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입사할 회사를 찾고 나를 소개할 문구를 공들여서 작성한 뒤 서류를 접수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가고, 두 번째 면접을 보기도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합격했다는 함께하자는 연락을 받고 뛸 듯이 좋아하고 입사일자를 조율한다.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합격 통보를 받기 전에는 합격만 하면 세상의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것만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야속하게도 시험이 끝나도 일상을 계속되고 다음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합격만을 기다리던 때와는 다른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입사를 하고 새롭게 들어가는 회사에 적응하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생각을 한다.
이전에 전혀 경험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회사의 조직 문화도 그렇고, 일면식도 없던 새로운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낸다는 것은 사뭇 피곤한 일이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약간씩은 다르겠지만 누구든 설레면서 긴장되고 어색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에만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맡은 업무에도 적응해야 한다. 신입 사원들은 보통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3개월 동안은 아직 파리 목숨이다. 나의 직업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편안한 마음으로만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 들어온 동기들과의 경쟁관계라던지 일정한 시기에 의해 평가를 받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회사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입사하게 되면 대부분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알려주기 위해 배정된 사수가 있다.
사수는 개인의 업무 스타일대로 업무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편차가 꽤나 큰 경우가 많다.
회사마다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어떤 사수가 배정되는지가 신입사원이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수습 기간에는 누구든 많은 역량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뿐이고 혹시나 하고 기대는 한다.
업무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작은 성공을 맛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다양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마주하게 되면서 다양한 피드백과 마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신입은 종종 혼란스럽다. 열심히 시키는 대로 했는데 왜 시키는 대로만 하냐고 본인의 의견은 없냐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본인이 나름 생각한 대로 의견을 피력해보면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냐고 하기도 한다.
자신이 스스로 방향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 것인지.
분명 그들도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다양한 시행착오와 마주했을 텐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냐고 불평하는 그들에게 신입은 할 말이 없다.
당연히 이런 방향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지만, 듣고 보면 맞는 이야기이지만 스스로 생각해 내기는 참 어렵다. 그러고 나서 선임처럼 생각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며 고민한다.
내가 이 직무에 맞는 것일까?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워간다는 것은 항상 쉽지 않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앞서고 조급하게 생각이 들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좋겠지만
선임은 항상 바쁘고 신입은 방황한다.