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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traveler Nina Jul 06. 2021

[해외근무]싱가포르에서 받는 취업 비자

#3_ 태국 취업 비자 발급2


이른 아침 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기 위해 비자를 받으러 주 싱가포르 태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깔끔한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 공들여 화장하고 옷도 최대한 깔끔하게 입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만 영사관이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오픈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있을 것이라고 미리 들었기 때문에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대사관 앞에서 기다리는 대기줄은 이미 50명이 넘어 보였다. 대기줄에 동참하여 줄을 1시간 정도 서고 입장이 시작되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전임자가 준 체크 리스트로 서류에 부족함이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했다. 서류에는 빠짐이 없어 보였다. 태국어로 작성한 호텔의 서류는 내가 읽을 수도, 확인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따로 서류를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가짓 수가 맞는지 정도만 점검했다. 대충 이정도면 서류를 다 준비되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고작 1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길게 늘어선 줄은 주차장처럼 그대로 멈추어 줄어들지 않는 것만 같았다. 할 일이 따로 없다보니 핸드폰만 만지다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갔다. 내 앞에는 일본인 남자가 한명 있었고 내 뒤쪽으로는 두건을 쓴 무슬림 종교로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동양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 황금빛 머리를 가진 서양인도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있었고,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도 있었다. 사람들을 살펴보며 시간이 흘러 드디어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여전히 안쪽에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일찍 온 사람들은 2,3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지만 내일 혹시 다시 오게 된다면 좀 더 일찍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무표정한 영사관 직원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여자였고 친절해 보이려는 나의 “Hello, How are you?”라는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음기 없는 얼굴 표정으로 다른 말 없이 서류를 아주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구비 서류 리스트로 보이는 것과 하나씩 대조했다. 인상을 쓰며 종이를 가까이 대더니 제출한 초청장을 내 앞으로 들이밀더니 어느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이거 잘못 작성했으니 다시 해오라고 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물으니 ‘missing’한 부분이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서 다시 작성해오라고 했다. 호텔에서 작성한 근로 계약서도 틀렸다고 말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물어도 납득할 만한 대답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서 그냥 알겠다고 했다. 



여러 가지 서류에 대한 점검이 이어졌고, 일부는 오케이를 받고 일부는 필요없다고 했으며, 일부 서류를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싱가포르 직원의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싱가포르식 영어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했다. 싱글리시라고 불리는 싱가포르식 영어 억양은 미국식 또는 영국식 억양에 익숙한 한국인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그 직원에게 잘못된 부분을 당장 고치면 오늘 다시 줄에서 신청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그건 가능하다고 했다. 근처에 출력 서비스가 가능한 호텔을 서둘러 검색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마자 고객용 인터넷 서비스 라운지로 향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영사관 홈페이지에 가서 다시 한번 구비 서류 리스트를 확인해보았다. 전임자가 건네준 구비 서류와 내용이 약간 달랐다. 전년도와 올해의 구비 서류가 꼭 작성해야 하는 필수 사항들에서 수정 사항이 있었다. 


월급과 연봉 부분이 일정 금액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맞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직급과 직무에 관한 내용이 근로 계약서와 초청장에 동시에 들어가야만 했다. 다른 서류에 대한 부분을 체크하고 호텔 총지배인 서명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 문제였다. 내가 서명하면 문서 위조일 것 같지만 태국에 가서 다시 서류를 받을 수는 없었고, 스캔본으로 받아서 컬러 인쇄를 해서 제출해보기로 했다. 마음이 조급했지만 하나씩 천천히 서류를 작성해서 다시 완성하고는 다시 대기 줄에 합류했다. 오늘 다시 한번 서류 확인을 해서 적어도 내일은 신청 접수를 완료해야 출장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서류를 받을 때까지 연장해서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회사에 청구해야 할 숙박비와 항공권 변경 등의 체류비가 계속 올라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워크 퍼밋 비자를 신청 완료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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