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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traveler Nina Sep 08. 2020

책 읽어드릴까요?

[서평] TV 독서 프로그램의 완벽한 성공

 TV 독서 프로그램의 완벽한 성공을 안겨준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의 히로인은 뭐니 뭐니 해도 역사 강의로 유명한 강사 설민석이다. 그의 강독은 회를 거듭할 때마다 많은 화제를 낳았고, 많은 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방대하고 어려운 주제를 대중의 시선으로 쉽게 설명하는 그의 능력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또한, 제작진의 철저한 사전 준비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패널들의 입담도 한몫했다. 특히 대중들의 시선을 자처한 전현무와 설민석의 케미가 돋보였다. 설민석은 이번 방송이 마치 조선 시대 *경연(經筵)과 같은 프로그램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청자와 패널들을 대상으로 그가 강독을 펼치며, 처음에는 책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현재를 이야기하게 된다. 애시청자였던 이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온다니 더 반가웠다.


이 책에서는 29권의 다양한 주제 중에서 5권의 책을 선정해 소개한다. 지구에서 생명이 태동해 유유히 흐르는 원리를 다룬 <이기적 유전자>, 앞으로 우리 인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살펴보는 <사피엔스>,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군상으로 코로나19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페스트>, 혜경궁 홍 씨의 <한중록>을 통해 ‘진짜 교육’을 엿보고, 앞으로의 세대가 살아가야 할 미래를 논할 수 있는 <노동의 종말>이 선택되었다. 


출처_pisauikan@pixabay


혹시 이 중에 단 한 권의 책만 골라야 한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연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다. 아프리카 북서부 프랑스령 알제리의 한 도시이자 도청소재지인 오랑시에서 벌어진 인간사회의 파멸 과정과 대처 노력, 그리고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심리 서술은 2020년 코로나19의 공포를 맞이한 전 세계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인류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까뮈는 소설을 통해 전한다. 방송을 보고 현재를 예지한 듯한 작가 알베르 까뮈에 대한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2020년 발간된 <책 읽어드립니다>를 보고 1947년에 세상에 나온 이 소설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지구의 탄생으로 시작되어 여자는 왜 키가 큰 남자를 좋아하는지에 대해 유전자로 설명하는 재미있는 이기적 유전자, 인간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심어주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사도 세자의 뒤주에 갇혀 죽은 충격적인 사건인 임오화변 얽힌 이야기를 다룬 <한중록>, 과거 노동의 변화를 통해 현재의 노동과 미래의 노동을 점쳐보는 경영학 필독서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까지 하나 같이 주옥같은 책들만 엮어 5권의 책에 대한 독서욕을 자극했다.


 지면을 통해 독자에게 또 다른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작가 설민석의 능력에 감탄하며 5권의 책이 나의 위시리스트에 차곡차곡 담겼다. 그리고 그러한 근사한 능력을 갖게 된 그는 지금 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생각하니 새삼 나 자신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식견을 넓히고 배경 지식을 쌓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은 세상에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많은 책을 통해 지식을 나누고 미래를 대비해야겠다.           




출처_Pexels@pixabay


*경연(經筵) : 대신들이 유교 경전이나 역사서 등을 펼쳐 두고 왕에게 강독하는 제도. 강독이 끝난 후에는 자연스럽게 책 내용을 기반으로 현실에서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가며 시국을 놓고 토론.


# 제목 사진 출처 : jarmoluk@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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