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ld traveler Nina Aug 25. 2020

지금, 행복하고 싶어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는 나에게 건네는 말


퇴사 후 세계 여행을 여행을 준비하면서 세계일주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현실감 넘치는 여행 유튜버인 긍정에너지 쏘이를 처음 접했다. 일단 그녀의 밝은 에너지는 보는 사람도 행복하게 해준다. 아마도 그러한 그녀의 매력이 20만 구독자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하지만 굉장히 밝은 에너지 속에는 수많은 고난과 좌절, 그리고 고민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처음 100일간의 세계 일주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읽게 된다.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는 나에게 건네는 말’이라는 문구에 퇴사를 결심했던 지난 날이 오버랩되었고, 간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절친과의 에피소드에서는 함께 울었다. 책의 흐름에 자꾸 독자가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진정성 있게 글을 썼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내가 몰랐던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일상에서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을 얻듯, 그녀 또한 인생의 큰 결정을 길 위에서 하게 되었다.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것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고난이 와도 겪은 후에는 숙면, 좋아하는 음악 듣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 훌훌 털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은 독자 자신을 투영하기에 충분했다. 어디서든 주변에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함은 하나의 특기라고나 할까.


코로나와 함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금 이 시점에서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일까?, ‘’’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는 ‘In Seoul’을 외치며 대학진학만을 바라보았고,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운 좋게도 바로 취직을 하고 11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휴식 없이 계속된 삶에 이대로 가면 점점 자신이 없어질 것만 같고,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한 답답한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 이곳에서 계속 일한다면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 의외로 간단히 답이 나왔다. 이곳에서의 롤모델은 존재하지 않고 내 수명도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는 것이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장기전으로 보았을 때는 더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내일만 바라보다 오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루만 살고 죽는 하루살이는 아니어도 내 인생을 미래에 저당 잡히거나 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서른에 떠나고 싶었던 세계 일주는 안전 문제로 당분간은 떠나지 못하게 되었지만, 30년 이상 열심히 쉬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떠나지 못하게 되어 가끔은 너무 속상해서 바보처럼 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더 좋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코로나라는 재난의 종식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고, 생각보다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불확실 하고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계속 되어야 한다.





 

[도서 정보]

지금, 행복하고 싶어 (이소연 지음 / 중앙북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6407596

 - 네이버 카페 ‘유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