다. 우리는 언제 북한을 ‘부산’을 놀러 가듯 갈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